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2-15 19:28 (Mo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김승일 칼럼

악역(惡役) 자처한 코미디

'적반하장(賊反荷杖)도 유분수'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뭐 뀌고 성 낸다'는 비아냥도 비슷한 용례(用例)다. 이 속담에 딱 들어맞는 코미디 한 편이 엊그제 국회에서 연출됐다.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얘기다. 그가 지난주 국회에 나와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2010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대해 해명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근래 이 사건이 대통령 측근의 권력비리 의혹으로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관계자로는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기 때문에 시중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는 사찰과 관련된 내용이 담긴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자신이 파기하도록 지시했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드디어 사건의 진실에 한 발짝 다가가는 의미있는 고백으로 들렸다. 그런데 그가 회견장에서 보인 태도는 그게 아니었다. 한 마디로 '뭣 뀌고 성내는' 꼴이었다.이 전 비서관은 회견장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큰 소리로 외쳤다. "내가 파기하도록 지시했습니다. 내가 몸통입니다. 책임 지겠습니다"라고. 마치 '그러니 어쩔 것이냐'고 대드는듯한 저돌적인 자세였다. 자신이 취한 조치는 국기(國基)를 튼튼히 다지기 위한 충정때문이었다는 듣기 거북한 궤변을 늘어 놓기도 했다. 과오를 사과하기는 커녕 TV 시청자를 향해 호통을 치고 민주당을 훈계하는듯한 이런 돌출 행동에 기자들은 그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다. 오죽했으면 그 순간 회견장 한 쪽에서 "쇼 하지마"란 야유가 다 터져 나왔을까. 한마디로 이날 회견은 이 전 비서관의 억지오만둘러대기 '원맨 쇼'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로부터 돈을 받은 당사자나 야권이 '소가 웃을 일'이라고 독설을 퍼붓지 않더라도 말이다. 기자들의 질문도 외면한채 회견장을 내빼듯이 빠져나가다가 기자들에 쫓겨 도로 한 복판에서 넘어지기까지 한 추태는 옮기고 싶지도 않다.이 전 비서관은 이 날 회견에서 은폐를 위해 하드디스크 파기를 지시한 사실 외에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서는 굳게 입을 닫았다. 다만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준 2000만원은 선의(善意)였다는 주장이고 청와대는 민간인 사찰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윗 선은 없다고만 거듭 강조했다. 불법 사찰이란 말 자체도 민주통합당의 음모요 정치공작이다는 극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의 이런 뒤집어 쓰기(?) 악역(惡役) 자처는 어찌보면 의리를 앞세운 조폭 세계의 어두운 단면을 보는듯 해 입맛이 쓰다.어쨌거나 그가 은폐의 주범이라고 스스로 밝혔으므로 이제 공은 검찰 쪽으로 넘어간 셈이다. 검찰이 철저히 수사해서 밝혀 내야할 의혹은 한 둘이 아니다. 우선 파기된 하드디스크에는 민간인 뿐 아니라 정계재계언론계 등 사회 각계 인사들에 대한 광범위한 사찰 내용이 담겨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시중에 파다하다. 2010년 수사에서 윗 선을 밝혀내지 못하고 수사를 중단한 것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하다. 하필 총선을 앞둔 이 시점에 이 사건이 다시 불거진 것이 정치적 공작일 수 있다는 의문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도 이 전 비서관이 몸통을 자처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 그 판도라 상자를 여는 일이야말로 이 사건 수사의 핵심이다. 검찰이 지난주부터 이영호 전 비서관을 비롯한 관련자들의 개인 컴퓨터와 관련 서류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 갔으므로 조만간 사건의 실체는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설마 또다시 짜맞추기식 수사로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야 있을 것인가?

  • 오피니언
  • 기고
  • 2012.03.26 23:02

판치는 비열한 소극(笑劇)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의 49재가 엊그제 치러졌다.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많은 정치인들이 구천으로 떠나는 그의 혼백을 경건히 전송했다. 이로써 한 시대를 풍미했던 민주투사의 큰 족적은 역사의 뒤안길로 영원히 사라지게 됐다.고백하건대 나는 고인과의 우연찮은 만남에서 부끄러운 기억을 갖고 있다. 지난 2001년 작고한 전북일보 서정상 회장의 장례때 얘기다. 당시 장의위원이었던 나는 문상을 온 고인과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눴다. 그가 내게 물었다. "전북일보는 트리뷴입니까 헤랄드입니까. 아니면 포스트입니까." 순간 나는 당황했다.보통이라면 "신문 부수는 얼마나 되고 조간입니까 석간입니까"정도가 아닐 것인가. 그런데 난데없이 트리뷴이니 헤랄드니 하니 순간 답이 막힌 것이다. 지역신문의 역할 운운 한 후 화제는 바로 바뀌었지만 훗 날 당시 즉답을 하지 못한것을 생각하면 두고두고 낯이 화끈거리고 한편으로 부아가 치밀기도 했다. 참고로 트리뷴(Tribune)은 고대 로마의 호민관 또는 민중의 지도자를 뜻하고 헤랄드(Herald)는 전달자, 예고(豫告)란 뜻이다. 뉴욕 헤랄드나 시카고 트리뷴 같은 미국 신문의 제호에 인용된 단어다. 워싱턴 포스트니 뉴욕 타임즈도 같은 의미다. 고인은 이처럼 사소한 대화에도 지성의 냄새를 풍기는 선비 스타일이었고 냉철한 판단력과 논리로 무장한 토론의 달인이었다. 그래서 그는 청렴한 원칙주의자라는 별칭을 항상 달고 살았다.2003년 참여정부가 들어선 후 그는 권노갑 민주당 전 고문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양심고백하여 큰 파문을 일으킨 일이 있다. 당시 정치권은 권고문이 현대로부터 200억원의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설(說)로 시끄러운 때였다. 권고문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그의 고백으로 정치자금 수수설은 사실로 드러났고 고인은 결국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기소되어 벌금 500백만원에 추징금 2천만원을 선고 받았다. 그가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위해 양심고백한 점이나 청렴성은 인정되지만, 실정법을 위반한데 대해서는 응분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게 재판부의 설명이었다.이 판결후 나는 라퐁텐의 우화 '사자의 정의'를 인용해 그의 용기를 찬양한 바 있다. 힘 없는 노새가 사자의 논리로 희생의 제물이 됐다는 비유다. 여기서 우리는 라퐁텐의 우화를 다시 새겨보지 않을 수 없다. 적어도 정치자금에 관한한 사자왕이나 여우나 노새나 그 누구도 자유로울수 없다. 몇천억원씩을 챙겨 비자금의 원조가 된 전두환 노태우에 이어 이나라 정치판에서 정치자금에 자유로운 정치인이 몇이나 될까. 단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남의 땅에서 풀을 뜯어먹은 죄'로 그는 희생물이 된 가련한 노새에 불과했던 것이다.지금 노새를 향해 일제히 '유죄'를 외쳤던 정치권에서 또 다시 탐욕의 돈봉투가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 그 중심에 권력을 쥔 '사자왕'무리들의 비열한 술수가 춤을 추며 한 편의 소극을 연출하고 있다. 집권후 권력을 손에서 놓은 노무현은 그 돈 때문에 스스로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 내렸고 가련한 노새는 구천으로 돌아갔다. '맨 먼저 걸치고 가장 나중에 벗는 영혼의 속옷'이라는 명예마저도 팽개친 그 들, 이제 어쩔 것인가.

