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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창] 축산농가의 잔인한 '봄 나기'

최동성 편집부국장

 

 

축산농가들이 4월 잔인한 달의 봄을 맞고 있다. 가축전염병의 피해에 이어 수입생우(生牛) 입식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계란 출하량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축산분야 전반에 걸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축산기반 송두리째 흔들

 

지난달 익산시 왕궁면 양돈단지에서 집단 발생한 돼지 콜레라로 수많은 돼지들이 살처분되고  돼지고기의 소비가 감소했다는 언론보도가 있고, 예방접종을 마친 가축이라도 일정기간 이동이 통제되어 양축농가들의 피해는 엄청나다고 보겠다.

 

특히 농림부는 수년동안 추진해온 돼지의 청정화를 포기하고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을 대상으로 백신정책을 도입키로 결정함에 따라 대일 수출도 사실상 막혀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젖소들이 브루셀라균에 의해 힘없이 쓰러지는 낙우농가의 불안과 긴장속에 한우사육농가 또한 호주산 생우의 도내 입식으로 인해 불루텅병 등 각종 전염병이 함께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생우 수입 감시에 영농준비의 바쁜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 비록 원산지표시에 관한 규정이 있지만 수입 생우의 입식확대는 한우로의 둔갑판매로 이어져 자칫 국내 한우 사육기반을 송두리째 흔들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지역 축산농가들의 잔인한 봄 나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있다.
전북양계축협의 사업정지가 시작된지 열흘을 넘기면서 양계농가들은  출하 감소에서 오는 고통과 아픔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 농가들은 생계의 파산에 내몰릴 상황이어서 양축기반 붕괴를 우려하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전북을 강타한 지난 99년 계란값 하락 파동이후 불과 4년만에 다시 계란출하 사태가 발생함으로써 이제 양계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하면서 불안심리가 고조되고 있다.  
물론 농림부는 이번 전북양계축협에 대한 사업정지 조치와 관련해서 산란계 조합원의 불편을 해소하도록 당분간 계란 집하장 업무는 계속 운영하기로 했다.

 

그러나 완주군 이서면에 위치한 양계축협의 계란 집하장에는 34농가가 매일 24만개씩의 계란을 출하하고 있으나 이의 절반인 12만개씩이 제때에 출하되지 못하고 체화되면서 현재까지 체화량이 약180만개에 달한다.

 

산란계는 보통 1년 주기로 도태되고 새로 입식하는데 상당수 양계농가들이 지금 키우는 닭을 끝으로 휴업이나 전업을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계란 유통에 차질이 생겨 사료구매 뿐 아니라 계분처리 등이 어려운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양계축협이 방만한 사업경영으로 지난 98년부터 경영관리인을 파견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백억원의 적자경영을 보인 것은 농협중앙회의 책임이 크다는 농가들의 주장이 주목받고 있다. 때 맞춰 전북농협과 전북도청을 중심으로 양계농가들을 돕기 위한 계란사주기와 소비촉진 운동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관계당국 그동안 뭘 했는지

 

양계농민을 위해서만이 아니다. 양계농가의 파산으로 인해 비싼 계란을 먹지 않기 위해서라도 계란소비운동을 벌여야 할 때이다. 돼지콜레라도 사람에게는 전혀 해가 없다고 당국은 밝히고 있어 예전처럼 돼지고기를 애용해 어깨 처진 양돈농가에게 힘과 용기를 실어주어야 할 것이다. 요즘을 견디지 못하는 소규모 영세 사육농들이 퇴출 될 경우 축산기반이 무너지고 결국 소비자들은 비싼 고기와 계란을 먹어야 한다.

 

다만 묻고 싶다. 축산업이 이토록 시민들에게 부담되는 지경까지 악화되는 동안 관계당국과 기관들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최동성(본사 경제부장)

 

 

 

최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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