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동기 제2사회부 부장·정읍
봄철을 맞아 화사한 꽃들이 만발해지듯 바야흐로 지방 자치단체 협의회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양상이다.
지리적으로 접경지역이거나 같은 문화권이면서도 물분쟁·쓰레기·지역감정 같은 이해가 대립되거나 껄끄러운 문제로 반목과 갈등을 빚기도 해 '가깝고도 먼 이웃'으로 지내오던 자치단체들이 손을 맞잡고 공동의 의제(agenda)를 위해 끼리 끼리 뭉치는 경향이 부쩍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치러진 제 16대 대통령선거를 계기로 지방분권이 전국적인 의제로 부상한 것과 때맞춰 지방 지치단체간 새로운 협의회의 잇달은 발족과 기존 협의회 재가동은 지역주민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수도권집중과 지방의 빈곤에 질려온 대부분의 지방민들에겐 지방자치단체들의 공동 보조는 지방분권에 부응한 지역균형발전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의 축으로 어느정도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끼리 끼리 뭉치는 자치단체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이 있듯 지방자치단체들이 독자생존 대신 상호 화해과 협력을 바탕으로 함께 블럭을 형성해 공동발전을 꾀하는 모습은 일단은 긍정적으로 비쳐지고 있는 것 같다.
지난 95년부터 실시된 민선자치이후 출현하기 시작한 자치단체 협의회는 적게는 2개에서 많게는 10여개에 이르는 광역 자치단체·광역및 기초 지치단체·특별기관이 참여해 규모면에서 결코 작지 않다.
또 지역간 현안 협의에서 부터 교류확대·생태계 보호 ·관광권및 문화권 개발모색 등으로 취지가 점차 다양해지는 추세다.
전북지역 광역및 기초단체들이 동참해 닻을 올린 협의회만도 여러개에 이른다.
△지리산통합문화관광권협의회(남원·장수·곡성·구례·하동·산청·함양)△전라권 관광협의회(전북·전남·광주시)△전북서남권관광행정협의회(정읍·부안·고창·순창)△군산·서천행정협의회△금강동부권관광협의회(진안·무주·완주·금산)△섬진강환경행정협의회(순창·남원·광양·순천·구례·곡성·하동·남해·영산강환경관리청·수자원공사 광주권관리단·섬진강댐관리소)△충남·전북교류협력협의회(충남도·전북도·군산·익산·완주·진안·무주·논산·금산·부여·서천) 등이 그것이다.
이밖에도 조만간 가칭 △충남·전북관광협의회가 발족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닻 올린데 그쳐서는 안돼
이들 협의회중 지난 97년 출범한 섬진강환경행정협의회는 환경기초시설 확충와 골재채취 금지 등으로 섬진강의 수질개선과 생태자원보호에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개도 7개 시·군이 참여하는 지리산 통합문화관광권 협의회도 최근 협력체제 강화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간판만 그럴듯 하게 내건채 제대로 운영이 안돼 몇년째 속빈강정의 협의회도 없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군·장광역권 개발계획수립에 추가되는 전주권의 권역범위설정에 충남도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는 것도 일부 협의회 기능에 의구심을 갖게 하고 있다.
작금의 자치단체 협의회 잇달은 태동과 재가동을 지켜보는 지역주민들은 자치단체들이 이중 삼중으로 참여, 협의회를 만들어 내기보다 피부로 느낄수 있는 가시적 성과물을 보여주는 것을 바랄 것이다.
협의회가 유명무실한 상태에 빠지지 않고 화해와 협력의 시너지(synergy)효과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참여 자치단체 모두가 끊임없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나가줄 것을 주문하고 싶다.
/홍동기(본사 제2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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