  • 오피니언
  • 기타
  • 2012.02.20 23:02

전주·완주 통합의 가속화

전주완주 통합 움직임이 새 해 들어 힘을 얻고 있다. 두 지역 의회가 의장단을 중심으로 공통 과제 협의 모임을 정례화 하기로 했고 전북도에서도 통합 실무위원회 구성을 서두르고 있다.또한 그동안 임의 단체로 활동해온 전주완주하나 상생협력추진대책협의회도 법인화 하여 체계적인 활동을 벌여 나가기로 했다. 이런 추세라면 주민 서명, 지방행정 체제 개편위원회 건의서 제출, 대정부 건의 및 국회 청원 등 통합 로드맵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9년 추진 중단이후 2년여 만에 오랜 염원이 성사될 가능성을 한층 높이고 있는 것이다. 사실 김완주 지사가 이미 통합을 임기 내에 완료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바 있고 송하진 전주시장과 임정엽 완주군수도 원칙적으로 통합에 찬성하고 있으므로 행정 절차상 걸림돌은 제거된 셈이다. 통합에 적극적인 전주시의 경우 이미 많은 양보안을 완주군 쪽에 제시한 바 도 있다. 약한 군세(郡勢) 때문에 강한 시세(市勢)에 점령당할 것이라는 완주군쪽 우려는 그야말로 기우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아직 완주군에서 통합을 위한 액션플랜을 제시하지 않고 있고 그쪽 민간단체의 구체적 움직임이 미흡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이런 가운데 완주 전주하나 상생협력추진대책협의회가 지난 연말 정책토론회(발제 전북대학교 박정원 교수)를 열어 '통합에 따른 미래 비전과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전주완주가 통합될 경우 도시와 농촌지역의 특성과 기능을 상호 보완해 가면서 광역도시로서의 성장 잠재력을 키운다면 장차 새만금과 군장산단 등을 연계해 장기적으로는 전북이 전남이나 충남권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총론적으로 개괄한 이 청사진이 통합에 적극적 반대 입장이거나 소극적 찬성 입장인 완주군민들을 설득하는데 얼마나 도움을 줄지는 미지수다. 완주군민들이 통합 효과를 당장 피부로 느낄 수 있고 가시적이고 손에 잡히는 지역 사업에 집중할 필요가 제기되는 것이다.가령 현재 용도가 폐기된 상관수원지 주변의 상수도 보호구역 해제 같은 시급한 과제부터 풀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 일대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통합시가 발족할 경우 공공시설의 균형배치 및 관리, 인력 조절, 기구 통폐합 등 행정적인 과제도 합리적 처리방안이 제시돼야 할 것이다. 전주를 연고로 하는 현대축구팀이나 KCC 농구단의 서포터지 시설도 관심사다. 스포츠를 통한 정서적 동질성과 일체감 확대는 통합의 추동력으로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어쨌거나 올 해 통합의 기운은 최대한 성숙될 기미가 보인다. 적어도 4월 총선이 끝나면 추진운동이 더욱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와 여건이 비슷한 충북의 청주청원 통합은 이미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늦었지만 우리라고 못 할 일이 아니다. 전라북도가 적극 나서고 전주완주가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조율해 나간다면 문제는 의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다. 여기에 민간단체의 힘까지 보태진다면 페달에 가속이 붙을 것 아니겠는가.

  • 오피니언
  • 기고
  • 2012.01.09 23:02

전주·완주 통합 이번엔 성사시켜야

20년도 더 된 해묵은 과제지만 성사가 어려운게 전주완주 통합이다. 두 지역 사람들 의견을 들어보면 대체로 통합 해야지가 대세다. 합쳐야 한다는 명제에는 크게 이의가 없는 듯 하다. 적극적인 통합론자도 많다. 그러나 정작 여론조사를 하거나 행정적 절차로 접근하면 대답은 아니 올시다다. 주로 완주군쪽 반대 목소리가 크다. 그동안 몇 차례 성사 가능성이 보이다가도 막판에 불발로 그쳐 아쉬움만 키워왔다. 그렇다면 무엇이 통합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일까. 우선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의 추진 주체가 전주쪽이었다는데 있는 것 같다. 완주군민들과의 소통 부재속에 전주 중심의 일방적 추진에 군민들의 반감을 키운 결과다. 사실 시세(市勢)보다 약한 군세(郡勢)로는 대등한 통합이 어려울 것이다는 막연한 피해의식이 완주군민들에게는 잠재해 있다. 당장 통합이 이루어지면 주민편익시설보다는 쓰레기 처리장이나 장례식장, 공해 유발업소 같은 혐오시설이 더 많이 옮겨오고 각종 세금부담도 늘어날 것이라는 현실적 우려도 크다. 전주시 쪽에서 아무리 아니라고 설명하고 통합이 성사될 경우의 당근을 내놓아도 쉽게 납득하지 않는 불신감이 팽배한 것이다. 또 있다. 지역의 정치권이나 공무원, 각종 직능단체, 토호세력에 이르면 얘기는 달라진다. 쉽게 속내를 드러내지는 않지만 먹물깨나 먹은 사람들은 손익계산이 빠르다. 그들로서는 통합이 이루어 지면 당장 감투가 줄어 들거나 지금까지 누려왔던 지역사회에서의 영향력에 주름이 갈 터이니 쉽게 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정한 계층이나 지역 유지연 하는 사람들의 주장이 실제보다 과잉 대변되는 현상, 이른바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역설이 통합의 걸림돌임이 분명하다.전주와 완주는 정서적으로 한 뿌리이고 생활환경이나 경제활동에서도 엄연한 공동체이다. 실제로 완주군에서도 삼례나 봉동읍, 이서구이상관소양면 등은 사실상 전주권에 편입돼 있고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도 같이 이용한다. 다른 지역도 집은 완주에 있으면서 학교나 직장은 전주로 다니거나 그 반대의 경우도 많다. 교육문화경제권에 경계가 따로 없으니 행정구역은 지도상에나 존재하는 선(線)에 불과하다. 그런 두 지역이 단지 행정구역에 묶여 딴 살림을 차리고 있다면 오히려 그것이 비정상이 아닐까 싶다.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전주완주는 통합해서 한 시민이 돼야 마땅하다. 장차 두 지역이 통합된다면 그 시너지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당장 인구 80만명(전주 63만완주 8만) 규모의 광역시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각종 개발사업의 추진 생활환경 개선, 주민소득증대에 획기적 전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지난달 27일 발족한 완주전주 하나 상생협력 추진대책협의회가 통합논의의 불씨를 다시 지피고 있다. 협의회는 지금까지의 추진방식을 바꿔 완주군민들에게 직접 다가가 통합 노력의 진정성과 신뢰회복에 중점을 둔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에야 말로 전주완주 통합의 오랜 열망이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갈망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 지역 통합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김완주 지사와 송하진 전주시장, 임정엽 완주군수의 결단이 필요하다. 3자가 머리를 맞대고 끝장 토론이라도 해서 묘수를 찾아내라.

