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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가야하는 다른 세대에게

▲ 신재연 우주계란 대표

요즘 나의 화두는 ‘어떻게 늙을 것인가?’이다. 이런 고민은 어른에 대한 나의 적개심에서 비롯된 마음이기도 하다. 저렇게 늙지 말아야지.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그런 마음들이 모여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늙고 싶은가에 대해 스스로 물음을 던지게 된 것이다.

 

내가 느낀 어른들의 모습이 어땠길래 그러느냐고 물어본다면 정말 철저한 적개심을 가질 정도로 이용당했다 생각이 든다. 물론 사회에 지위를 얻기 위한 요구사항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도 인정한다. 그렇지만 일과는 별개로 한 인간에게 수치심까지 줘야하는 것인가?

 

어떻게 늙을 것인가에 대한 물음

 

그동안 사랑만 받던 보호막에서 벗어나와 만난 어른들은 무참히도 나를 아래로 보았다. ‘넌 어린 여자애잖아, 그러니 당연히 내 말을 들어야해’라는 태도로 나에게 언제나 큰 소리로 주문을 했다. 돈을 지불하는 공간에 있으면 어른들의 위상은 더욱 높아진다. 명예를 가진 사람일수록 더 많은 것을 당연하게 요구했고, 나보다 돈이 더 많은 사람이 일개 직원인 나에게 ‘깎아달라, 지불하지 않겠다’라며 으름장 놓기 일쑤였다. 일을 하고 있는 순간에도, 밥을 먹는 순간에도 밥을 입으로 먹는지 코로 먹는지 어디서든 눈칫밥을 먹으며 살아가야 했다.

 

어른들은 미래를 먼저 경험한 사람으로 내가 꿈꾼 것을 미리 경험한 선배이기도 하다. 그리고 또한 미리 먼저 태어난 관계로 가지게 된 자본력으로 고용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으로 모든 권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잘 쓰이기 위해 맞춰져야한다. 고용주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그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기 위해 무단히도 애써야한다. 이것을 사회와 개인의 타협이라며 무조건적으로 따라야한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건 고용주의 입맛 따라 변해야하는 한 개인의 불안한 정체성에 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스스로의 정체성은 사라지고 언제나 타인에게 맞춰 살아가야하는 것이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청년들은 수 많은 궁금증을 가지고 나타난다. ‘이건 어떻게 하셨나요?’라고 쉽게 물어보는 사람들을 만나며 나 또한 내가 그렇게 해봤는데 그렇게 밖에 안 되더라, 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같은 질문에 늘 같은 답변하는 일도 귀찮아지기만 했다. 그렇게 나도 꼰대가 되어가는가? 싶었다. 어른들이 이래서 그동안 나에게 그렇게 대했던 것일까? 싶었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그들의 세월들이 쉽게 만들어 진 것이 아니며 나 또한 쉬이 얻으려는 자세를 취하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의 경험과 정보를 인터넷에 검색하듯이 ‘제가 물어보면서 답만 말해주세요.’라는 태도였지 않았나, 검색하면 나오는 답처럼 경험하지 않고 쉽게 답만 얻으려 했던 것 같다.

 

청년의 문제를 이야기 하고 있는 곳에도 청년들은 주체적이지 못하다. 삼포세대, 오포세대라 지칭하고 있는 것도 어른들이다. 청년은 자신이 겪고 있는 문제를 직접 해결해 나가기보단 그때에도 어른들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었다.

 

청년들 태도에도 무례함은 있어

 

좋든 싫든, 어른은 어른의 이유대로 청년은 청년의 이유대로 살아가며 그렇게 서로를 외면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린 앞으로도 계속 함께해야할 것이다. 미래를 함께 살아가야할 서로에게 이해와 예의를 구할 수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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