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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창문 이론' 곱씹어야

▲ 안봉호 군산본부장
똑같은 환경에 2대의 승용차가 있다.

 

한 대는 보닛과 창문을 열어 놓았고 또 다른 한대는 모두 닫아 놓은 상태였다. 사흘이 지나자 보닛과 창문을 열어 놓은 승용차는 사람들에 의해 훼손돼 볼품이 없었고 차체는 뒤집여 있었다.

 

반면 보닛과 창문을 닫아 놓은 승용차는 원래 상태 그대로였다. 온전한 상태의 승용차 창문에 구멍을 뚫어 놓았다. 그러자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창문은 모두 깨어져 있고 안에는 쓰레기가 가득차 있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낙서와 파괴가 연이어 일어났다.

 

이것이 바로 '깨진 창문이론'이다.

 

사람들은 이미 파괴된 물건에 대해서는 조금 더 파괴한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완벽한 것에 대해서는 그것을 유지하고자 하는 심리가 생겨 아까워하지만 이미 훼손된 것에 대해서는 그것을 더 파괴하고자 하는 심리를 갖는다고 한다.

 

이 '깨진 창문이론'은 우리의 생활에서도 잘 찾아 볼 수 있다. 한 골목길에 생활 쓰레기를 버려 놓고 다른 골목길은 깨끗하게 청소해 놓았다고 하자. 며칠이 지나면 쓰레기를 버렸던 골목은 완전히 쓰레기장으로 변해 여기 저기 종이조각과 비닐봉투가 날아 다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깨끗하게 청소된 골목길은 계속 청결함을 유지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 쓰레기통에 넣는 사람까지 볼 수 있다. 이것이 사람들의 일반적 심리다. 모였다하면 어떤 사람에 대해 '화합을 유도하는 칭찬'보다는 '험담'을 즐기는 묘한 심리가 일반 사람들에게는 있다.

 

험담(險談)이란 남의 잘못된 점이나 흉이 될 만한 것을 찾아 내어 말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사람을 도마 위에 올려 놓고 험담을 하면 다른 사람들은 아무런 근거 없이 떠도는 말들을 덧붙여 동조하게 된다.

 

결국 험담 대상자는 '깨진 창문의 차'같은 존재로 전락, 아예 묵사발이 됨으로써 '깨진 창문이론'이 적용되는 현상을 일상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지금부터 내년 지방선거때까지가 시민들이 가장 곱씹어 봐야 할 것이 바로 이'깨진 창문이론'이다. 10여명에 달하는 시장 입지자는 물론 많은 사람들이 시·도의원을 지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일부 모리배(謀利輩)들이 사람들의 일반적인 심리를 잘 나타낸 '깨진 창문이론'를 적절하게 악용, 근거없는 중상·모략·비방 등을 일삼아 군산지역정서를 아예 망가뜨리지 않을 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근거없는 의혹이 몇사람을 건너게 되면 부풀려지고 '사실' 또는 '진실'로 변해 퍼져 나가면서 지역사회는 혼탁해 진다. 말이란 돌고 돈다. 험담을 할 경우 상대의 귀에 흘러 들어가 그동안 좋았던 사이가 멀어지고, 상대도 험담한 사람을 향해 독(毒)이 묻은 비수(匕首)같은 말을 하는 현상이 확산됨에 따라 결국 군산시가 분열과 갈등의 지역으로 전락하게 된다.

 

비상(飛上)하고 있는 군산에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갈등과 분열이 아니라 화합이다. '깨진 창문'사이로 남의 험담에 동조할 바에야 '침묵(沈默)이 왕(王)'인 것처럼 차라리 침묵하는 게 낫다.

 

'무엇을 들었다고 쉽게 행동하지 말고 / 그것이 사실인지 깊게 생각하여/ 이치가 명확할 때 과감하게 행동하라'는 '지혜로운 삶'의 글귀가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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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봉호 ahnb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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