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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지도자의 신념과 자세

시대적 과제를 인식하고 험난하고 불편하더라도 대의를 쫓는 정치인 되길

▲ 김원기 제17대 국회의장
요즘 일부 지도급 정치인들이 오로지 자신의 정치적 영달에만 목적을 둔듯한 정치행태를 보면서 정치인들의 바람직한 자세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게 된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국시에 맞는 존경할만한 대통령은 김대중 노무현 두 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직접 겪은 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지도자로서의 진면목을 알리는 몇 가지 감동적인 일화를 널리 알리는 것이 정치인들의 자세를 바로잡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1970년대 엄혹했던 박정희 독재시대 김대중 대통령의 생명을 건 반독재투쟁과 통일방안 주창등은 잘 알려진 일이지만 우리가 지금 향유하고 있는 지방자치제 또한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를 당장의 이해가 아니라 멀리 내다보는 정치적 혜안과 확고한 정치신념이 쟁취한 산물이었다.

 

1989년말 제1야당 평민당총재였던 김대중 대통령은 원내총무인 나에게 노태우 대통령과의 여야영수회담에서 지방자치제실시를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합의할 수 있도록 협상하도록 지시했다.

 

당시 시대적 상황은 야당이 총선거에서는 한번 해볼 수 있지만 지방자치제 선거는 전혀 승산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 대한 지적에 대하여 김대중 총재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민정당 후보가 거의 다 당선되더라도 정부에서 임명한 사람들보다는 선거에서 뽑힌 사람들이 낫다. 지방자치제를 깔지 않고는 평화적 정권교체는 불가능하다.

 

이런 김대중 총재의 확고한 신념이 지자제 실시를 부활시켰다. 노무현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 협상 때 일을 잊을 수 없다.

 

여론조사 방법을 통해 간발의 차이로 노무현후보가 승리했지만 정몽준후보 측은 노무현 후보선거운동에 전혀 협력하지 않았다. 당시 여론은 정몽준이 적극 협력해주면 한번 해볼 수 있지만 협력하지 않으면 승산이 없을것으로 나와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대통령 말고는 모든 것을 다 내어주고라도 협력을 얻도록 독촉했다.

 

양 진영사이에 절박한 막후협상이 진행되었다.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어떤 자리를 줄것인가였다. 그것도 처음에는 서면합의를 요구했다. 양진영사이에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채 선거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었다. 그때 정몽준 진영에서 마지막 사자가 나한테 왔다.

 

어떤 서면합의도 요구하지 않겠다.

 

다만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 두사람만이 밀실에서 만나 대통령에 당선되면 어떻게 대우하겠다는 구두약속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분은 이렇게 덧붙였다. 구두로 말해달라는 것은 아무런 법적 구속력이 없는 것이 아니냐 참여의 명분을 위해 덕담을 해달라는 것 아니냐.

 

나는 그 밀사의 말을 그대로 노무현 후보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노무현후보의 답변은 단호했다.

 

나나 그나(정몽준) 단일화를 위해서 자리흥정은 않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했습니다. 아무리 밀실에서 단둘이 얘기해도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해야 대통령이 될 수 있다면 그런 대통령은 하지 않겠습니다.

 

차라리 원칙을 지키다 낙선하는 것을 통해 정치발전에 기여하겠습니다.

 

당장의 이해관계에 구애되지 않는 이런 단호한 용기가 그를 거인으로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험난하고 불편하더라도 시대적 과제에 몸을 던지고 대의를 쫓는 정치인을 미래의 지도자로 밀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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