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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창] 새정부, 새만금 논의의 출발점

 

 

 

새만금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논의는 새만금사업을 중단하라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갯벌의 가치를 내세우며 방조제 33㎞가운데 아직 막지 않은 4.4㎞를 더 이상 진행시키지 말라는 게 핵심이다.

 

 

새만금사업을 반대하는 편에서는 새 정부 출범에 앞서 지금이 이 사업의 방향을 바꿔 놓을, 절호의 기회로 삼는듯 하다. 여기에는 환경단체뿐 아니라 신부 수녀 스님 등 종교인과 일부 학자 등이 거들고 있다.

 

 

다시 불붙은 새만금 반대

 

 

이번 논의의 특징은 대안론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예술의 전당을 설계한 김석철 교수(명지대 건축대학장)는 베네치아의 수상도시에서 착안한 바다도시(Aquapolis)를 건설하자는 안을 내놓았다. 또 새만금생명학회에서는 에코폴리스(Ecopolis) 안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 대안론은 실현성 여부를 떠나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만으로도 한발 진전된 논의가 아닐까 한다.

 

 

여기에 김용옥씨(전 고려대 교수)는 "생명의 근원인 갯벌을 살려야 한다”면서 "전북도민들이 사업주체인 농업기반공사의 사기(詐欺)에 넘어가지 말라”고 일갈한다. 이와 함께 새만금살리기 기도회와 걷기모임 등을 통해 국민들의 인식을 환기시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같은 일련의 논의를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참 부럽다는 생각이다. 확신에 차서 자기주장을 펼수 있다는 것, 나아가 그것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실제로 새만금 문제는 다양한 프리즘을 갖고 있어 보기에 따라 정반대의 견해를 가질 수 있다. 원점으로 돌리자는 주장에서 부터 조기 완공하자는 의견까지 각양이다.

 

 

이와 관련, 환경단체나 종교인 등이 개발을 반대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인간의 근원과 생명가치를 존중하는 입장에 있으니 말이다. 인간은 물론 갯벌에 살고 있는 무수한 어패류며 이를 먹이로 삼는 조류 등의 생명체까지 끌어 안아야 한다면 더욱 그러하다. 반면 경제학자나 공학도 등이 개발을 중시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로 자연스럽다.

 

 

문제는 아러한 것을 총체적으로 어떻게 아우르냐 하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그동안의 과정을 뒤돌아 보자. 지금의 논의는 1999-2001년 공동조사와 토론회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시화호 오염사건에서 촉발된 새만금 환경논란은 1998년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경부고속철도 등과 함께 재조사키로 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1999년에는 유종근 전북지사가 '민관합동조사단' 구성을 제의했고 정부가 받아들여 1년여 동안 민간전문가 등 30명이 △환경영향 △수질보전 △경제성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이어 2001년 5월 국민들의 폭발적 관심속에 대규모 공개토론회와 대안토론이 벌어졌다. TV와 신문 등에서도 찬반토론이 대대적으로 열렸다. 찬반 두쪽으로 갈린 토론은 얼마나 팽팽했던가. 당시 김대중 대통령마저 "새만금만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고 할 정도였다.

 

 

관계기관과 환경단체, 학계, 주민 등 내노라하는 인사들이 모두 나서 자신의 논리에 불꽃을 세웠던 것이다. 일부는 자신의 입장과 다르다 해서 감정적으로 대응, 불상사도 없지 않았다. 그리고 최종 결론이 내려졌다. 동진강유역과 만경강 유역을 순차로 개발하는 안이 그것이다.  

 

 

소모성 논쟁은 지양해야

 

 

이러한 진통을 거쳐 결론을 얻은 새만금을 다시 거론하는 게 무슨 실익이 될까. 아니 거론하는 것은 좋으나, 당시의 결론을 뒤집을만한 대안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자칫 소모성 논쟁으로 국력낭비와 감정의 골만 깊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새 정부의 새만금 논의는 이같은 결론의 토대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얘기다.

 

 

노무현 대통령당선자가 11일 토론회 참석차 전주에 온다. 이 자리에서도 새만금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노 당선자는 지난해 11월 전북방문때 "새만금이 단순농지 개발이 아니라 꿈의 땅이 되도록 환황해권의 중심지로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며 '새만금사업 신구상추진기획단'계획을 발표했다. 그의 혜안에 기대를 걸어 본다.

 

 

/조상진(본사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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