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생명허브 안착 위해 연구개발특구 지정을"
지난 8월부터 시작된 ‘전북의 미래, 농생명 허브를 꿈꾸다 기획취재’ 과정에서 수많은 논의들이 오갔다. 전북혁신도시로 농촌진흥청 등 농생명 기관들이 하나 둘씩 이전해 오면서 이와 연계한 상생 방안들이 쏟아졌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전북을 방문한 자리에서 농생명 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면서 ‘전북 농생명 허브 프로젝트’는 점점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전북이 농생명 허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이 남아 있다. 지난달 21일 열린 ‘전북의 미래, 농생명 허브를 꿈꾸다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사회= 김정엽 기자 / △토론자= 소순열 전북대 교수, 이병서 농촌진흥청 미래전략팀 과장, 김진석 전북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송재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이재혁 전북도청 농식품산업과(전문계약직)
◇농생명 기관 집적
-사회= 농촌진흥청, 김제 민간육종단지,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등 많은 농생명 산업 기반들이 전북에 들어오고 있다. 점점 농생명 특화단지로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데, 이를 활용해 전북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 의견을 말해달라.
△이재혁= 많은 농생명 기관이 전북으로 오는데 이를 활용하려면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이전기관들은 각각 공공의 역할이 있기 때문인데, 전북을 위한 사업만을 펼치기엔 한계가 있다. 그래서 기능적으로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 소규모로 협력을 하는 건 가능해도 전체적으로 다 같이 협력하진 못한다. 가령 미생물 분야로 한정했을 때 3~4개 기관 정도로 필요한 부분에만 산재돼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구심점이다. 전체적으로나 형식적으로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한다.
△송재준= 앞서 말씀하셨듯이 정부출연 기관들은 각자의 역할이 있다. 농진청도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고, 정읍 첨단방사선연구소 그렇다. 그렇다면 원래 미션인 농생명 허브 프로젝트를 유지시키면서 어떻게 전북의 농생명 기관과 이것을 조화시킬 거냐 하는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면에서 이제 여러 가지 것들에 대한 시도가 있어야 하는데 그 중에 하나가 컨트롤 타워다. 그러나 이도 쉽지 않다. 첫 번째 쉽지 않은 이유 중의 하나는 이해관계가 다 다르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많은 기관들을 컨트롤 하려고 하면, 이를 통제할 수 있는 힘을 부여해줘야 한다. 이 두 가지가 선행되지 않으면 컨트롤타워도 있으나 마나한 존재가 될 수 있다.
△소순열= 전북에 남은 과제는 농생명 자원들을 어떻게 연계시키느냐의 문제다. 이게 굉장히 큰 문제다. 그렇다면 컨트롤 타워가 필요한데, 전북도가 이를 주도적으로 가지고 가야 한다. 그러나 관이 주인이 되는 것은 반대다. 농생명 허브 프로젝트의 성공은 결국 수많은 기술들을 어떻게 산업화하느냐이다. 이는 관주도만으로는 될 수 없는 문제다. 민간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게 중요하고, 관은 자연스럽게 기술과 산업화가 연계될 수 있도록 지원을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
△이병서= 컨트롤 타워는 지식 즉 R&D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구성할 것이냐와 이에 더해 기업까지 들어온 상태에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까지 포함해 구성할 것이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이에 대한 분명한 목표 제시가 이뤄져야 한다. 컨트롤 타워 구성에서 한 가지 더 중요한 문제는 개방성이다. 여기에 참가한 사람들에 대한 생각들, 인식의 문제가 사실 농생명 허브 프로젝트의 성공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농생명 허브 프로젝트 명암
-사회= 여러 가지 상황들이 분명 전북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전북도가 농생명 허브 프로젝트에 대한 청사진을 내놨다. 이를 두고도 많은 의견들이 있는 것 같다.
△소순열= 전북도의 농생명 허브 프로젝트의 범위가 굉장히 넓다. 또 앞으로 전망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도 문제다. 어떤 점을 특화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전략이 조금은 불분명해 보인다.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송재준= 여러 가지 거대한 문제들을 아우르다보니 두루뭉술해진 감이 없지 않다. 그러다 보니 어떤 분야에서는 방향성이 조금 흐려진 듯도 하다. 그러나 전북이 가지고 있는 농생명 기관 등 실질적 기반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기반들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취지에는 동감한다. 이제는 좀 더 세밀한 기획을 해야 한다. 연구기관 등 하드웨어는 충분하다. 이제는 이를 활용한 세부 전략이 나와야 한다.
△김진석= 세부전략이 부족한 것은 맞다. 그러나 조금 다르게 생각하면 우리가 이 프로젝트를 더 크게 만들었어야 한다. 전북의 미래를 설계해 나가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사업을 발굴해야 하는 게 맞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쟁일 수도 있지만, 만약 다른 지역에서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면 1조 단위가 넘었을 것이다.
◇전북연구개발특구 지정
-사회=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들을 종합해 보면 가장 필요한 것은 농생명 허브를 이끌어 갈 컨트롤 타워와 세부전략 마련이 앞으로 남은 과제로 보인다.
△송재준= 특구 지정은 굉장히 중요하다. 실제로 대전이 대덕연구개발특구로 인해 첫 번째는 연구개발 일번지라는 상징성을 얻었고, 두 번째는 특구를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네트워크가 굉장히 좋아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차피 지금의 기반을 가지고 갈 거라면 기반을 하나로 묶어서 특구화 하는 건 굉장히 바람직하다. 다만 이런 부분들은 정치권에서 해줘야 한다. 도지사나 도의회에서 그런 부분에 많은 힘을 쓰고, 나아가서는 지역 정치권이 한 목소리를 내야 할 필요성도 있다.
△소순열= 동감한다. 전라북도가 글로벌하게 나가는 데 있어서 반대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현재 전북도의 계획이 지역과 무관한 대기업 위주로 가고 있는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 R&D 지원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 부분이 선행돼야 전북연구개발특구 지정 문제도 풀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병서= 연구개발특구 지정은 중요한 문제다. 다만 R&D를 순수하게 하는 기관의 사람들은 특구 지정에서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듯 하다. 오히려 특구에 들어오는 기업들에게 어떤 연구결과를 제공하고 이들에게 맞는 기술력을 선보일 수 있느냐가 연구개발특구의 성공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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