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황석영이 최근 신간 소설 『할매』를 펴냈다. ‘할매’는 400년 된 팽나무를 빗댄 상징으로, 그 나무의 시간을 따라 전북의 역사와 민중의 삶을 그려낸 작품이다. 경신대기근과 천주교 박해, 우금치의 동학농민군, 새만금 갯벌에 이르기까지, 전북이 겪어 온 고난과 변혁의 세월이 팽나무의 시선 속에서 펼쳐진다.
작품만큼 인상 깊은 것은, 여든을 넘긴 지금도 글을 멈추지 않는 황석영 작가의 의지다.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 벼랑 끝에서도 한 걸음을 더 내딛겠다는 의지로 글을 이어가겠다는 그의 고백은, 작품만큼이나 큰 울림을 준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상황은 백척간두에 서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 국민은 내란의 위기라는 국가적 혼란 속에서 민주주의를 지켜냈고, 정권 교체라는 씨앗을 뿌렸다. 새해를 맞은 지금, 우리는 이 씨앗이 회복의 뿌리를 내리고 도약의 결실로 이어지도록 책임있게 가꿔가야 한다.
이재명 정부는 AI 강국 도약과 산업 대전환, 국가균형발전의 가속화를 국정 기조로 삼고 있으며, 지방이 수도권과 함께 성장하는 ‘5극 3특’ 국토 구상을 통해 첨단산업과 지역혁신을 결합하는 새로운 발전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이 스스로의 잠재력을 깨우고 이 흐름과 발맞추어 나아가야 한다.
그 도약의 여정에서 전북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전북은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에 대응하고, 청년 유출을 줄이며, 일자리와 생활·교육·문화 인프라를 확충해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되살려야 한다. 이는 인구와 경제 활력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기본 과제다.
여기에 더해 전북의 미래 산업 지형을 결정할 전략 과제도 분명하다. 한반도 U자형 철도망의 마지막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서해안철도를 국가계획에 반영하고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 전북의 교통 여건과 발전 축을 새롭게 설계하는 일이다.
또한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된 반도체 산업 구조도 다시 살펴야 한다. 막대한 전력 수요와 산업 입지의 현실을 고려할 때 전력을 끌어오기보다 전력이 풍부한 지역으로 산업을 분산·이전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새만금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에너지 정책목표와 국가균형발전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시대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과제들은 단기간의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그러나 두려움을 넘어 한 걸음을 더 내딛는 백척간두진일보의 마음으로 나아간다면 전북은 다시 한 번 회복을 넘어 도약의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전북의 국회의원이자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위원장으로서 이러한 과제들을 외면하지 않고 ‘해결하는 정치’로 대응하며, 새해에도 도민과 함께 전북의 도약을 책임 있게 만들어가겠다.
△윤준병 국회의원은 서울특별시 행정1부시장을 역임했으며 제22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간사,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정읍시·고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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