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주연(편집부장)
며칠전 성범죄자 관리가 허술한 우리 현실에서 주목할 만한 소식이 외신에 떴다. 미국에서 성폭행 피해 여성에게 정부가 우리 돈으로 2백억이 넘는 거액을 배상했다.
11살 때 등교하다 납치돼 18년 동안 오두막에 갇힌 채 성폭행을 당해 15살과 11살 난 딸가지 낳아야 했던 두가드.성폭행 전과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일어난 범죄에 대해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책임을 인정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떤가.
초등생이 혼자 집보다 성폭행당하고, 여덟살 소녀가 학교 복도서 끌려가는가 하면, 중학생이 하굣길에 노인에 성폭행당하는 현실이다. 초등학생 남매만 사는 아파트에 한 달 동안이나 남자중학생들이 떼로 드나들며 여자아이를 유린했다. 지금도 주변에선 이런 몹쓸 짓이 벌어지고 있다. 치가 떨리는 세상이다.
무슨 수를 낼 때가 됐다. 반가운 일은 지난달 국회에서 처리된 아동 성범죄자에 대한 화학적 거세법안이다.
특정 성범죄자의 몸에 남성 호르몬 차단 약물을 주입해 성욕을 약화시킨다는 거다.
가석방이후 보호관찰 기간 동안에 약물 투여로 성범죄자의 악마성을 조절하겠단다. 덴마크, 스웨덴, 캐나다, 스위스, 독일과 미국의 일부 주에서 시행하고 있다.
화학적 거세를 위해선 연간 수백억이 필요하다고 한다. 감옥에 처넣는다 하더라도 내가 낸 세금으로 그들을 먹이고 재우니 배가 아픈데 화학적 거세비용까지 추가되니 혈압 오르지만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일인데 기꺼이 감수할밖에.
화학적 거세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 흉악범이라도 인권을 과하게 침해하는 것이란 반대의견도 있으나 이들에게 짓밟혀 평생을 신체적 장애와 정신적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할 피해자들의 고통을 생각해보라. 아동들의 생명과 안전이 성폭력범의 인권보다 먼저 아닌가.
문제는 우리사회에 성폭력 사범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전북도 예외는 아니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05년부터 최근 5년 동안 도내에서 발생한 아동 성폭력은 모두 247건이 발생했다. 이처럼 어린이 성폭행사건이 줄어들기는 커녕 늘어나는 것은 예방도 부족하지만 형량이 가볍기 때문이다.
성범죄자에 대한 형량을 강화하고 사회안전시스템을 확충해야 한다.
부모가 13세 이하의 어린이를 혼자 집에 두고 외출했다가는 고발당한다든지, 학교에서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한다든지 하는 미국의 경우를 먼나라 이야기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성범죄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그물망을 촘촘히 쳐놓아야 한다. 학교에 CCTV도 늘리고 경비 인력도 강화해야 한다.
티모스 브룩외 공저인 '능지처참' 의 대청율례에는 능지형으로 처벌할 수 있는 9개 항중에 강간미수로 친족여성을 자살하게 만든 성폭력범도 있었다. 가정파괴범에 대해 관용을 베풀지 않는 중국의 형벌제도가 가혹하지만 눈에 띄었다. 15일 국가인권위서 성폭력범에 대한 얼굴공개에 대해 논의한다고 한다.
묻고 싶다. 성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가 왜 인공항문이 있어야 하는가.
언제까지 아이들의 안전한 귀가를 위해 엄마들이 하굣길 마중을 나가야 하는 것인가.
/황주연(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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