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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공직자와 뇌물

최근 부패혐의로 구속된 중국의 한 지방관리가 ‘홍바오(紅包)’라고 불리우는 뇌물수수 방법 11가지를 털어 놔 화제다. 국무원이 발행하는 ‘중국경제시보’에 따르면 복건성(福建省)의 정앙령(丁仰寧) 이라는 이 관리는 96년 현(縣)서기가 된후 3년동안 1백만 위안(元)의 ‘홍바오’를 받았다는 것이다. 우리 돈으로 약 1억4천만원이니 적지 않은 액수다.

 

공무원 부패를 엄중히 단죄하기로 소문난 중국사회에서 지방관리가 이 정도 뇌물을 챙긴것도 흥미롭지만 그 수수방법이 어쩌면 우리와 그리도 똑 같은지 혀가 내둘릴 지경이다. 그가 참회록을 통해 털어놓은 촌지수수 11가지 방법중에는 춘절(春節)이나 중추절(仲秋節)때 안부인사를 핑계로 촌지를 받는 것, 병원에 입원했을때 하급 직원이나 업자들로부터 위로금 명목으로 돈을 받는것, 과일이나 담배, 술병 등에 돈을 숨겨 받는 방법 등이 망라돼 있다. 사과박스에 뭉텅이 돈을 넣어 전달하는 우리나라 뇌물관행에는 못 미치지만 하급관리가 이 뇌물을 대가로 이권과 청탁을 바터했다는 점 또한 우리와 하나도 틀리지 않는다. 다만 그쪽에서는 부패한 관리가 참회록이라도 쓰면서 반성의 기미를 보였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공직자가 없었다는 점이 다르다고나 할까?

 

엊그제 대통령이 또 한번 공직자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공직기강을 바로 잡기 위해 사정활동을 강화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직비리의 대표적 케이스인 뇌물수수 관행이 이런 엄포로 단숨에 근절되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적당적당히’나 ‘눈치껏’의 물밑 거래가 여전히 공직사회의 밑바닥에 잠재하고 있음이 도처에서 목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독일 속담에 ‘돈이 있으면 재앙이 있다. 그러나 돈이 없으면 최대의 재앙이 온다’고 했다. 그러나 이 말은 돈의 소중함을 일깨우자는 것이지 부정한 방법으로라도 돈을 모으라는 말은 아니다. 돈이 약이되고 때론 재앙이 되는 것은 바로 돈이 뇌물로 쓰였을 때다. 뇌물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공직자들이 새겨 들어야 할 속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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