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뚜막 솥사라지고 문짝은 떨어져나가고 잡초 쓰레기 방치
백제인들의 숨결을 상징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솥과 고무레(물레의 날틀)가 어디론가 사라진지 이미 오래인 듯 하다.
형체가 잘려나가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비스듬히 누워있는 대문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저기 무성하게 자란 잡초들이 세트장 곳곳에 또아리를 틀었다.
7일 오전 비탈진 산길을 따라 찾아간 익산시 여산면 원수리 독양마을 뒷편 서동요 제2세트장은 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듯 어지럽게 늘어진 지푸라기와 고무레들이 흉물스러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SBS 특별기획 드라마 ‘서동요’가 방영중인던 지난 2005년 9월 당시와는 사뭇 다른 모습들이다.
풍성했던 볼거리를 찾아 몰려들던 종전과 달리 인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찾아드는 관람객이 없어서일까.
세트장에 들어서는 순간 여기저기 흩어진 진열품과 다소 훼손된 시설물이 시선을 어지럽게 한다.
울긋불긋 화려함을 자랑하는 나무와 꽃들이 무성하게 자란 잡초들과 어우러져 숲을 방불케하고 있었다.
일부 몰지각한 관람객들이 버리고 간 음료수병과 각종 쓰레기들도 세트장 한편에 나뒹굴고 있다.
드라마 촬영을 위해 부뚜막에 설치했던 솥은 누군가의 손을 탄 듯 어디론가 사라진채 뚜껑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엉들도 모진 비바람을 이기지 못한 채 흐트러져 있고 이를 지탱하던 새끼줄도 군데군데 끊어져 늘어져 있다.
세트장의 주요 볼거리였던 베틀 또한 가지런함을 잃은 채 어수선하게 흐트러져 있다.
삼베로 짠 천도 비틀리고 구거져 누군가에 의해 시달림을 받은 듯 보인다.
세트장 위쪽에 위치한 장터의 문짝은 관람객의 손길을 이기지 못해 떨어져 나가 건물 몸체에 기대고 있다.
SBS 특별기획 드라마 ‘서동요’가 제작된 서동요 제2 세트장은 한때 관람객들로 만원을 이루며 지역 명소로 각광받은 바 있다.
이 세트장은 지난 2005년 9월 총 사업비 8억원을 들여 하늘채를 포함해 모두 34동의 시설이 들어서있다.
백제 태학사에서 도망 나온 사람들이 신라땅에 백제의 태학사를 건립한 하늘채와 도자기를 굽는 가마터 등은 찾는 이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볼거리다.
관리 부재속에 멍들고 있는 서동요 세트장의 관광 상품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익산시 관계자는 “추경에 예산을 세워 대대적인 보수에 나설 계획이다”면서 “현재 청경 2명과 공익요원 1명이 교대로 근무하고 있는 가운데 시설물 훼손 방지나 관람객 편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마다 좋은 감정을 갖고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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