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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과 이산가족

상봉기회 확대·정례화 / 고향·부모·형제 잃은 실향민들 한 풀어줘야

▲ 나종팔 한국도선사협회 회장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찜통 같은 더위도 어느덧 물러가고 아침저녁으로 부는 시원한 바람이 가을을 느끼게 한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과 황금빛으로 무르익은 벼 이삭들과 함께 풍요의 축제 추석이 다가왔다.

 

오랜만에 가족, 친지들과 대면하여 덕담을 나누고 바쁜 일상생활 속에 잠시 쉬어가며 재충전의 기회가 되는 추석이 더욱 기다려진다.

 

예로부터 설날, 단오절과 함께 3대 명절중 하나로 꼽혀왔던 추석은 가을에 수확한 곡식과 과일로 기쁨을 나누고 조상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날이다.

 

가을의 한가운데 날이라는 의미의 추석은 햇곡식과 햇과일을 비롯한 풍성한 먹거리가 있어 가족이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누는 축제의 의미도 함께하고 있다.

 

나 역시 이번 추석에 고향인 전주로 가서 오랜만에 가족들과 한자리에 모여 담소를 나누고 조상에 대한 제사를 지내고 성묘도 다녀올 생각을 하니, 벌써 마음이 따뜻해진다.

 

하지만 우리 전북인들처럼 추석을 풍요롭고 즐겁게 보내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이산가족이 바로 그들이다.

 

얼마 전 북한의 도발 행위에 이어 남북 간 8·25 합의를 통해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에 따라 최종 선정 인원 100명의 5배수에 달하는 1차 상봉 후보자 500명이 선정되었고, 다음 달 최종 상봉 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 자료에 등록된 생존 이산가족은 6만6292명이다. 이처럼 많은 수의 이산가족들이 있지만 상봉 대상자로 선정되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이 때문에 많은 이산가족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이산가족 상봉은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 상봉 기회를 더욱 확대하고 정례화하여 고향과 부모, 형제를 잃은 실향민의 한을 풀어줘야 한다.

 

분단된 조국의 현실에서 지척에 고향을 두고도 가지 못하는 이산가족들의 한 맺힌 사연은 분명 이 시대 이 민족의 최대 비극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우리 전북에도 1000여명의 실향민이 살고 있다. 점점 고령화 되어 늘어가는 그들의 주름만큼 마음속의 시름 역시 깊어지고 있다. 이번에 재개된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결코 단발성 이벤트에 그쳐서 안 될 이유이다

 

또한 만약 통일이 되면 우리나라 국토와 인구는 거의 2배 규모로 증가될 것이며 북한의 풍부한 인력과 광물자원을 이용하여, 통일 후 40년 이내에 국내 GDP규모가 선진국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우리 전북인들도 전북 발전을 위해 이에 대한 대비도 꾸준히 할 필요가 있다.

 

민족의 명절인 추석 귀향길로 미어지는 교통체증과 달리 이산가족들은 임진각이나 통일 전망대에서 북녘을 바라보며 애타는 마음을 금치 못한다.

 

추석에 떠오르는 대보름달처럼 이산가족에게 더 풍성하고 풍요로운 시간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우리 전북인들과 함께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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