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의 파업이 21일로 12일째 계속되는 등 장기화되자, 각종 불편을 호소해온 환자와 보호자들이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이 가운데 파업 참여자나 대체근로자들도 상당기간 지속된 2교대 근무로 인해 피로누적을 호소했으며, 이 같은 양상은 고스란히 환자들 관리 소홀로 이어졌다.
일부 진료 공백을 초래했다는 비난속에 병원 노사측은 12일 동안 타협점 마련에 속을 태웠고, 환자들은 처절한 병상일지에 가쁜 숨을 몰아 내쉬었다.
파업이 시작된 지난 10일부터 도시락으로 식사를 해온 전북대병원 입원환자들은 이날 하루빨리 파업이 끝나기를 한결같이 바라면서 진료불편을 초래한 병원 노사 양측 모두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양측 모두가 환자를 볼모로 자신들의 입장만을 관철시키려 했다는 것.
이들은 12일째로 장기화 국면에 들어선 병원 파업에 대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참는데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리기까지 했다.
전북대병원 입원환자 김모씨(53)는 "파업이후 매 끼니때마다 도시락을 지급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입맛에 맞지 않는 식사를 제공해 이중고를 겪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광대병원에서도 환자와 시민들의 불편 호소는 잇따랐다.
지난 20일 오후 8시부터 전북 보건의료노조원 6백여명이 성실교섭을 촉구하며 원광대 로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지켜본 초진환자와 입원자들은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한데 대해 분통을 터뜨리며, 원인 제공자인 병원측과 노조원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초진 외래환자인 양모씨(39·여)는 "병원측이 파업을 이유로 예약을 받지 않고 있는 등 시민들 건강관리를 외면하고 있다”며 "도대체 누구를 위한 파업인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더욱이 노조원 6백99명 중 3백명 안팎이 이번 파업에 동참하면서 직원들이 2교대 근무에 따른 피로 누적으로 고통을 호소, 제때 수술이 진행되지 못하는 등 고스란히 환자 불편으로 이어졌다.
원광대병원 한 간호사(27)는 "12시간씩 맞교대 근무를 하는 등 최악의 인력난을 겪고 있어 환자에 대한 서비스가 소홀해지고 있다”면서 "급하지 않은 수술은 미뤄졌지만 자칫 현재 진행중인 응급수술마저 차질을 빚을 것이다”고 털어놨다.
병원측도 "초진을 절반가량으로 줄였으나 1조가 12시간씩 교대근무를 하다보니 직원들이 환자들에게 짜증을 내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며 노사가 타협점을 찾지못하고 있는 점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전북대병원과 원광대병원측 모두 입원환자 및 수술실 가동, 외래환자 진료 등을 줄이는 방법으로 진료공백을 메우면서 이날 오후부터 진행된 서울에서 최종교섭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안에 대한 병원 노사양측의 최종 교섭에서 환자들의 고통이 가중되는지 여부가 결정된다.
한편 병원 노사는 지난 20일에도 중앙노동위의 적극적인 개입에 따라 협상테이블에 나왔지만 주40시간 근무(5일제)에 따른 근로형태와 임금 보전 방안, 생리휴가 유·무급화 여부 등 핵심 쟁점을 두고 협상과정에서 진통을 거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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