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병오년 새해가 밝았다. 전북은 올해 국비 10조 원 시대를 열며 의미 있는 전환점을 맞았다. ‘여민유지(與民由之)’, 도민과 함께 가겠다는 새해 도정 운영 방향처럼, 전북이 도민과 함께 올바른 길로 성장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정부와 주요 기관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 안팎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1%대 성장률과 비교하면 수치상 회복 신호로 읽힐 수 있지만, 성장률이라는 숫자와 현장에서 느끼는 온도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한다.
우리 경제의 뿌리이자 민생과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인프라인 전국 766만 소상공인은 여전히 회복을 체감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서는 “아직은 버티는 단계”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KDI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이 소상공인 매출을 평균 4.93% 증가시켰고, 고용 지표 개선과 함께 체감 경기 회복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한 해는 이러한 지원 덕분에 소상공인이 간신히 숨을 고를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전국적으로 자영업자 수는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고, 소상공인의 폐업 부담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 전북본부에 따르면, 전북은 지난해 5월 말 기준 자영업자 수가 전년 대비 약 10% 감소했고, 숙박·음식업 폐업 건수는 26% 증가했다. 이는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소상공인들은 올해 경영환경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물가와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상가 공실 증가까지 겹치며 지역 상권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대선 기간 전국 16개 시도를 돌며 진행한 ‘소상공인 경청 투어’에서도 가장 많이 제기된 문제는 상가 공실과 골목상권 붕괴였다.
여기에 디지털 전환이라는 구조적 변화까지 더해지며 유통환경과 소비패턴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문제는 변화 자체가 아니라 그 속도와 비용이다. 키오스크 도입이나 온라인 판매를 위한 초기 투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할 경우, 매출 감소와 부채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에 놓이게 된다.
특히 온라인플랫폼 시장에서는 수수료와 광고비가 일방적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매출이 늘어도 이익은 줄어드는 구조가 반복된다. 최근 쿠팡 사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단가 인하 강요와 입점업체 데이터 무단 활용 등 불공정 거래가 개별 업체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다행히 전북은 경기침체와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전북신용보증재단과 함께 총 1조 4500억 원 규모의 보증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단기 유동성 위기와 고금리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정치의 역할은 새로운 답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현장에 있는 답을 제도로 옮기는 데 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지역 산업 현장에서 나오는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것, 그것이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의 진짜 의미다. 소상공인이 요구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도, 무조건적인 보호도 아니다. 시장이 공정하게 작동하는 최소한의 규칙이다.
부안 출신 국회의원이자 더불어민주당 전국소상공인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새해에도 현장을 부지런히 찾으며 소상공인과 끝까지 함께하겠다. 병오년 새해를 맞아 전북일보 독자 여러분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한다.
△오세희 국회의원은 국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더불어민주당 전국소상공인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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