  • 오피니언
  • 기타
  • 2011.11.28 23:02

[김승일 칼럼] 나는 꼼수다

요즘 인터넷에 뜨는 '딴지 라디오' 방송을 들으면 세상 참 재미있다. 청와대와 집권 여당이 동네 북처럼 두들겨 맞는다. '나는 꼼수다'라는 프로인데 대통령이 퇴임후 들어갈 예정이던 내곡동 사저 파문도 여기서 처음 비롯됐다. 석연찮은 부지 매입 과정이 들통나면서 결국 백지화 되고 말았으니 그 위력이 대단하다. 부산 저축은행 비리의 이면을 시시콜콜 들춰내고 똑같이 부실덩어리로 드러난 삼화 저축은행이 조용한 이유도 그럴듯한 시나리오로 엮어내고 있다. 어디 까지가 진실이고 무엇이 허구인지 국외자로서는 종잡기 힘들다.그런데 분명한 것은 진실에 다가가기 힘든 청취자들에게 귀가 번쩍 뜨이는 감춰진 사실, 그럴듯한 이야기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나오는건 사실이다. 그 가운데는 지난 대선때 이명박 대통령을 괴롭혔던 BBK사건 내막도 새삼 들춰지고 있다. 당시 이 사건을 폭로했다가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계류중인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이프로의 고정 게스트다. 그는 지금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 저격수로 맹활약 중이다. 나후보가 청담동의 억대 피부관리센터 단골 고객이라는 사실도 그의 폭로 작품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나후보는 2캐러트짜리 다이아 반지와 함께 이미지에 적지않은 손상을 입을터다. 물론 그쪽 캠프에서는 사실이 왜곡됐다며 즉각 반박하고 나섰지만 말이다.정치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이 '꼼수 프로'를 듣다보면 등골이 다 시원하다. '아니 그럴수가ㆍㆍㆍ' '그래 그랬을거야' 하는 믿음에 고개가 갸웃거려 진다. 그런 한편으로 우리나라에 언론의 자유가 이 정도나(?)하는 놀라움도 뒤 따른다. 왜 아니겠는가. 전두환씨가 매일 땡전 뉴스에 나와 목에 힘 주던 시절이라면 지금 딴지 라디오에 나와 기염을 토하는 게스트들은 아마 뼈도 못 추렸을 것이다. (그런 시절이라면 이런 꼼수 아예 생각도 못했을 것이고 인터넷이 그렇게 활발하지도 못했을 때지만) 이 프로를 진행하는 딴지 촌수 김어준은 주변에서 지나치게 편파적이라는 지적을 받는 모양이다. 그러나 그는 태연하다. 우리는 그 방면에 도가 튼 전문가들이라고 자신만만해 한다. '어디 잡아 가려면 잡아 가 봐라' 하는 식이다. 그러니 정치의 희화화가 듣는 이에겐 코미디보다도 더 재미있고 주변에 퍼나르기도 분주차다.이 정부의 각종 비리나 의혹들이 이처럼 무차별적으로 쏟아져 나오는데도 당국은 아예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아니 손을 대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천둥벌거숭이로 해 볼테면 해보라고 덤벼들면 칼자루를 쥐고도 대거리를 잘 못타는게 힘있는 쪽의 딜레마다. 그렇기에 꼼수정치를 그렇게 신랄히 비판하면서도 여당 대표가 "나도 한번 출연해 보겠다"고 나서는 판국이 된것 아닌가. 정보에 목 마르면 사람들은 소문에 귀 기울이기 마련이다. 하물며 펙트라고 자신하는 저 육탄용사(?)들의 기고만장에 이르러서야 더 말할 나위도 없다. 10.26 재보선의 최대 관심사인 서울시장 선거가 온갖 네거티브로 얼룩진 마당에 그 진실은 얼마 안 있으면 '나는 꼼수'가 속시원히 풀어줄수 있을 것이다.

