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를 오래하다보면 점쟁이도 되나보다. 가끔가다 짐작이 틀려서 계면쩍은 적도 있지만 말이다.
겨울방학이 시작되어 공포에 질린 얼굴로 엄마손에 이끌려온 남자 초등학생을 보면 이 아이는 포경수술을 하러온 학생임이 틀림없고, 성인 남녀가 진료실을 어렵게 들어서면서 말을 얼버무리면 성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60이 넘어서 진료실을 찾는 남성의 대부분은 소변이 잘 안나오던지 자주 눕던지, 하여튼 소변에 관련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날따라 소변문제로 찾아온 환자가 많았던 날. 70세 정도의 한 남자 환자를 마주했는데 아마 이분도 전립선 비대증이려니 미리 짐작하고, '소변을 자주보시지요'하고 마치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물어봤지만 '아니요'라며 성기능이 몇 달전부터 갑자기 나빠져 병원을 찾게되었다고 해 혼자 실소를 한적이 있다.
그러나 60세가 되면서부터 남성의 약 60%정도는 소변보기가 자유스럽지 못하는 전립선 비대증으로 고생해 비뇨기과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립선비대증이란 전립선 조직이 요도주위부분에 비정상적으로 커져 배뇨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발병률은 나이가 많아지면서 증가한다. 이 질환은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데 어린이의 경우는 매우 작으나 사춘기가 되면서 남성호르몬의 작용에 의해 조금씩 커지면서 30세 전후면 약 20g정도가 되어 정상 전립선의 크기가 된다. 이후 거의 커지지 않다가 45∼50세가 되면서 차츰 커지며 50∼60세가 되면서 뚜렷하게 전립선 비대증이 진행하게 되어 배뇨이상을 일으키게 된다. 즉 방광 출구를 둘러싸고 있는 전립선이 비대해지면 우선 그 부위를 압박하여 요도가 좁아지므로 방광에서 나오는 오줌 줄기가 작아진다.
하지만 전립선 크기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오줌 누기의 여러 가지 자각증상과 전립선을 항문을 통해 손가락으로 만져 보거나하는 등의 종합적인 평가를 해야만한다.
전립선 비대증의 증상으로는 소변을 자주 보거나 소변양이 적고 야간에 잠을 자다 일어나서 소변을 자주보는 경우나 많다. 성욕이 감소했다고 하는 호소도 있다. 가끔 정액 속에서 피가 나오기도 하며, 사타구니 불쾌감, 하복부 동통도 동반한다.
전립선 비대증 진단은 문진에 의한 증상평가인 IPSS(국제 전립선 증상 스코어)가 있으며, 특히 전문의가 직장에 손가락을 넣어서 전립선의 크기와 경도를 알아보는 직장수지검사가 많이 쓰인다.
치료는 약물요법이 가장 많이 쓰이며, 이는 요도 주위의 근육을 풀어서 소변을 잘 보게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투여를 중단하면 증상이 다시 재발하는 단점이 있다.
근본적인 치료 방법으로는 커져있는 전립선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 요법이 있다. 합병증으로는 출혈, 요실금, 요도협착, 역행성 사정 등이 올수있다. 입원기간은 4∼5일 정도다. 전립선의 크기가 커서 경요도적 전립선 절제술을 시행하기가 곤란하거나 방광결석, 계실 등 다른 질환이 동반된 경우에 한해 개복 수술이 요구된다.
예방법으로는 전립선 마사지와 온수좌욕, 그리고 가벼운 운동으로 혈액순환을 개선시키거나 근육을 이완시키며 규칙적인 성생활로 전립선 울혈을 방지하는 것이 좋다. 자전거, 오토바이, 승마와 같이 전립선을 직접 자극하는 행위를 삼가고, 장시간 앉아 있는 자세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립선 비대증은 나이들면 어쩔수없이 찾아오는 질병이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전립선암이 의심되면 꼭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한다.
/김봉국(코아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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