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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의 힘

지난 주말 찾은 정읍 산내면 옥정호 구절초테마공원은 밀려드는 차량과 인파로 인해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행사장으로 진입하려는 차량들이 꼬리를 물면서 극심한 정체현상이 빚어지자 일부는 차를 되돌릴 정도로 대성황이었다. 안행부가 꼽은 전국 오지 중에 오지인 정읍 산내면이 이렇게 개벽할 줄은 누구도 상상 못할 일대 사건이다.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된 정읍 구절초 축제는 쇠락을 거듭하는 산골 주민들의 자구책에서 비롯됐다. 첩첩산중인데다 옥정호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이면서 각종 개발행위가 제한됨에 따라 갈수록 피폐해지는 삶의 터전을 바꿔보기 위해 주민들이 의기투합했다. 당시 유성엽 정읍시장을 만나 사람 구경하기도 힘든 산촌인 만큼 꽃 축제라도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유 시장도 도청 보건환경국장 재직 당시 불가피하게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을 추진했던 부담감이 컸던 터라 지역주민들의 활로 마련차원에서 이를 흔쾌히 수용하고 적극 지원에 나섰다. 일본 미야자키현을 비롯 국내·외 선진지를 찾아 벤치마킹하면서 꽃 축제를 구상했다. 처음엔 3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정읍 산내면 구복리 구절재 인근 농경지에 구절초를 비롯 야생화를 심고 제1회 들꽃축제를 열었다. 하지만 논밭에 행사장을 마련한 탓에 사람과 차량이 수렁에 빠지는 등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발생했다. 그래서 한 해를 쉰 뒤 2007년 산내면 매죽리 망경대 일대 지금의 행사장으로 옮기고 축제 이름도 옥정호 구절초축제로 바꾸었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옥정호 구절초축제는 매년 진화를 거듭하면서 이제 전국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옥정호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울창한 솔 숲, 그 아래 흐드러진 연보랏빛 구절초가 환상의 조화를 이뤄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당기게 만든다. 여기에 인공으로 조성된 구절폭포와 벼를 이용한 유색벼 아트경관, 3km에 달하는 숲속 산책로, 75000㎡에 조성된 코스모스와 해바라기 메밀꽃밭이 절로 탄성을 자아낸다. 또 입장권으로 시골 아주머니들이 직접 만든 청국장과 손두부 구절초수재비 등을 사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처음 시작은 미약했었지만 지난해 50만 여명이 구절초 축제장을 다녀갔다. 올해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주관한 ‘2014 대한민국 베스트 그곳’에 선정되면서 지난해보다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읍시도 구절초 테마공원이 있는 산내면 일대를 구절초 산업특구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주말에는 정읍 구절초 향기에 푹 빠져 보면 어떨까.

권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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