  • 오피니언
  • 기타
  • 2011.10.24 23:02

[김승일 칼럼] 요즘 정치 방정식

인간은 본래 정치적 동물이다. 정치는 사람들의 삶 모두를 지배한다. 먹고 자고 일하고 즐기는 모든 일이 정치의 단면이다. 정치는 세금을 거두도록 하고 국방의 의무를 지우기도 하며 때로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기도 한다. 바로 정치가 법을 통하여 우리 생활을 철저히 지배하고 관리하기 때문이다.그러므로 우리는 단 한순간도 정치에서 떨어져 살 수 없다. 아무리 정치에 오불관언하며 냉소적 시각으로 비켜 서 있다 해도 정치는 내 사고(思考)의 틀 안에서 한 치도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흔히 대의민주주의의 완결을 내가 가진 한 표의 권리행사에서 찾는 것도 그런 연유다.때문에 정치는 그냥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국가 사회에 대한 절대적 사명의식이 있어야 하고 철학과 비전,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해야 한다. 또한 도덕성과 청렴성, 결단력, 통찰력도 필요하다. 그런 자격을 갖춘 사람을 엄중한 잣대로 추려내는 일은 우리 모두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실상 정치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정당정치나 전문성 보다 사회적 지위, 명망, 일신의 영달을 꾀하는 이들에게 쉽게 기울어지는 경향이 있다. 때로는 정치와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사람이 '참신성'이라는 겉포장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경우도 있다.지난 추석을 전후해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는 안철수 바람도 그런 예다. 젊은 세대들의 우상처럼 뜬 그가 단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 의향이 있다는 한마디에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기성 정치권에 실망한 민심이 그의 전문성과 도덕성, 참신성에 열광하고 있다. 여러 차례의 여론조사 결과는 그를 잠재적 대권후보로까지 밀어 올리며 지지세가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사회운동가 박원순이 그의 대타로 등장했다. 범야권의 대표성을 주장하는 그에 맞서 여권 또한 이석연이라는 대항마를 내세울 궁리가 복잡하다. 결국 1026 보궐선거는 정치권이 복잡한 정치 방정식을 얼마나 솜씨있게 풀어 나가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박원순이나 이석연은 둘 다 법조인 출신으로 그동안 사회적 경륜을 바탕으로 능력을 십분 발휘해 온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정책이나 이념,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는 정당의 테두리 안에 몸담아 본 적이 없다. 정치는 협상과 타협의 산물이다. 안철수 돌풍의 이면에서 이루어 질 그 타협의 결과물이 무엇이 될지는 여야 모두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예측이 가능한 정치가 되려면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투명하고 명분있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다.마키아벨리가 '군주론'에서 이런 말을 했다. '지도자에게는 역량과 행운, 그리고 시대적 필요성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필수불가결 하다. 그러나 역량이 있고 행운을 만난다해도 시대의 요청에 부응할 수 있는 재능이 부족하면 좋은 지도자는 아니다.' 여야 정치권은 물론 안철수박원순이석연 모두 새겨볼 만한 경구(警句)가 아닐까?/ 김승일 (객원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기타
  • 2011.09.19 23:02

[김승일 칼럼] 지리산 종주 절반의 성공

컵라면 두 개와 소주 한 병, 초코파이 몇 개를 배낭에 담고 지리산 종주에 도전했다면 사람들이 뭐라고 했을까? 아마도 전문 산악인이나 등산에 취미를 가진 사람이라면 딱 한마디, 미친 놈(?)이 따로 없다는 핀잔이었을 것이다. 맞다. 등산을 해 본 사람이라면 다 안다.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40km의 지리산 종주 코스에 그런 식의 무모한 도전은 아예 불가능 할 뿐 아니라 산에 대한 무례(無禮)다. 그런데 그 걸 해냈다. 비록 피아골에서 시작하여 벽소령 대피소에서 멈추긴 했지만 2박3일간 그 만용의 산행이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이다.어떻게 그런 산행이 가능했을까. 저 지난주 목요일 당초 계획은 피아골 대피소에서 하룻밤 묵고 이튿날 노고단을 거쳐 하산하는 단순한 코스였다. 그런데 숨이 턱에 차 피아골 삼거리에 올랐을 때 노고단에서 출발해 천왕봉으로 향하는 젊은 부부와 두 남매, 멀리 청주에서 왔다는 40대 기업인 임조연씨와 그 아들을 만났다. 등산을 취미로 한지 40년이나 됐지만 아직 한번도 종주 코스를 밟아보지 못했던 터라 객기가 발동했다. 앞 뒤 안 가리고 그들과 합류했다. 아직은 체력에 자신이 있다는 믿음 탓이었다.피아골 삼거리~임걸령~노루목~삼도봉~토끼봉~명선봉~연하봉~연하천 대피소까지 장장 9시간의 종주길은 고난이었다. 푹푹 찌는 폭염속에 소나기를 뒤집어 쓰며 걷는 산행은 그러나 힘들어도 즐겁고 행복했다. 음식을 나눠 먹으며 나누는 정담속에는 첫 만남이지만 친절위로격려인애화합의 하모니가 가득했다. 비록 예약없이 도착한 연하천 대피소에서 잠자리를 구하지 못해 다시 벽소령 대피소까지 3시간 종주를 더 했지만 그곳에서 만난 등반객들 또한 지리산의 정취를 잊지 못할 추억으로 새김질 하는데 충분했다.지리산은 넓고 깊고 웅장하다. 천왕봉을 비롯해 1천m가 넘는 수많은 봉우리들이 운해(雲海)를 거느리며 우뚝우뚝 솟아나 있고 온갖 화초와 무성한 숲이 태고의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종주 코스 곳곳에 반달곰의 흔적을 쫓는 CCTV가 설치돼 있고 곰 출현을 주의하라는 표지판이 서 있지만 두려움보다는 반가움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일행 중 임사장의 부상으로 천왕봉 등정을 포기하고 벽소령 대피소에서 하산길을 택하기 했지만 절반의 지리산 종주 성공은 내겐 더 없는 행운이었다.이원규 시인의 시(詩)가 떠오른다.'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시지 마시고/ 벽소령의 눈 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만 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충동적으로 종주길에 나섰던 지리산, 그곳에 지리산은 여전히 내 마음과 함께 있었다./ 김승일 (객원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기타
  • 2011.08.08 23:02

