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호(나비한의원 전주역전점 원장)
설 명절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다. 연휴기간동안 다들 고향에 다녀오시려면 바쁘게 보내실 것 같고 나도 오랜만에 부모, 형제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기쁜 마음이 든다.
명절에는 서로 선물을 준비하여 주고받는 즐거움이 있다. 그런 선물 중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건강보조식품이다.
과거에는 꿀이나 인삼 등이 귀한 물건이었기에 이를 선물로 활용하였는데 이런 풍습이 건강보조식품으로 변화된 듯 하다. 저번 추석에는 누님이 부모님께 드릴 선물로 "글루코사민"이라는 약품을 준비했었다. 나는 토종꿀과 홍삼제품을 선물받았다.
그러나 보내는 사람의 정성과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런 식품이나 약품들이 무조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다.
흔히 글루코사민은 관절염, 칼슘제제는 골다공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제품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이런 약품도 일정한 부작용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최근에는 "정관장"이라는 상표로 대표되는 홍삼제품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심지어 홍삼캔디와 홍삼젤리 같은 군것질거리도 나온다.
사실, 인삼은 한의학에서 보양약으로 쓰는 대표적인 약이다. 그 효능은 "大補元氣, 止渴生津, 調榮養衛"(원기를 크게 보하며, 진액을 만들어 갈증을 없애주며, 인체의 영양작용을 강화하여 저항능력을 키워준다는 의미)로 적혀 있다. 따라서 마르고 허약하며 몸이 차가운 사람들에게는 버금갈 약이 없을 정도로 좋겠지만 반대로 열이 많거나 기(氣)가 센 사람들이 장기적으로 복용하면 반드시 부작용이 나게 된다.
예를 들면 인삼(혹은 인삼차 등)을 먹으면 머리가 아프다는 사람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대표적인 인삼의 부작용이다. 홍삼도 역시 인삼과 다르지 않다. 인삼보다 1년 정도를 더 키워 그것을 쪄서 말린 것이 홍삼인데 그 성질이 다를 게 별로 없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몸이 비대하고 열이 많으면서도 보신탕, 삼계탕을 보신용으로 먹거나 반대로 몸이 마르고 추위도 잘 타는 사람이 알로에 제품을 장복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체질에 적합한 건강보조식품을 선택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몸이 야위고 추위를 잘 타며 소화기가 약한 사람(소음인 체질)은 인삼, 꿀, 홍삼 제품 등이 좋고 보양식으로는 삼계탕, 보신탕, 장어요리 등이다.
둘째, 몸에 열이 많고 상체가 발달된 다혈질의 사람(소양인 체질)은 영지 등 버섯제품이나 알로에 등이 좋고 보음(補陰)식으로 보쌈, 돼지족발, 보리밥, 팥죽 등이 있다.
셋째, 몸집이 비대한 편이며 땀을 많이 흘리고 호흡기가 약한 사람(태음인 체질)은 스쿠알렌, 배즙, 은행, 호두 등의 견과류가 좋고 보양식으로는 쇠고기와 콩요리다.
이와 같이 건강 보조식품도 체질에 따라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복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부디 이번 설에는 상대에게 적합한 건강보조식품을 선물로 골랐으면 좋겠다.
/안철호(나비한의원 전주역전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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