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하던 회사에 수십억 피해 / 전북경찰, 전 임직원 3명 입건
자신이 근무하던 회사의 영업비밀을 빼돌려 수십억원의 피해를 입힌 전직 임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 30일 자신이 근무하던 회사의 경영정보 빼돌린 뒤 동종업체를 설립해 해외 거래처를 가로채는 수법으로 수십억원의 피해를 입힌 전주의 한 LED제품 제조업체인 A사의 전직 총괄이사 김모씨(36) 등 임직원 3명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2008년 6월 A사에 입사해 총괄이사를 맡았던 김씨는 거래처 목록 등 A사의 경영상의 정보를 자신의 노트북에 몰래 담아 지난해 1월 퇴사한 뒤 서울에 동종업체를 설립해 벨기에와 프랑스, 인도네시아 등 3개국의 A사 거래처에 LED제품을 수출해 A사에 8억4500만원의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전직 영업부장이었던 이모씨(43)는 2012년 3월부터 10월까지 A사에서 근무하면서 LED제품 등의 납품단가와 거래처 목록 등을 A사와 동종업체인 경기 평택의 B사에 넘겨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가 A사의 경영상 정보를 넘긴 B사는 2010년 4월부터 2년여 동안 A사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했던 정모씨(36)가 운영하는 업체로 밝혀졌다.
정씨는 이씨로부터 넘겨받은 정보를 이용해 A사의 일본 거래처에 LED제품을 수출, A사에 9억9400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혔다.
A사에서 일본 영업을 담당했던 이씨는 2012년 4월 A사를 퇴사한 뒤 정씨가 운영하는 B사에 입사에 일본 거래처를 담당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결과 A사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이들은 A사의 영업비밀 등 경영상 정보에 대한 접근이 용이했던 점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A사에 재직할 당시 맺은 친분 등을 이용하거나 A사보다 납품가격을 낮추는 수법 등으로 기존 A사의 해외 거래처를 가로챈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A사에서는 이들이 퇴사한 뒤 경영상 정보 유출 여부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A사 대표 김모씨(48)는 “이들이 퇴사하고 동종업체를 설립한 뒤에도 우리 회사의 경영상 정보가 유출됐는지 몰랐다”면서 “우리 회사와 계약이 파기된 해외 거래처들이 이들의 업체와 계약을 맺은 사실을 알게 된 후 영업비밀이 유출됐다는 의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근필 전북청 국제범죄수사대장은 “산업기술유출 사건은 피해 업체가 대외적 이미지 등의 이유로 신고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심지어 피해 사실 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다”면서 “피해 업체 관계자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신고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대장은 이어 “이번 사건을 통해 전북도 더 이상 산업기술유출에 대한 안전지대가 아닌 것이 확인됐다”면서 “산업기술유출 수사 전담체제를 구축하고 디지털포렌식 증거분석 장비를 도입해 산업기술유출사범에 대해 엄정 대처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한편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전북에서는 2008년과 2009년에 각 1건씩 산업기술유출사건이 발생했다. 전국에서는 2010년 40건에서 2011년 84건, 2012년 140건으로 매년 증가하다가 지난해 97건으로 감소했으나 올해 4월까지 40건이 발생하는 등 증가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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