[김승일 칼럼] 전설의 아전 김수팽

조선조 영조때 호조(戶曹) 서리를 지낸 김수팽이란 사람이 있었다. 청렴하고 강직한 성품으로 많은 일화를 남겨 '전설의 아전'이란 호칭을 얻었다. 어느날 호조판서가 바둑을 두느라고 공문서 결재를 미루자 그는 대청에 올라가 판서가 두고 있던 바둑판을 쓸어버렸다. 그리고는 마당에 내려와 무릎을 꿇고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결재부터 해 주십시오"라고 빌었다. 판서는 그의 죄를 묻지 않았다고 한다.그의 동생 역시 아전이었다. 어느날 그가 아우의 집을 방문했는데 마당 여기저기에 염료통이 놓여 있었다.아내가 부업으로 염색하는 일을 한다고 했다. 동생의 설명을 들은 그는 두말없이 염료통을 모조리 엎어 버렸다. "우리가 나라의 녹을 받고 있는데 부업을 한다면 가난한 사람들은 무엇으로 먹고 살라는 것이냐." 김수팽의 이런 일갈에는 조선시대 관리들의 청빈한 정신이 담겨있다.그런데 이와는 대조적으로 조선조말 사대부들의 부정과 부패는 경국(傾國)의 단초가 될 정도로 극에 달했다. 황현(黃玹)의 매천야록(梅泉野錄)에 보면 민비(閔妃) 수족의 매관매직이 얼마나 우심했던지 과거에 급제하는데는 소과(小科)에 3만냥, 대과(大科)에 10만냥이 들었다고 한다. 벼슬길이 돈길이 된 것이다.사대부 계층이 이렇게 썩었으니 동학혁명을 자초하지 않을 수 없고 조선조가 망하지 않고 견딜 수 있었겠느냐는 자조가 나올법 하다. 매천은 조선왕조의 패망은 일찌감치 사화와 당쟁에서 비롯되고 있었으나 그 배후에는 반드시 공직자의 부정부패의 병마가 꿈틀거리고 있었다고 질타했다.공직자의 사명감과 도덕성청렴성은 왕조시대나 지금이나 전혀 다르지 않다. 매천의 매서운 질타는 다산(茶山)의 가르침과 함께 공직자들이 새겨 들어야 할 금과옥조인 것이다.그런데 지금 어떤가. 대통령이 우려할 정도로 세상에 부정부패의 악취가 진동한다. 적자투성이 공기업이 성과급 잔치판을 벌이는가 하면 그 직장에서 녹을 받는 자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한 주식투자로 떼돈을 벌었다한다. 사정기관의 최고위 공직자가 금융기관 부실을 눈감아주고 뇌물을 챙겼다. 국세청 고위간부는 세무조사를 봐준 대가로 퇴직후까지 억대의 사례비를 꼬박꼬박 챙겼다. 국토부 간부들은 연찬회 비용을 산하 단체에 떠넘기고 골프룸살롱 접대 등 향응을 즐겼다. 회초리를 들어야 할 정부 부처가 이러니 일개 저축은행 경영진이 수십조원의 적립예금을 거덜내 서민 예금자들의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게 하고도 검찰의 수사 뒤끝은 개운치를 못하다.반값 등록금을 외치며 촛불을 든 대학생들의 절규 뒤에서는 어느 사립대학의 파렴치한 법인카드 부정사용이 학부모들의 분노를 자극하고 있다.이쯤되니 으레 그렇듯 정부는 공직사회 기강확립과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사정(司正) 단골카드를 꺼내 들고 공직사회를 다잡을 기세다. 그러나 발본색원이니 일벌백계니 엄단이니 하는 케케묵은 겁주기 엄포는 하도 들어서 이제 신물이 날 지경이다. 사정 대상인 공무원들부터 그럴 것이다. 그러니 차라리 '전설의 아전 김수팽 따라하기' 교육이나 시키면 어떨지.민주주의 체제에서 고위 공직자나 공무원은 어차피 국민의 공복이고 아전일 수도 있으니까./ 김승일 (객원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기타
  • 2011.07.04 23:02

[김승일 칼럼] '사오정' 이 기가 막혀

사오정이 대기업에 입사 원서를 낸 후 면접시험을 기다리고 있었다. 손오공이 아무리 생각해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자기가 먼저 면접을 한 후 답을 가르쳐 주기로 했다.면접관이 물었다. 첫번째 질문. "당신은 축구선수 중 누구를 좋아합니까?" - "옛날에는 차범근이었는데 지금은 박지성입니다." 두번째 질문. "산업혁명은 언제 어느 나라에서 일어났습니까?" - "18세기 영국입니다." 세번째 질문. "사람들은 지금도 UFO가 있다고들 하는데 당신 생각은 어떻습니까?" - "다들 그렇다고 하는데 과학적인 증거는 없습니다."손오공이 사오정에게 단단히 일러줬다. 면접관이 물어보면 이 세가지 답을 외워뒀다가 그대로 대답하라고. 이윽고 사오정이 면접시험장에 나갔다. 면접관이 물었다. 첫번째 질문.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 "옛날에는 차범근이었는데 지금은 박지성입니다." 면접관이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두번째 질문을 했다. "그럼 당신은 언제 어디서 태어났습니까?" - "18세기 영국입니다." 황당한 답변에 이 친구가 돌지 않았나 생각한 면접관이 세번째 질문을 던졌다. "사람들이 당신을 보고 혹시 돌았다고 하지 않습니까?" - "다들 그렇다고 하는데 과학적인 증거는 없습니다."고정식 작가가 쓴 '웃기는 철학'이라는 책에 실린 유머 중 하나다. 사오정이 누군가. 앞 뒤 꽉 막히고 지적 수준도 한참 떨어지는 그에게 논리적 사고(思考)나 판단력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비유가 이 유머 속에 담겨있다.짐작하겠지만 이런 모순덩어리 역설이 정부 방침에서 그대로 통했던 일이 LH본사의 진주 일괄이전이라면 지나친 인용일까? 화려한 언변으로 이 쪽에서 이 말, 저 쪽에서 저 말로 변설을 늘어놓던 정종환 국토부장관은 결국 전북 도민들의 가슴에 염장을 질러놓은 후 뒷전에 물러나 있고 후임 장관후보라는 사람도 국회 청문회에서 오리발을 내밀었다. 그러니 이런 사람들에게서 '주어 준 것' 말고 제갈량의 묘책이라도 나오길 기대했다면 당한 쪽도 결과적으로는 사오정이나 저팔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 아닐까하는 자괴감이 든다.사실 폭넓은 마음으로 생각하면 LH본사가 그 쪽으로 가는 것이 그렇게 부당하지만도 않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었다. 그런데 막상 확정발표를 듣고 나니 울화통이 터지는 것을 참기 힘들긴 했다. 다 그만두고라도 최소한 결정에 앞서 '절차의 합리성'만이라도 지켜줬어야 할 것 아닌가.그러나 어쩌랴. 한 번 엎질러진 물을 이제 와서 어떻게 되담는다는 말인가. 잘못된 결정을 바로 잡겠다며 청와대 앞까지 몰려간 우리 국회의원도지사시장군수들이 전경대원들에 가로막혀 목청 돋우는 꼴이 가련(?)할 따름이다.엊그제 전북일보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도민들의 판단이 차라리 현명한 듯 싶다. 정부 결정이 잘못된 것은 분명하지만(77.8%) 전북 정치권이 힘이 없어서(33.5%) 이렇게 된 것을 이제와서 투쟁 일변도로 나간다고 무슨 득이 있겠는가. 차라리 승산없는 투쟁에 헛심쓰지 말고 차분히 실리(實利) 챙기기(46.6%)에 나서야 할 것 아닌가 싶다. 아직도 나부끼는 저 거리의 LH사수 깃발부터 거둬 들이고./ 김승일 (객원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기타
  • 2011.05.30 23:02

