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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시호(諡號)

시호란 왕 또는 종친, 공을 세운 신하, 학문이 뛰어나 존경받은 학자들에게 그들이 죽은 뒤, 생전의 행적을 칭송하여 국가에서 추증하는 이름을 말한다. 이에 해당하는 사람이 죽으면 그의 자손들이 모여서 선조의 행실과 공적등을 제출하면 관련 부서에서 결정하였다. 한편, 임금의 특별한 교시가 있을 때는 자손들의 신청을 기다리지 않고 관련 부서에서 직접 시호를 정했다.

 

시호는 일정 법칙에 따라 정했으며 사용되는 글자는 1백20여자에 달했다. 이는 글자마다 뜻이 들어 있어 생전의 행적에 알맞은 글자를 조합하여 만들고, 시호 아래 공(公)자를 붙여 불렀다. 숭문주의 사회에서는 문(文)자가 최고의 영예였으며, 이외에도 정(貞), 공(恭), 양(襄), 정(靖)과 무관에게는 충(忠), 무(武), 의(義)등이 자랑스러운 글자였다. 시호를 받는다는 것은 가장 영예로운 표창으로 족보에는 물론, 묘비에도 기입되는데 그 중요성 때문에 글자문제로 시비와 논란이 많았다.

 

무인의 시호로 가장 영예스러운 충무공은 이순신 장군의 대명사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요즈음 모방송국의 사극에 등장하는 연산군은 광해군과 함께 시호를 받지 못한 임금중 하나다.

 

시호는 죽고난 후에 받는 것이어서 끝맺음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았지만 그 끝이 잘못된다면 이는 참으로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 같이 안타까운 일이 된다. 그래서 인생을 교훈하는 ‘채근담’에서는 어느 한 사람의 성공여부는 그 사람의 후반생을 보아야 안다는 말을 하고 있다.

 

나이 들고 성공하여 마음과 삶이 넉넉하고 멋있는 분들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그와는 반대로 까다로워지고 분수를 모르는 욕심 때문에 그 귀한 명예를 더럽히는 안타까운 사람들도 보게 된다. 성공을 마무리하지 못하여 실패하는 사람들이다.

 

때가 되면 놓을 것을 놓을 줄 알아야 한다. 성공한 자의 과욕은 교만이요, 수치요, 추한 것이다. 시호를 줄 일도 받을 일도 없는 시대지만 삶의 의미나 명예는 예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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