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데스크창] 전화 한통화 편지 한통



사람을 가르치는 스승에 대한 존경심은 동서고금을 통해 다를 바가 없다.

이웃 일본에도 스승의 사기를 올리고 위로하기 위한 스승의 날이 있다.

우리 보다 이틀 뒤인 5월 17일이 바로 그날이다.

그러나 일본의 스승과 학생, 학교가 맞는 스승의 날은 사뭇 우리와 다르다.

우리는 5월이 오면 어린이 날 , 어버이 날에 이어 스승의 날을 3대 명절이나 되는 만큼 챙기기 요란하다.

반면 일본의 학교 주변에는 있는 듯 없는 듯 스승의 날이 조용히 지나간다.

우리처럼 갖가지 부작용 때문에 이날을 공휴일로 보내느니 마느니 논란도 없다. 지역적으로나 학교 별로 특별한 기념 행사도 치루지 않는다.  수업은 평상시처럼 착실히 진행된다.

특이한 일은 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촌지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와 사뭇 다른 관점이다.

행여 촌지를 줘야하나, 말아야 하나 , 준다면 얼마나 줘야 하나 고민하는 학부모.

또 이를 받아야 하나 ,아니면 정중히 거절해야 하나 본의 아닌 갈등을 겪어야 하는 교사. 모두가 한국적 특유의 현상이다.

일본인 학부모와 학생, 교사들의 관점에서는 정말 우습다.

이 나라에서는 스승의 날을 맞아 책상에 선물과 편지가 수북히 쌓이는 교사가 가장 자랑스럽다. 

때론 학교로 찾아오는 학부모와 제자가 그들을 즐겁게 한다. 오히려 별 볼일 없이 이날을 지나치는 교사는 수치로 여긴다. 그만큼 교육 수요자로부터 인기가 없었고 참스승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일본 사회에서 교사들에 건네는게 우리처럼 수표와 상품권이 오가는 굵직한 촌지가 아니다. 내 자식을 잘 봐달라는 대가성 뇌물은 더 더욱 아니다.

그저 마음의 정을 담은 정표다.

그러니 주는 학부모 기꺼웁고 ,받는 교사 부담없는 일본의 스승의 날이다.

15일 우리의 스승의 날이 코 앞에 다가왔다.

학부모들의 촌지를 원천적으로 거부하기 위해 또 다시 일부 학교들이 휴무로 지정하는 비극 아닌 비극이 재연될까 걱정스럽다.

교육환경을 개선하자 확립하고 교사들의 사기를 올려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언제까지 메아리에 그치고 있는게 우리 교육계의 현실이다.

갈수록 거세지는 교단에 대한 외부의 도전과 폭력, 교원의 정년 단축, 공문에 파묻히는 잔업, 타 직업에 비해 여전히 허덕이는 보수.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스승을 스승답게 모실 교직의 풍토가 개선돼 있지 못하다.

올해로 21번째 맞는 스승의 날.

외면당한 교육여건을 체념하고 그래도 묵묵히 교단을 지켜왔던 참스승에게는 오히려 이날이 우울한 날로 기록될지 모른다.

일선 교사들에게 힘을 북돋아 주자.

그들은 제자나 학부모들로부터 무슨 큰 보따리를 원치 않는다.

그저 따뜻한 전화 한 통화, 편지 한 장, 꽃 한송이면 족하다.

문득 잊어버렸던 제자로부터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말썽꾸러기 ***에요...

반가운 목소리를 들었을 때 그동안 쌓였던 모든 시름과 회의는 한순간에 씻어내리라.

그리고 우리의 선생님들은 다시 내일의 보람을 안고 힘차게 교단에 나서리라.

/ 임경탁 (본보 편집부국장)

 

임경탁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군산새만금 글로벌 K-씨푸드, 전북 수산업 다시 살린다

스포츠일반테니스 ‘샛별’ 전일중 김서현, 2025 ITF 월드주니어테니스대회 4강 진출

오피니언[사설] 진안고원산림치유원, 콘텐츠 차별화 전략을

오피니언[사설] 자치단체 장애인 의무고용 시범 보여라

오피니언활동적 노년(액티브 시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