[김승일 칼럼] 아우성 소리 들리나

'지역 균형개발에 관한 열망은 오직 우리 전북에만 지워진 시지프스의 신화같은 숙명인가? 참으로 질긴 불평등과 홀대에 대한 푸념들이 귓전을 때린다. 왜 그런가. 왜 그토록 역대 정권때마다 외치고 호소하고 항변했어도 공허한 메아리로 되돌아오고 마는 신세인가.'필자가 지난 2004년 참여정부의 전북홀대에 대해 본지에 쓴 칼럼의 한 대목이다. 그 내용을 좀 더 옮겨보자.'지금 전북과 관련된 많은 현안 사업들이 안팎에서 시련에 처해 있다. 가깝게는 새만금사업과 김제공항 건설이 그렇고 기대에 부풀었던 동계 올림픽과 태권도공원 유치도 전망이 밝지 못하다. 찬반 양론으로 지역갈등만 조장하고 있는 위도 원전수거물처리센터 역시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참여정부 들어 국가산업 발전이나 지역개발을 위한 정책수립 과정에서 전북은 여전히 따돌림 당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반면 가까운 이웃 충청권은 행정수도 이전이란 획기적 개발 전기를 맞고 있고 같은 호남이지만 전남의 경우는 든든한 인프라에 문화 집적 환경이 배가되고 있다. 영남권 진출을 전략 목표로 세운 여당이 영남발전특위 구상을 도모했던 점도 같은 맥락에서 우리에게 좌절감을 안겨준 사례다. 오직 전북만이 그 넓은 기회의 바다에서 좌초하고 표류하는 양상이다. 그러니 도민들의 불만이 속으로 응어리지고 끝내 분출의 비등점에 이른 것은 당연하다.'차별과 홀대에 대한 정책 당국의 불공정성을 필자는 이 칼럼을 통해 절절히 지적했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났다. 지금 전북의 사정은 어떤가? 새만금과 태권도공원 유치는 결실을 맺었다. 반면 동계올림픽 유치와 김제공항은 물 건너 갔고 방사성 폐기물처리장 시설은 경주에 넘겨주고 말았다. 단순히 계산하면 절반 성공, 절반 실패다.그리고 뒤늦게 얻은 게 전주완주 혁신도시 건설사업이다. 그런데 그 혁신도시에 오기로 했던 토지공사가 주택공사와 합병되면서 통합공사 유치를 둘러싸고 경남과 사생결단의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7년전의 '참으로 질긴 불평등과 홀대에 대한 푸념'이 낡은 레코드판 돌 듯 다시 우리 귓전을 때릴 조짐을 MB정부는 지금 보이고 있는 것이다.전주시내에 나부끼는 LH공사 우리 몫 지키기 요구 깃발은 우리 지역의 아우성(?)을 소리없이 대변하고 있다. 분산배치만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도민들의 열망은 재경 도민회원들까지 참가한 국회앞 대규모 시위로 충분히 표출됐다.김완주 지사와 국회 장세환 의원의 삭발도 비장한 의지 표명이고 도의원들의 청와대앞 마라톤 시위도 정부의 판단에 움직일 수 없는 대못을 박았을 것으로 믿는다.항간에 나도는 '영부인 사업'이라는 얼토당토 않은 루머 또한 그야말로 낭설로 그치기를 바란다. 현란한 말솜씨와 임기응변에 능한 국토해양부 정종환 장관이 적당히 양쪽 지역 여론을 듣는 척 하다가 결정적 순간에 그 쪽(?) 손을 들어주는 우를 범한다면 그 뒷감당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정부는 분명히 알아둬야 할 것이다./ 김승일 (객원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기타
  • 2011.04.25 23:02

[김승일 칼럼] 전주사람 참 양반들이다

직장 생활을 끝낸 후 내 교통수단은 시내버스다. 굳이 시간 맞춰 출퇴근 할 일 없고 술좌석이 많은 편이라 나들이 하는데 시내버스만큼 편한 게 없다. 더군다나 요즘 시내버스를 타면서는 때로 호사를 누리기도 한다. 어쩌다가 파업으로 대체 투입된 리무진 관광버스를 만났을 때다. 우선 좌석이 넉넉한데다 편안하고 차내도 청결하다. 앉으면 TV방송까지 시청할 수 있으니 마치 어디 여행을 가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대부분 운전기사도 꽤 친절하다. 버스에 오르면 어서 오시라고 인사까지 하는 기사도 있다. 주로 대학생으로 보이는 아르바이트 승무원도 싹싹하게 어른 대접 할 줄 안다. 일반 시내버스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예우다. 무엇보다 노약자석을 버젓이 차지한 채 한눈파는 청소년젊은이 꼴 안 봐도 되고 어쩌다 행선지 한번 잘못 물어 봤다가 기사한테 면박 당하는 일도 없으니 속이 다 후련하기도 하다. 자 그러니 시내버스 파업? 그거 오래가면 어떤가. 하루 일진만 좋아도 이렇게 친절하고 깨끗하고 안락한 리무진 버스로 1000원짜리 손님 대접 제대로 받으며 다니는데 무슨 불만인가. '파업 할 테면 해 봐라. 얼마든지 버텨주마.' 그런 배짱이 들 때도 있다.물론 오기로 하는 소리다. 그동안 시내버스 타고 다니며 받은 고통과 불편을 이렇게라도 분풀이(?) 해야 속이 풀릴 것 같아 부려보는 억지다. 사실 파업사태 이래 시내버스 승객들이 겪는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평소 20분 간격으로 다니던 버스가 30분, 한 시간 이상 지체되는 일이 잦다. 벽지노선 같은 경우는 아예 결행하는 일조차 다반사다. 직장인이나 학생들의 지각사태, 변두리 지역 시민들의 통행불편, 재래시장 상인들의 영업 손실 등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겨울 그 혹독한 추위 속에 승강장에서 발을 동동거린 서민들의 고통은 당해 본 사람들만이 안다.사정이 이리 한데도 100일을 넘긴 시내버스 파업은 아직도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도지사와 시장이 으름장을 놓고 시민단체들과 원로(?)라는 사람들까지 나서서 노사 양측을 설득하는 모양이지만 당사자들은 한 치의 양보 없이 대치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그들이 한없이 얄밉게만 보인다.법원에서 인정해 준 단체교섭권을 앞세운 노조는 아직도 강경한 자세다. 노동부가 편들어 준 사업주 측 역시 막대한 보조금까지 지원받으면서도 빳빳한 고개를 숙일 줄 모른다. 대화와 타협? 그런 절차와 방식조차 그들 사고에 인식 될 틈이라도 있는가? 시민들의 발을 볼모로 한 노사 양측의 밥그릇 싸움은 그래서 어떤 명분으로도 용인받기 힘든 게 지금 상황이다.어느 쪽이든 통 큰 양보로 파업을 풀어라. 점잖은 시민들이 참고 지켜보는 데도 한계가 있다. 어떤 술좌석에서 했다는 한 젊은이의 일갈이 귀에 새롭다. "전주 사람들 참 양반이다. 만일 지금 같은 파업사태가 광주에서 일어났다면 어떻게 됐을까. 거기서도 노사가 이렇게 뻣뻣하게 버틸 수 있을까?" 그러니 나도 한마디 해야겠다. "그만 놓고 어서 제자리로 돌아들 오시오."

