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새워가며 한다’ ‘안하면 초조하고 불안하다’ ‘잃은 돈을 되찾으려고 한다’ ‘이혼을 하거나 승진 기회를 놓친다’ 노름 중독증에 걸렸는지를 측정하는 기준중의 몇가지다. 정신과 의사들이 만든 자기진단 방법에는 이밖에도 많은 항목들이 있는데 대부분이 마약을 연상시키는 것들이다. ‘이번 꼭 한 번만’이라고 다짐하는 것이나 결국에는 공금에까지 손을 대는 것까지 비슷하다.
이렇듯 도박이나 마약은 한 번 빠져들면 좀처럼 헤어나기 힘든 속성이 있다. 심한 중독증세 때문이다. 도박을 하다가 적발돼 처벌을 받은 사람중 70%가 풀려나자 다시 도박을 한 것으로 조사된 통계도 있다. 정신의학적으로 보면 도박은 개인의 의지로 고칠 수 있는 습관이 아니라 뇌의 충동조절기능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일종의 장애 현상이라고 한다. 그래서 어떤 정신의학자는 ‘돈을 잃고 싶다’는 자기파괴 본능이 도박 중독의 원인이 된다는 역설적인 설명도 하고 있다.
그렇다면 내기 바둑 한판이나 내기 골프에 몇억원씩을 거는 노름꾼들은 도대체 얼마나 돈을 잃어야 자기파괴 본능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것 일까. 그러고도 돈을 잃으면 다시 찾겠다는 욕심으로 도박판을 키우는 증상은 또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도대체 종잡을 수 없는 것이 노름 중독증이 아닌가 싶다.
IMF위기로 한창 어려웠던 시기에 미국의 라스베이거스 도박판에서 비카라, 블랙잭 도박으로 하룻밤에 몇억씩 날린 졸부들이 국민들의 분노를 산 적 있었다. 아무리 내 돈 내 마음대로 쓴다지만 정도를 벗어나면 손가락질 받기 마련이다. 이번에는 주(駐) 이스라엘 대사가 카지노 도박으로 수천만원을 잃은 사실이 알려져 엊그제 소환되기도 했다. 공직자의 윤리의식마저 마비시킨 도박중독증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입증시킨 사건이다.
전자오락실이 도박의 온상이 된지는 오래다. 요즘에는 인터넷을 이용하는 네티즌이 급증하면서 각종 내기와 도박성 게임을 할 수 있는 사이트들마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다. 사회 여기저기 널려있는 도박 증후군을 차단하는 일도 마약 못지 않게 시급하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