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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으로 만들어가는 새로운 학교

학생·학부모·교사가 서로 존중·대화해야 행복한 공동체 만들어

▲ 송은정 전주 대정초 교사
벌써 일 년이 마무리되어 간다. 우리가 올해 이룬 것이 무엇인지, 내년 살림은 어떻게 꾸릴 것인지 이모저모 정리하느라 마음이 바쁜 시기다. 새해가 오면 새로운 모습으로 좀 더 온전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모두가 바라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달력이 넘어가듯 자연스럽게 새로이 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이 정말 진리일지라도 말이다. 플라톤은 ‘국가’에서 동굴 우화의 형식을 빌려, 틀을 깨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준다.

 

동굴에 갇힌 죄수들은 동굴 벽에 그려진 환영에 사로잡혀, 스스로 동굴 밖에 나올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그런 그가 동굴 밖에 나왔을 때 태양 빛의 찬란함을 보게 되었고 다시 동굴로 돌아와 동료들에게 자신이 보고 온 바깥 세계, 즉 새로운 세상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동료들의 불신과 냉대였다.

 

이처럼 새로운 패러다임이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몰고 온다는 것은 분명 사실이다. 혁신은 지속적 긴장을 추구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기존까지 당연히 여겨왔던 모든 것들을 내려놓을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요구한다. 그렇지만 혁신은 해방이기도 하다. 우리는 혁신을 통해 스스로의 사고와 환경들을 변화시키고 재구축하여 진실된 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해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다.

 

변화하는 교육 환경은 우리에게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요구한다.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건설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키워드를 공유할 수 있을까? 나는 바로 ‘존중’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존중을 실천하며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갈 수 있을지 생각해보았다.

 

첫째, 학생의 다름을 존중하는 학생중심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학생들의 다양성에 따른 다양한 교육 방법들이 시도되고 이러한 변화가 존중받을 때 진정한 학생 중심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교사의 자발성이 존중받아 스스로 새로움을 추구하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교사들이 서로를 신뢰하고 사회적으로도 신뢰받고 있을 때 전문가로서의 집단 지성이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교사들 스스로 반성하는 성찰을 통해 전문성을 신장시키는 노력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우리에게는 이러한 움직임이 존중받는 문화가 필요하다. 셋째, 학교와 지역사회가 서로 존중하고 소통하는 교육 공동체를 구성해야 한다. 지금까지 삶과 분리되어 있던 교육을 우리의 실제적인 삶으로 끌어오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인적 물적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일이 필요하다. 교육과 지역사회가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유기체가 되어, 학교가 지역 문화를 재생산하고 지역 감수성을 회복하는 장이 될 수 있도록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교육은 세계에 대한 우리의 지각을 바꾼다. 이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세상을 다르게 이해한다면 삶에 대해 다른 태도를 지니고 다른 행동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사고의 변화와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을 가졌다는 점에서, 교육을 일구는 학교 모두가 세상을 바꿔가는 혁명가들이다. 작은 풀꽃 하나하나로부터 시작하여 교육 구성원 모두의 생명력을 ‘존중’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변화는 시작되고 있다. 학생,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 모두가 존중을 바탕으로 서로 대화를 열어갈 때 학교는 행복한 공동체의 장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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