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무명 순직교육자 추모탑이 세워진 것은 고창 성내면 용교초등학교 한상신 선생의 제자들을 위한 살신성인이 단초가 됐다. 한상신 선생은 1958년 3월 군산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그 해 5월 고창 상하초등학교로 첫 발령을 받았다. 1964년 9월 1일 용교초등학교로 자리를 옮긴 한상신 선생은 4학년 담임을 맡아 가을 소풍에 나섰다. 아이들이 교과서에서나 보았던 기차를 구경하고 싶다고 해서 소풍 장소를 방장산으로 정했다. 정읍 평야를 달리는 기차를 보려면 높은 산을 올라가야하기 때문이었다. 소풍 날인 10월 17일, 어머니가 위중하다는 전갈에도 아이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40여명을 데리고 방장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한 참 산을 오르는데 산 위쪽에서 큰 바위덩이가 굴러 내려오면서 아이들을 덮치려는 순간, “모두 피하라”라고 외치면서 자신의 몸을 던져 바위를 막아섰다. 아이들이 무사한 것을 확인한 한 선생님은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졌고 정읍에 있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이튿날 스물넷 꽃다운 나이에 마지막 소풍이 되고 말았다.
한 선생은 자신이 죽기까지 사랑하던 제자들 곁 학교 뒷동산에 묻혔고 지난 1997년 10월 그 제자들이 고창군 성내면 양계리 고인의 묘지 앞에 추모비를 건립했다. 앞서 전라북도 교육자들이 모은 정성으로 지난 1978년 고창 새마을공원에 선생을 기리는 추모탑이 세워졌고 1995년 10월 군산사범학교 동문회에서도 기적비를 건립했다. 고창교육청에선 매년 10월 16일 추모행사를 개최해오고 있으며 지난 1984년부터는 한상신 선생 추모 종합예능경연대회도 열고 있다.
사혼불멸(師魂不滅). 선생의 추모비에 새겨진 숭고한 제자사랑과 희생이 지난 15일 제34회 스승의 날을 맞은 교사들과 우리 모두에게 큰 울림과 도전과 사표(師表)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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