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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남원 용성초 - 유서 깊은 학교 터전… 민족의식·독립사상 고취

▲ 1906년 6월 1일 한국 정부가 객사인 이곳에 용성공립보통학교로 개교한 뒤 1950년 7월 25일 북괴 남침에 전소된 용성관.

△학교가 걸어온 길

 

예향 남원에서 가장 오래된 학교인 용성초등학교(교장 한숙경)는 그 터전 또한 유서가 깊은 곳이다.

 

학교는 용성관이 자리하던 곳으로 631년 통일신라 신문왕 11년에 창건돼 조선시대에는 객사로 활용됐다. 용성관은 수난과 중건을 거듭하다가 6.25때 폭격으로 전소되고 현재는 기단부 석축 70여m와 석계단 1기가 남아 학교 본관 건물계단으로 쓰이고 있다.

 

현재 계단 1기는 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104호로 지정되었고 1994년 석물 29기도 추가 지정됐다. 용성초는 1906년 6월 1일 설립된 남원공립보통학교가 모태이다.

 

1941년 국민학교로 교명이 바뀌었으며, 해방 이후 도심 개발과 의무교육 실시계획에 따라 많은 학생들이 유입되면서 1981년 병설유치원을 새롭게 여는 등 학교는 그 세를 크게 불려갔다.

 

1996년 일본제국주의강점기 잔재 청산을 위한 조치로 교명이 현재의 용성초등학교로 개명됐다.

▲ 1974년 당시 체육대회 모습.

2006년 개교 100주년 행사를 맞아 용성초는 다양한 기념행사를 열었다.

 

남원시립국악단의 공연, 동문 장기자랑 등을 열었고, 동문들의 원활한 교류와 모교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총동창회를 만드는 방안도 추진됐다. 동문들은 판소리의 고장이자 항일투쟁 의사를 다수 배출한 남원 출신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학교 발전에 힘을 보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1945년 5월 초 금지됐던 민족의식과 독립사상을 고취한 내용의 서적을 서로 교환하며 민족의식과 독립사상을 고취한 용성초 졸업생들은 이를 억압하는 일제 경찰에 맞서 끊임없이 항쟁했다.

 

이 때문에 몇몇 동문이 투옥되는 사건이 5.13 투옥 사건이다.

 

이처럼 근·현대 시기, 국가의 흥망성쇠를 모두 지켜본 용성초 출신들은 각 지역별로 모임을 결성해 학교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어가기 위한 다양한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학교도 이에 발맞춰 항일투쟁 역사, 학교를 빛낸 인물 등을 수집·전시하는 역사관 건립을 추진 중에 있다.

 

한편 올해 103회 졸업생을 배출한 용성초를 거쳐간 학생은 모두 2만3200명이다.

 

△학교를 빛낸 인물

용성초는 예향 남원을 빛낸 수많은 예술가를 배출했다.

 

2012년 대한민국예술원상 시상식에서 연극·영화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극작가 노경식(41회)이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197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국립극단, 서울예술단, 극단 산울림 등지에서 올려진, '달집', '징비록', '흑하(黑河)', '천년의 바람', '반민특위(反民特委)' 등의 희곡작품을 쓴 주인공이다.

 

그의 주요저작물로는 총 7권의 '노경식 희곡집'과 역사소설인 '무학대사'와 '사명대사'등이 있다. 또한 한국연극협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이사, 서울평양연극제 추진위원장을 역임하고, 현재까지 서울연극협회 고문,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이소윤(66회) 전 전주시립교향악단 상임연주자(바이올린)는 현재 남원으로 돌아와 후진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현재 청소년 오케스트라단을 결성, 활발한 연주 활동에 나서고 있다.

 

'소녀명창'으로 명성이 자자했던 오지윤 명창(72회)은 국내 최초로 판소리와 아리랑을 특화시켜 대중과 호흡하고 세계인과 소통하겠다는 의지로 '오케스트라 아리랑'을 창단하는 등 국악 관현악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용성초 재학 시절 강도근 명창의 눈에 띄어 판소리에 입문, 국악신동 '남원애기'라는 천재적 애칭으로 당시 국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소녀명창.

 

1982년 KBS 전국학생 국악경연대회 성악부 최우수상을 시작으로, 제2회 동아국악콩쿠르 금상, 제1회 전주대사습판소리 학생대회 차상 등을 수상했다. 한양대를 졸업한 후 입산하여 오랫동안 진정한 소리의 진수를 찾기 위한 판소리 수련의 길을 걸어왔다.

 

오 명창은 특히 동편소리와 서편소리를 조화롭게 엮어 만든 보성소리가 특기이다. 그의 보성소리 심청가는 웅장하면서도 유려한, 창자의 해석능력과 예술적 표현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극적이며 상하청이 분명한 소리로 유명하다.

 

염경관 군(103회)은 오 명창의 뒤를 잇는 국악신동으로 불리고 있다.

 

그는 어린이 판소리 부문 최고의 등용문인 전국어린이 판소리 왕중왕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면서 한국 국악계를 짊어질 차세대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용성초 출신은 정계에도 두루 포진했다.

 

최중근 전 남원시장(42회)은 민선 4기 시정을 맡아 '문화·관광 명품도시'육성을 청사진으로 내걸고 운봉 국악성지, 혼불 문학관, 백두대간 문화마을로 이어지는 남원 문화벨트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다.

 

또한 유니버설 발레단 초청공연 등 지방도시에서 보기 힘든 고품격 문화체험 기회를 만드는 등 다양한 문화활동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리산 청정문화를 바탕으로 우수한 유망기업 유치를 위한 농공단지와 산업단지 조성에도 힘 써왔다. 교육자 출신인 전북도의회 김정호 의원(51회)은 남원을 지역구로 둔 민선 5기 교육의원으로, 도교육청 견제·감시 역할인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 있다.

 

특히 최근 구성된 '전북도교육청 인사 실태조사 특별위원회'에 참여, 도교육청의 전반적인 인사 실태를 점검하기 위한 활동에 들어갔다.

 

△도약을 위한 노력

 

용성초는 전통의 바탕 위에, 새로운 교육의 모습을 더해, '인성과 실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다양한 특기·적성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학교 인근이 점차 구도심화하면서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선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이에 학교는 인근 남원교육문화회관의 실내수영장에서 정기적으로 수영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영교실은 3학년 체육 교육과정의 '수영'단원 시수를 12시간 늘려 25차시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올해부터는 교육부의 예산지원을 받아 앞으로 3년 동안 학생뮤지컬사업을 운영, 아이들이 꿈과 끼를 키우고, 다른 사람과 협력하며 소질을 계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학교에는 3000만원의 운영비가 지원되며, 사업의 전담·운영은 성신여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김종헌 교수를 비롯한 융합문화예술대학 교수들이 주축으로 구성된 '학생뮤지컬 사업단'이 맡아 선정 학교의 지도교사 연수, 운영매뉴얼 제작, 현장컨설팅, 전국페스티벌 개최 등을 총괄 지원한다.

 

학교는 춘향전의 무대인 남원의 역사적 전통을 유지·계승하기 위한 국악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전 학년 연 340시간을 배정, 전문 국악강사가 정기적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한숙경 교장은 "남원을 대표하는 초등교육기관이라는 명성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학교 전통을 유지·계승할 수 있는 특성화 프로그램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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