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데스크窓] '행복지수' 추락…'민주지수'는 어떤가 - 김경모

김경모(지방팀장)

인간의 궁극적 목적으로 가장 많이 꼽히는 행복. 행복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한 노력은 인류 역사와 함께 계속되었다.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무엇일까. 사람에 따라, 또 개인이 속한 사회나 조직체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떠올리는 변수는 일단 경제적 요인이다. 국가적인 경제난 속에서 치러진 지난 대선에서도 '경제 대통령'이라는 구호가 가장 잘 먹혀들었으니, 시대적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금권의 위력이 위세를 더하고 있고, 숱한 서민들의 첫 번째 현안은 대개는 돈에 귀결된다. 범죄도 빈자와 부가가 갈린다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엔 서글픔마저 묻어난다. 일반적으로 돈이 많으면 행복지수도 이에 비례적으로 높아진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상식 수준에서 머릿속을 맴도는 이 같은 생각은 현실에선 여지없이 깨지고 만다. 저명한 대학이나 연구소를 중심으로 행복지수를 조사하면 지구상의 최빈국으로 분류되는 방글라데시가 최상위권에서 빠지지 않으니 말이다. 런던정경대학이 1998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방글라데시가 행복지수 1위를 차지했고, 영국 심리학자 로스웰 등이 만든 행복지수에서도 방글라데시가 1위에 올랐다.

 

하지만 경제적 요인이 행복의 기본적인 요인에서 빠지기 힘들다는 데에는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학자들은 경제적 요인이 현실과 괴리를 보이는 현상에 대해 '국민소득 1만 달러까지는 소득증대가 행복을 증대시키지만, 그 이후에는 소득과 행복의 상관관계가 사라진다'고 설명한다.

 

한 신문의 연구소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인의 행복지수가 100점 만점에 70.5점으로, 2008년 72점에 비해 1.5점이나 하락했다.

 

행복지수를 조사한 신문은 행복지수의 추락 원인으로 '금융위기 이후 경제적 요인'과 '현 정부 출범 후 두드러진 민주주의 후퇴'를 들고 있다. 이 원인 분석이 근거를 가진다면,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2만 달러 재도전에 나서고 있으니 민주주의라는 변수를 재점검해야 한다.

 

하긴 현 정권 출범 이후 민주주의가 훼손되었다는 주장과 경고가 부쩍 늘었다. 만약 대한민국 국민을 불행하게 만드는 주요인이 민주주의라면 국가와 국민이 걸어가는 지향점에 대한 국민적 대논의가 필요하다.

 

사회적으로 신망있는 계층과 기관 단체들이 나서야 한다. 우리나라의 '민주지수'는 어느 정도인지 머리를 맞대야 한다. 구성원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국가의 병세가 만성 중증으로 빠지지 않도록 예방조치에 나서려면 말이다.

 

한때 성장 위주의 국가 정책으로 상승기를 구가하던 우리나라는 성장의 배분, 민주성의 회복 등 진정한 국가적 성숙을 위해 통과해야 할 강적들과 하나씩 맞닥뜨리고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실업문제의 해결, 사회 안전망 구축, 공교육의 정상화, 민의의 통로 확보 등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풀어야할 과제가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는 다원주의 사회에 진입한지 오래다. 다양한 사고와 생각이 서로 부닥치고, 이를 통해 적절한 해법을 찾아가는 것이 극히 자연스런 사회구조이다. 이제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이나, 밀어붙이기식 행정은 낡아빠진 유물이며 국민들에게 불행만을 안겨줄 뿐이다.

 

/김경모(지방팀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전북도, 산업 맞춤 인재 키워 고용위기 넘는다

정치일반분산된 전북 환경정책…통합 기후·에너지 지원조직 필요성 제기

전주전주시, 생활밀착형 인프라 강화한다

기획[2025년 하반기 전주시의회 의정 결산] “시민과 함께 전주의 미래 준비하는 의회 구현”

경제일반[주간 증시 전망] 코스닥 활성화 정책, 배당소득 분리과세 정책에 기대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