  • 오피니언
  • 기타
  • 2011.03.21 23:02

[김승일 칼럼] 고생은 한 시간 인생은 백년

인생이 무의미하다고 생각되는 순간들이 있다. 상실과 슬픔, 혹은 위기에 처해 있거나 고통스런 순간과 맞닥뜨렸을 때다. '나는 운이 나쁜 사람'이라고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에게 이 순간은 비극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깊은 절망감에 빠져 생의 의욕을 상실하고 급기야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는 일도 있다.운이 나쁜 편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의 상당수는 자신의 감정을 남들이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의 인생관과 생활방식을 규정지은 너무 힘든 시간을 겪어왔기 때문이다.반면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다르다. 그들 역시 어렵고 힘든 순간들,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겪은 힘들었던 상황이 불행한 삶을 살았다고 말하는 사람들보다 그리 낫지는 않다. 오히려 더 나빴던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이런 역경의 시간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들은 너무 소박하거나 감정이 무딘 사람들이라 그럴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정반대일 수 있다. 이들은 그 힘든 상황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웠던 시절의 경험을 통해 한 인간으로서 배움을 넓히고 성장할 수 있었으며 발전해 나왔다고 생각한다. 좋은 일은 행운이라고 받아들이고 힘들었던 경험을 거울삼아 그 결실을 이웃들과 함께 나누려는 마음을 먹는 것이다. 얼마 전에 읽은 스페인 출신 저술가 알렉스 로비라의 '멋진 인생을 위한 지혜' 중의 한 대목이다.암에 걸린 덕분에 자신의 몸을 더 챙기고 아끼게 되었으며 식사와 생활습관과 육체적정신적 건강에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는 사람도 비슷한 경우이다. 사업에 실패한 후 그 이유가 동업자 때문이라거나 시장 상황 탓이라거나 하는 핑계 대신에 실패의 진정한 이유가 자신의 준비부족이나 교만 때문이었다면서 실패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반성하는 이도 마찬가지다.그렇다면 나쁜 운 탓으로 돌리는 사람과 달리 그토록 힘들고 고통스런 삶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운이 좋은 인생을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저자는 다음 몇 가지 습관을 들고 있다. ▲긍정적인 마음자세 ▲남의 탓 하지 않기 ▲실수로부터 배우기 ▲언제나 자신감 갖기 ▲생생하게 꿈꾸기 ▲잘 참고 잘 결단하기 ▲주변사람 배려하기 등등.모두 옳은 말이다. 새삼 운수타령 안 해도 그동안 많이 들어본 행복의 조건 수준들 아닌가. 그러나 주변을 둘러보면 세상살이가 참 각박하다는 생각이다. 뼈 빠지게 일해도 살림이 펴지지 않는다는 서민들의 한숨소리, 직장을 못 구해 절망하는 젊은이들, 전세난이다 구제역이다 조류독감이다 우리를 옥죄는 재변들 천지다. 좋은 인생을 산다는 낙관은 어디서도 쉽게 찾아지지 않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그러니 어쩔 것인가. '인간의 운수란 그물 안에 든 물과 같아서 끌어 당기면 부풀지만 끌어 올리면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다'는 톨스토이의 다독거림을 위안 삼을 수밖에. 그는 고생은 한 시간이고 인생은 백년이라고도 했다./ 김승일 (본지 객원논설위원)

