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제나라로 가던 중 양식이 떨어졌다.그들은 나무껍질과 풀을 뜯어 먹으며 허기를 달랠 정도였다.
지친 몸을 이끌고 어느 마을에 이르게 되자 제자들은 방을 구해 공자를 쉬게 했다. 제자인 안회는 마을을 돌아 다니며 곡식을 구해와 밥을 지었다. 밥이 뜸을 들 무렵 잠에서 깨어난 공자는 오랜만에 맡아 보는 밥 냄새에 문을 열고 밖을 내다 봤다.
그런데 그때 마침 안회가 밥솥뚜껑을 열고 손으로 밥을 한 움큼 걷어내 먹는 모습을 목격하게 됐다.
"평소 저토록 예의가 없던 안회가 아니었는데 여러날 굶주리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손이 나간 모양이구나"하고 공자는 미루어 짐작했다.
안회가 차려온 밥상을 받은 공자는 "방금 잠들었을 때 꿈을 꾸었는데 조상님들이 나타나서 하시는 말씀이 밥이 다 되거든 조상께 먼저 제를 올리고 먹으라고 하더구나"하고 말했다.
안회는 이 말이 무슨 뜻인지 금새 알아 차리고 대답했다.
"제가 지은 밥으로는 제를 올릴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솥뚜껑을 열자 바람이 불어 흙덩이가 쌀밥위에 떨어졌습니다. 흙이 묻은 밥으로 제를 올리는 법은 없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다된 밥속으로 흙이 스며들까봐 얼른 손으로 한 움큼 건져낸 다음 버리기가 아까워 자신이 먹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공자는 잠시나마 제자를 의심한 자신이 부끄러워 "남을 믿지 못하겠거든 차라리 속아 넘어갈지언정 의심하는 일은 없도록 하라"며 다른 제자들에게 말했다.
최근 1~2개월 사이에 익산시청 공무원 2명이 억울한 옥살이 누명에서 벗어났다. 뇌물 수뢰 혐의로 구속돼 4개월여 동안 옥살이에 나섰던 사무관 A씨가 지난 15일 혐의 입증 부족 등으로 무죄를 선고 받았는가 하면 '위계공무방해'란 흔치않은 죄명으로 50일간 옥살이를 한 환경직 공무원 B씨가 지난 1월 증거 불충분 등으로 법정 투쟁 2년여만에 무죄를 선고 받았다.
무죄를 선고받자 그들은 "더 이상 나 같은 억울함을 당하는 공무원이나 시민이 없었으면 한다"며 악몽같은 일을 떠올리며 가장 먼저 눈시울을 붉혔다.
그 누군가(?)의 의심에서 비롯돼 평생 경험해서는 안 될 크나큰 인생의 시련을 겪은 그들이 하루빨리 마음을 추수려 예전의 활기찬 모습으로 되찾아 가길 바라면서 익산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의심병'을 다시한번 지적해 본다.
사실 요즘 지역사회 곳곳을 기웃거리다보면 시도때도 없이 듣는 말이 있다.
확실히 알지 못하거나 믿지 못해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 바로 '의심'인데 최근들어 이 말을 더욱 자주 듣고 있다.
심지어 익산시청 주변에서도 이같은 '의심(疑心)'이란 단어가 부쩍 많이 나돌고 있으니 혹시 지역사회 전반에 의심병 풍토가 만연된것 아닌가 크게 걱정될 정도다.
"무슨 민원과 관련된 일을 하려고 하면 혹시 관련 업체나 업자하고 유착돼 일을 하지 않느냐는 의심을 받아 일 자체를 하기가 두렵다"고 말하는 공무원도 종종 있다. 또 어떤 이는 "배를 갈라 속을 드러내 보일 수도 없고 …"하면서 날로 확산돼 가고 있는 지역사회의 의심 풍토 분위기를 크게 우려했다.
의심병은 지역사회 갈등과 반목만을 싹트이게 하면서 더 나아가 시민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결국 익산의 경쟁력을 떨어 뜨리게 될 것이다.
아무쪼록 익산 시민 모두는 지역의 밝은 미래를 위해 공자가 제자들에게 한 말을 다시한번 나무 뿌리를 씹듯 음미하고 실천하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보면 어떨까.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