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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항 왜 상시준설체계 구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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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봉호 선임기자

군산항은 도내 유일의 국제무역항이다  개항 역사는 126년으로 깊다. 하지만 이에 걸맞지 않게 초라하다. 

국내 항만 물동량의 1.4% 처리,  전국 항만 입항 척수의 2%대가 군산항의 현주소다.

가장 큰 원인은 국가관리 무역항인데도 정부가 항만 건설에만 치중해 왔지 관리 측면은 등한시한 데 있다.

지난 1990년 금강하구둑 건설 이후 군산항은 토사매몰로 치명상을 입게 됐지만 정부는 상처 치유에 소극적이었다. 

매년 300만㎥의 토사가 항내에 쌓였지만 이의 1/3도 준설되지 않았다.  2/3는 매년 쌓여갔고 수심은 악화돼 갔다.  

항만내 준설 요구의 아우성은 갈수록 커져 갔다.  하지만 정부의 준설 예산 배정은 이를 외면했다.   매년 쥐꼬리만한 예산 배정으로 우선 급한 곳을 준설하느냐 바빴다.  그야말로 땜질식 준설이다. 

군산항은 준설하고 나면 언제 준설했느냐 싶을 정도로 곧바로 메워진다.  매주 2∼3차례 금강하구둑의 배수갑문을 열면 금강으로부터 연중 토사가 밀려 내려온다.  

특히 홍수기때는 많은 토사가 한꺼번에 항만으로 쏟아져  군산항은  홍역을 치른다.  

선석 준설의 경우 부두 규모별 계획 수심이 다르고 뻘의 유동성 때문에 준설공사를 하지 않은 선석에서 밀려 내려 온 흙으로 채워진다. 

투입된 준설예산의  효용성이 크게 떨어져 예산 낭비라는 지적까지 대두된다.     

그렇게 무려 35년간 토사매몰은 지속됐다.  항내에 얼마만큼 토사가 누적됐을까 가늠하기도 힘들다.

정부는 지난 1970년대부터 군산항의 건설을 위해 수조원을 투입했다.   그 결과 군산항은 외견상 31개 선석의 종합항만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속은 멍들어갔다.   

정부가 완벽하게 준설의무을 이행치 않아 온 탓에 기항기피와 취소로  군산항의 경쟁력은 밑바닥이다.

군산항은 현재  누적된 매몰 토사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정부로부터 배정된 준설예산이나 배정받아 땜질식 준설이나 하는 행태가 지속된다면  더 이상 군산항의 미래는 없다.   무역항으로서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새만금 신항은 언제 정상적으로 운영될 지 알 수 없다. 

5만톤급 2개 선석이 올해 완공돼 내년부터 운영에 들어간다지만  외괵 시설의 미비와 배후 부지의 민자 개발 계획 등을 감안할 때 정상적인 운영시기는 예측이 어렵다. 

현재 초기 단계에 있는 새만금 신항 건설은 차근 차근 이뤄지도록 하고 동시에 군산항을 활성화해야 하는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전북자치도 차원에서 군산항의 상시 준설체계 구축에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 전북자치도가 준설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용역을 추진,  준설 전문 기관으로 지방공기업의 설립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늦었지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러나 기획재정부,  행안부,  해양수산부 등과 연계돼 있는 지방공기업 설립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정치권과도 힘을 합해야 한다.  전북자치도는 그런 만큼 태스크 포스(TF)팀을 구성해 주도면밀하게 지방공기업 설립을 추진해야 한다. 

만일을 대비,  전북개발공사에 준설사업부를 두는 방안 등 플랜 B와 C도 함께 강구해야 한다. 

전북의 항만 경제 활성화를 위해 상시 준설체계 구축은 '선택' 이 아닌 '필수'다.  

안봉호 선임기자

   

안봉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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