  • 오피니언
  • 기타
  • 2011.02.14 23:02

[김승일 칼럼] 늙어 간다는 것

사람들은 새 해를 맞게 되면 우선 자기 나이부터 헤아려 보게 된다. 아이들은 한 살 더 먹었음을 즐거워 하고 젊은이들은 나름대로 새롭게 각오를 다진다. 그러나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은 다르다. '아니 내 나이가 벌써' 할 정도면 그는 틀림없이 노인이다. 세월의 무상함을 되뇌이면서 거울속에 비친 내 얼굴, 늘어 난 주름살에 한 숨부터 내 쉬게 될 것이다. 노인의 나이를 몇살부터로 할 것인가는 불분명하다. 생물학적 나이로만 따지기 어려운게 70에도 청춘을 유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40대에 이미 초로(初老)에 접어드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연금 지급 기준이 60세이고 65세가 되면 기초 노령연금 수급 대장자가 되니 그 어름이면 노인인 셈이다. 그렇다고 그 나이에 노인 대접 받기도 힘든게 요즘 세태다. 시내 버스를 타보라. 노약자석에 버젓이 앉아 휴대폰 문자보내기에 열중하는 중고생이나 젊은이들이 노인에게 자리 양보하는 모습은 찾아 보기 힘들다. 지하철에서 옆자리 젊은 처녀에게 노인공경을 얘기했다가 민망한 꼴을 당하는 할머니의 모습도 TV에 비친다. 가정에서 뒷 방 늙은이로 밀리고 사회에서 나이 대접 못 받는 노인들의 처지가 참 딱하다. 하지만 너무 비관만 할 일은 아니다. 나이 6~70에 아직도 노익장을 과시하며 사회 각계에서 활발히 일하는 노인들도 얼마든지 있고 등산이나 스포츠, 취미활동으로 노년의 삶을 보람있게 즐기는 실버들도 많다.연초 스크랩북을 뒤지다가 노인에 대한 재미있는 글귀 한 대목을 발견했다. 과문(寡聞) 탓으로 어느 경구(警句)에서 발췌한 것인지, 아니면 요즘 흔한 인터넷 개그 수준인지는 모르지만 음미해 볼만 하기에 옮겨 본다.<환갑(還甲)인 60에 데리러 오거든 지금 안 계신다고 전하여라 / 고희(古稀)인 70에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이르다고 여쭈어라 / 희수(喜壽)을 즐긴다 하여라 / 산수(傘壽)인 80에 데리러 오거든 이래뵈도 아직은 쓸모있다고 하여라 / 미수(米壽)인 88에 데리러 오거든 조금은 쌀밥을 더 먹고 가겠노라고 하여라 / 졸수(卒壽)엔 90에 데리러 오거든 그렇게 서둘지 않아도 된다고 하여라 / 백수(百壽)인 99에 데리러 오거든 때를 보아 스스로 가겠노라고 하여라>아마도 인간 수명을 해학적으로 풀이한듯 하지만 곰곰 새겨 보면 '개똥밭에 딩굴어도 이승이 낫다'는 속담을 그럴듯하게 각색한것 같아 실소를 금할수 없게 한다.그렇다. 사람은 누구나 늙는다. 아무리 발버둥 친들 흐르는 세월을 무슨 힘으로 막을수 있겠는가. 때가 되면 가는 길은 인생에 정해진 궤도가 아니겠는가. 그러니 늙는다고 너무 슬퍼할 일은 아니다. 때로는 젊음보다 늙음이 더 멋진 경우도 많다. 새 해를 맞아 스스로의 늙음에 대해 조용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봄이 어떨지. 아무리 살기가 고단해도 인생은 역시 아름답다는게 철인(哲人)들의 설파(說破) 아닌가.

  • 오피니언
  • 기타
  • 2011.01.10 23:02

[김승일칼럼] ‘생선을 지지듯이’하는 政治

중국에는 옛날부터큰 나라를 다스리는데는 작은 생선을 지지듯이 해야한다(治大國 烹小鮮)는 정치철학이 전한다.여기서 작은 생선이란 나라 안에 있는 여러 집단을 뜻한다. 지금으로 말하면 정당이나 공무원 경제인 사회단체 같은 다양한 이익집단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노자(老子)가 갈파한 이 말은 흔히 황로(黃老)의 술(術)이라 하여 전국시대 이래 중국의 변함없는 통치술로 응용돼 오고있다.생선을 지지듯이조심스러워야 한다는 말은 위로부터의 개입이나 간섭을 되도록 줄이고 자체적인 활력에 대소사를 맡겨야 한다는 뜻이다.하긴 중국처럼 큰 나라에서 중앙정부가 지방의 사소한 일까지 모두 간섭하려 들었다간 나라가 제대로 굴러 갈수가 없을 것이다. 그저 조심 조심 생선 지지듯이다스려나가야 나라가 조용했을 터이다.黃老의 術이라는 철학이 정치철학을 실행에 옮겨 명재상이된 사람이 한(漢)나라 때의 조참(曹參)이었다. 그는 본래 유방(劉邦) 휘하의 무장이었기 때문에 정치를 잘 몰랐다.그래서 나라 안에 있는 학자들을 모아 정치에 대한 의견을 물어 보았다. 여기서 얻은 결론이 황로의 가르침이었던 것이다. 훗날 그가 한나라 재상으로 발탁되어 임지를 떠날때 후임자에게 이렇게 당부했다한다.一옥(獄)과 시(市)에 대해서는 부디 신중히 대처하라. 송사(訟事)와 시장에는 선과 악이 동시에 존재한다. 엄격하게 다스리면 궁지에 몰린 쪽은 결국 몸둘곳을 몰라 난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18사략(史略)에 나오는 이야기다.새 정부의 국정운영과 정책 방향 정립을 위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정부부처간의 정책조율 작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인수위는 정부부처의 업무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서와 같은 지시일변도대신 상호간에 열린 자세로 객의없는 토론을 통해 각 부처 입장을 적극 청취한다는 입장이다.선거공략에 대해서도 부처와 함께 시행시기 예산등 현실적 장애물을 가감없이 검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그런데 이런 지침과는 달리 그동안 인수위 활동을 싸고 간단없이 잡음이 들리고 있다. 노동부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한 인수위원이 자리를 박차고 회의장을 나갔다는 소식이다.전경련쪽에서는 사회주의 성향운운의 비판이 나왔다 해서 한바탕 논란을 빚은 후 결국 스스로 사과하는 선에서 사태를 마무리 지었다.공정거래위원회의 언론사 과징금부과취소처분을 두고도 인수위측과 갈등을 야기하고 있는 인상이다. 심지어 한시적 기구인 인수위가 마치 점령군 행세를 한다는 터무니 없는(?) 일부 비판도 없지 않은듯 하다.기존의 틀깨는 改革마인드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대부분이 학자 출신들로 짜여진 인수위측의 개혁적인 시각과 기존 행정부 관료나 경제단체의 보수적 시각이 여과없이 노정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실 이런 현상은 일정 부문 불가피하기도 하다.그래야 기존의 틀을 깨는 개혁 마인드가 빛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정권이양의 과도기적 단계에서 새 정부의 정책지도를 만들어 가는 인수위원 새 대통령의 정치철탁과 국정의지를 적극 수용해야 할 정부부처는 결국 국정의 동반자일뿐 갈등과 대립의 관계는 결코 아니다.그런 의미에서 노무현당선자측에 한마디 해둘게 있다. 나폴레옹의 충고대로 가장 위험한것은 권력을 잡은 다음이다. 승리는 사람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다.그래서 지금은 한 발자국 물러서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유연스러움이 있어야 한다. 생선을 지지듯이 조심스럽게 국사(國事)를 다루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말이다.일찌기 케네디 미대통령이 던진 농담이 생각난다. 일이 안될때 사람들은 모두 대통령을 원망한다. 그것이 대통령에게 급료를 주는 이유중의 하나이다./김승일(본사 주필)

  • 오피니언
  • 기타
  • 2003.01.17 23:02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