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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창] 비뚤어진 술 문화가 '원흉'



이번 개복동 유흥가 화재를 놓고 역시 야단들이다.

또 다시 무려 12명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갔기 때문이다. 아니 2년전 같은 곳에서 빚어진  참사와 차이가 있다면 희생자 수가 3배나 돼 확대재생산 됐다고나 할까.

그래서 성난 목소리가 더 크다는 점이다. 

취재를 이유로 순식간 달라붙은 언론, 범인을 철저히 색출하겠다며 법석을 떠는 경찰, 원활한 사고처리를 위해 신속히 상황실을 설치한 행정, 사후 재발방지 대책을 부르짖는 관련단체, 유족들의 통곡...

그리고 며칠 지나면 다시 잠잠해질 스토리가 다 읽지 않아도 뻔히 내다뵌다.

이런 저런 행태가 스테레오 타입이다. 돌고 도는게 역사라고 하듯 사고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걸 비단 이번 화재 참사 말고도 숱하게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나는 단언한다.

그렇다면 유흥가 참사 정말 막을 수 없는 필연 재앙인가.

지금같은 사회 의식구조라면 분명 그렇다. 불문가지다.

제 아무리 사법정의의 화신 포청천이 나와도 그렇고 청렴 행정가의 대명사 태국의 잠롱시장이 한국에서 시정을 펴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술과 여자와 돈을 유독 좋아하는 우리 사회의 만연된 풍토가 개선되지 않는한 근절책은 아예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유흥가의 지상목표는 오직 돈이다. 업주들에게서 자존심이나 명예는 거추장스러울 뿐이다.

세상 단맛 쓴맛 다 보고서 이곳까지 온 그들이다. 몇 년 장사하면 떼돈을 버는 곳이 바로 이 업종이다. 

이번 사건의 주범 이성일이만 봐도 그렇다. 30대 후반 나이에 수십억대의 재산가요 , 하루 수입이 평균 4백만원이었다.

그래서 모든 악과 결탁해서라도 한탕 벌어야겠다는 그들의 절박한(?) 심리는 법과 행정 보다 항상 한 수 앞서기 마련이다.

당국이 설령 뒤늦게 보완 대책을 마련한다 해도 이미 타임래그 현상으로 뒷북치기에 그친다.  게다가 끊임없는 그들의 로비와 유혹의 손길은 사탄의 사과 보다 더 지독하다. 공무원들이 이를 뿌리치는데는 고통 그 이상이다.

그렇다면 답은 간단하다.

유흥가에 악순환되는 불법행위와 참사를 막는데는 돈줄을 차단하면 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비뚤어진 술 문화가 존재하는 한 치유는 불가능하다.

한국 남성들의 술 사랑은 이미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양주에다 폭탄주 등 주종을 가리지 않고 엄청나게 마셔대는 술 소비량도 그렇지만 술자리 또한 요란하다.

2차, 3차로 이어지면서 니나노 판이 펼쳐져야 만 직성이 풀리는게 한국 술꾼들의 작태다. 그 자리서는 소위 작부, 깜밥, 매미들이라 불리우는 접대부들이 함께 하면서 해괴망칙한 일들이 신명나게 한판씩 벌어진다.

평소 인색하던 술꾼들도 이 자리만 오면 술값에다 팁까지 흥청망청 패스포드에서 쉽게 뭉칫돈을 내주는게 우리의 술자리 풍토다.  가무와 풍류를 즐기는 민족치고는 수준 이하다.

온갖 저질과 타락이 꽃피고 열매를 맺는 곳이 바로 우리 사회의 가요주점이요, 룸싸롱이요, 홍등가가 아니던가. 

구린 곳에 구더기가 꾀듯 타락한 돈에 타락한 군상들이 몰린다는데 어떤 수단으로 제재하랴.  
비뚤어진 술문화를 만들고 계속해 오는 한 제2, 제3 참사는 예견될 수 밖에 없다.

이번 참사를 놓고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나. 우리 모두의 책임인데...

/ 본보 군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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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탁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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