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철호(익산본부장)
견토지쟁(犬兎之爭)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이 고사성어는 개와 토끼가 쓸데없이 싸울 때 엉뚱하게도 제 삼자가 이득을 가로 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중국 전국시대 얘기다.
오랫동안 적대관계를 유지해 양쪽 다 군대와 백성이 지칠대로 지친 제나라와 위나라.
만일 두 나라가 또다시 전쟁을 하면 제삼자이자 주위의 강국인 진나라와 초나라가 어떤 행동을 할지 몰랐다.
하루는 제나라의 선왕이 위나라를 공격하려는 뜻을 비추자 기지와 변론에 뛰어난 순우곤이 견토지쟁이란 비유로 선왕에게 그 뜻을 거두도록 간언했다.
"옛날에 천하의 뛰어난 사냥개가 천하의 날랜 토끼를 잡으려고 뒤쫓아 갔습니다. 개와 토끼는 몇날 며칠을 쫓고 쫓기며 산기슭을 세바퀴나 돌고 산을 다섯번이나 오르면서 도망가는 토끼나 쫓는 사냥개 모두가 기진맥진 힘이 다해 쓰러지게 되었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농부가 가만히 앉아서 두 마리를 잡아갔습니다. 만일 우리 제나라와 위나라가 싸움을 벌이면 이 틈을 노려 주위의 강국인 진나라와 초나라가 농부처럼 힘들이지 않고 얻은 성과를 거두게 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이 말을 들은 제나라 선왕은 선뜻 그 뜻을 거두었다.
비슷한 의미로 방휼지쟁(蚌鷸之爭), 어부지리(漁父之利)란 고사성어도 있다.
최근에 타지역 출신의 한 공직자가 익산 기관장에 부임해 한 말이다.
"사실 익산 출신이 부임해야 할 자리입니다. 그런데 조직내에 익산출신이 없어 왜 익산 출신이 없는가 이유를 살펴 보았더니 서로 진급을 하기 위해 질투·중상·모략을 하다가 상처를 입고 모두 옷을 벗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말은 목적을 달성키 위해 별의별 수단과 방법을 동원, 서로에게 상처를 입혀 함께 괴멸함으로써 제 3자가 결국 그 자리를 차지한 견토지쟁의 결과란 측면에서 볼 때 지금의 익산지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익산이라는 손바닥만한 좁은 지역에서 세상을 보다 넓게 보지 못하고 서로 남을 헐뜯고 싸움을 즐기는 견토지쟁의 지역 풍토에서 비롯됐다고 생각된다.
다른 지역에서는 지역 출신 인물을 키우고 그 인물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영차! 영차!'하면서 지역발전 이끌기에 앞장서고 있지만 익산은 절대 그렇치 못한것 같다.
오히려 남이 잘되면 배아파하고, 아파하다못해 잘되는 사람을 끌어 내리고 결국 자신도 형편없는 신세로 전락하는 견토 지쟁 풍토가 아직도 잠재해 있다.
이같은 지역 풍토가 최근에 또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최고 사정기관인 검찰은 물론 사정 관련 정부기관 홈페이지에는 지역의 일부 특정인을 겨냥해 엄벌에 처해야한다며 갖은 의혹 제기가 올려졌다.
특히 이같은 공격 대상에는 익산출신 중앙정부 인사 및 사업적 성공을 거둔 출향인사 등에 이르기까지 알만한 이름석자가 마구 거론되고 있어 지역의 견토지쟁 풍토가 과연 어느정도 심각한지를 재차 짐작케하고 있다.
익산출신이란 이유로 졸지에 비난의 대상으로 거론된 이들을 생각해볼때 과연 그들이 앞으로 익산에 대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게 될지 심히 걱정스러울 뿐이다.
고향이라고 생각해 나름대로 지역발전을 위한 숨은 버팀목으로 알려졌던 이들이 자신의 고향 익산에 대해 앞으로 어떤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을수 있겠는가 되묻지 않을수 없다.
제발 이제는 좀 변하자.
새로운 도시발전을 위해서라도 과거의 저급한 사고의 틀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자.
남의 발목 잡기 보다는 격려하고, 남의 탓을 비난하기보다는 내 탓이라는 여유로운 마음을 갖자.
좁은 안목에 안주해 서로 쓸데없는 싸움인 견토지쟁만 일삼지 말고 폭넓은 사고로 서로 격려하고 밀어주는 새로운 풍토 조성에 우리 모두 함께해 주길 간절히 바래본다.
/ 엄철호(익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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