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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정치1번지 만들어라

선거구 감소 만회 위해선 이번 총선 멋진 승부 펼쳐 강한 국회의원 배출해야

▲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선거는 숫자 놀음이다. 더 많은 수가 이기는 게임이 선거다. 후보간 경쟁도 그렇고, 정당도 마찬가지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어제서야 합의를 끝낸 선거구 획정 역시 숫자 싸움이었다. 선거구 획정에 따라 유불리를 계산해온 여야가 여론의 지탄 속에서 지루한 샅바싸움을 벌이며 꿋꿋이 버틴 것은 결국 지지기반에서 한 석이라도 더 지키기 위한 전술의 대치였다.

 

여야의 이해가 첨예하게 맞선 선거구 획정 문제는 지역의 이해와도 맞닿아 있다. 전북의 경우 여야 협상과정에서 선거구 1곳이 줄어들 것으로 예고됐으며, 실제 결과도 그렇게 나왔다. 헌법재판소의 선거구 인구상하한선 편차 2대1 내 결정에 따라 전북지역 선거구가 애초 최대 2석까지 줄 수 있을 것이란 우려를 고려하면 그나마 선방했다는 위안이 있을 법하다. 그러나 전북 선거구의 1석 감소는 곧 전북의 서글픈 현실이다.

 

여야가 합의한 선거구 획정에서 선거구가 준 곳은 전북을 포함해 경북(2석)과 강원·전남 등 4곳뿐이다. 경기도는 8석이 늘었으며, 서울·인천·대전·충남은 1석씩 늘었다. 전체적으로 지역구 숫자가 현행(246개)보다 7개 늘어났음에도 전북은 감소 지역에 줄을 섰다. 전북 선거구에서 배출되는 국회의원이 이제는 10명으로 줄면서 국회의원 전체 비중이 3.3%로 떨어졌다. 의석 수면에서 대전을 뺀 충남(11명)과도 처음 역전됐다.

 

전체 국회의원수가 200명이었던 초대 국회 때 전북의 국회의원 수가 전체 10%인 20석이었다. 초대 국회 때 서울이 10석, 충남(대전 포함) 19석, 전남(광주 포함) 29석이었던 점을 상기하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선거구 수는 지역의 발전상과 연결된 것이어서 1948년 초대 국회 이후 전북 70년 쇠락의 역사이기도 하다. 60년대 산업화에 따른 수도권 집중과 경부축 중심의 발전, 2000년대 이후 수도권의 외연 확대에 따른 결과다.

 

그렇지 않아도 위축된 전북의 정치적 위상이 이번 국회의원 1석 감축으로 더 약화될 것이 우려된다. 정치력 역시 숫자 싸움이기 때문이다. 정치력이 따르지 못해 지역의 불이익으로 돌아온 사례들을 많이 경험했기에 1개의 자리가 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지역 선거구 감소를 만회할 길을 이제 강한 국회의원의 배출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숫자 싸움에는 꼭 많은 수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작지만 으뜸인 숫자가 1이다. 흔히 한국정치의 1번지로 서울 종로구를 꼽는다. 종로를 정치1번지로 부르는 데는 과거 서울의 중심지라는 점 외에도 역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거물급 정치인들간 대결이 많았기 때문이다. 전북 출신의 정세균 의원이 손쉬운 4선의 고향 지역구를 뒤로 하고 19대 총선에서 이곳에 뛰어들면서 당선됐으며, 이번 총선에서도 새누리당 후보와의 빅매치가 예고돼 있다.

 

전북의 정치1번지는 좀 애매하다. 구도심과 구도청소재지가 있었던 전주 완산갑을 정치1번지로 후보들이 자부해왔지만, 지금은 도청소재지와 상권이 완산을 선거구로 옮겨진 상황이다. 상권이나 도청소재지를 중심으로 삼는다면 완산을을 전북 정치1번지로 내세울 만하다. 현역 의원에 당을 달리 한 전 국회의원과 새누리당 소속의 전직 장관까지 출사표를 던진 관심 선거구이기도 하다. 덕진 선거구는 여당 대통령 후보 출신의 정동영 전 의원의 출사표로 전국적인 포커스를 받고 있다. 국민의당 영입 후보 1호인 통일전문가 김근식 후보와의 경합과, 현 지역구 국회의원인 김성주 후보와의 대결이 뜨거울 전망이다.

 

두 곳 뿐 아니라 이번 총선에서 멋진 승부로 전북 정치1번지가 새롭게 자리매김 되고, 한국 정치1번지로 우뚝 설 수 있는 선거구가 탄생하면 좋겠다. 선거구 1석 감소에 호들갑을 떤 것으로 비칠 수 있게.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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