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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새만금사업과 도백의 큰 절 - 김원용

김원용(편집부국장)

전북에서 새만금이 빠지면 전북도정과 언론이 참 심심할 것 같다. 전북언론에서 새만금 관련 기사가 게재되지 않는 날이 드물 정도로 새만금 이야기는 전북의 일상이 됐다. 좋은 노래도 세 번 들으면 재미없다고들 하는 데, 우리는 20년 가까이 새만금노래를 틀고 듣고 있다. 그것도 좋은 가사만이 아닌, 어렵고 힘들다는 목청을 고래고래 지르는 노래다. 식상할 때도 됐다.

 

그러면서 또 새만금 이야기를 꺼낸다. 일반 노래야 안 들으면 그만이지만, 새만금노래는 듣고 싶지 않다고 채널을 돌릴 수 없는 곡이기 때문이다. 또 아직 미완성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다듬어야 하는 곡이다. 새만금 노래가 완성되면 누구 곡이 될까. 저작권이 주어진다면 인세를 주장하는 분들이 참 많을 것 같다. 곡을 처음 제안했다는 분, 잘못된 부분을 수정했다는 분, 되돌림표로 곡을 더 살찌우게 했다는 분, 단가를 오페라로 만들었다고 할 분….

 

저작권 싸움에 특히 전북도지사들이 빠질 수 없을 것 같다. 현재의 도지사를 포함 사업이 본격화 된 90년대 중반 이후 3명의 도지사 모두 자의든 타의든 새만금을 도정의 중심에 두었다.

 

유종근 도지사는 환경단체들의 요구를 전격적으로 받아들여 민관공동조사단을 꾸리게 했고, 임기 내내 씨름했다. 바통을 받은 강현욱 도지사때는 격랑이 더 심했다. 환경단체 등이 제기한 매립중단 소송 결과 1심 법원에서 방조제 중단 결정이라는 '선물'을 안고 임기를 시작했다. 대법원의 공사재개 확정 판결이 그의 임기 막바지에 나왔다. '강만금'으로 불릴 정도로 새만금에 열정을 가졌던 강 전 지사가 별 힘을 쓸 여건이 안됐다. 대신 법원 판결에 항의해 삭발투쟁까지 벌였다.

 

그런 점에서 보면 김완주 현 도지사에게 새만금은 행운인 셈이다. 새만금특별법이 만들어졌고, 전북도가 원했던 방향으로 새만금 내부개발 계획이 세워졌으며, 멀게만 느껴졌던 내부개발사업들이 하나씩 착공되면서 가시적 성과들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사 취임 후 이루어진 일련의 새만금 성과들을 행운 때문으로만 돌린다면 서운해 할 것이다. 정부를 향해 논리와 당위성을 내세워 전북이 바라는 방향의 새만금사업 종합청사진을 끌어냈다는 점에서 평가받을 만하다.

 

그런 김 지사가 새만금 때문에 되레 구설수에 올랐다. 김 지사가 보낸'대통령님께 200만 도민과 함께 큰 절 올린다'는 편지 때문이다. 정부 계획으로 도민들의 묵은 체증이 일시에 쑥 내려간 듯 하며, 참으로 후련하고 시원하다고 했다. 대통령의 훈풍을 온몸으로 느낀다며, 8번에 걸쳐 감사하다고 적고 있다.

 

도지사로서 대통령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할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더 많은 관심도 끌어낼 수도 있고, 정부와 소통을 위해서도 필요할 수도 있다. 또 김 지사는 이 대통령의 후보시절 새만금특별법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여 이 대통령에게 빚을 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특히 미디어법과 관련해 민주당과 지역 정서가 요즘 사나운 상황에서 너무 숙인 모습이 거슬릴 수밖에 없다. 과유불급이다.

 

정부 종합실천계획이 새만금을 탄탄하게 올려놓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하지만, 종합계획만으로 완성될 수는 없다. 또 현 정부내에서 완성될 수도 없다. 앞으로 더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 너무 조급하거나, 혼자 작곡자가 되려하면 새만금 명곡을 탄생시킬 수 없다. 이번 편지로 정부가 전북에 감당하기 힘든 큰 선물을 안겼다고 생각지 않을지 공연한 걱정도 든다.

 

/김원용(편집부국장)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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