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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꼴불견 벚꽃 축제

벚꽃이 활짝 피어 나면서 진해군항제를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벚꽃 축제’가 한창이다. 도내에서도 정읍천변을 비롯하여 진안 마이산, 김제 금산사, 완주 송광사 등지에서 잔치마당이 열려 상춘객들이 북적거리고 있고 전주∼군산간 1백리 꽃길에서 축제 분위기는 절정을 이루고 있다.

 

벚꽃은 만개(滿開) 시기가 짧은 대신 화사하기 그지 없어 봄을 대표하는 꽃으로 불리운다. 개나리, 진달래가 봄 소식을 전한 후 그 봄의 화려함을 벚꽃이 장식하는 것이다. 벚꽃이 봄바람에 흩날리는 정경을 어느 시인은 이렇게 표현하기도 했다. ‘봄 바람에 벚꽃잎 분분히 흩날리니/ 산비둘기 구구구 날아와 무네’ 꽃망울이 제 생명을 다하고 새 순이 돋아날 무렵 눈처럼 서럽게 떨어져 내리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한 폭의 애잔한 풍경화를 연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도내 각 시군별로 경쟁하듯 벌이고 있는 ‘벚꽃 축제’가 근래 들어서는 별로 알맹이가 없는 ‘행사를 위한 행사’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를 듣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해당 지역 시군이 벚꽃 만개 시기에 맞춰 벌이는 각종 행사들이 관광객들을 끌어 들이는데 한 몫을 하고는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먹거리, 볼거리등이 특색없이 짜맞추기 식으로 나열되는데 불과하여 진부하기 그지없다는 것이다.

 

그런 현상은 전주∼군산간 꽃길 축제에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지난 주말 목천교 주변과 만경강변은 밀려든 차량들로 큰 혼잡을 빚었으며 상춘객들의 무질서와 취객들의 고성방가, 바가지 상혼이 어우러져 꼴볼견의 극치를 보는듯 했다. 그렇다고 잔치마당에 먹고 마시는 것을 나무랄 일은 아니다. 그러나 노는데도 질서가 따라야 하고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져야 상춘(賞春)의 참 뜻도 헤아릴 수 있는 법이다. 남에게 불쾌감이나 안겨 주는 ‘먹자판 놀자판 축제’가 이대로 계속 되다가는 외래 관광객은 말할 것도 없고 자칫 도민들에게 마저 외면 당하는 일이 없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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