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지인 몇이서 이정현 국회의원과 저녁을 함께하며 들어본 의정활동 1년은 가히 충격이었다.
전남 순천·곡성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면서 그는 ‘호남에서 기적을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실 전북에서는 그보다 훨씬 어려운 신화를 쓴 사람이 있었다. 황색돌풍이 휘몰아치던 때 황인성, 양창식, 강현욱 등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당선했다.
이정현 의원은 당선 후 매주 토요일 수행원 한 명없이 마을회관에서 잠을 자면서 1박 2일 일정으로 주민간담회를 진행한다. 값싼 점퍼를 입은 채 밤새도록 주민들과 어우러져 여론을 듣고, 민원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가히 경이로웠다. 예산확보를 위해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실무자에게 실세 국회의원이 직접 전화를 하면서 협조를 구하려는 자세는 도내 의원들에게 타산지석이 될 만하다.
그가 직책이 낮은 실무자에게 직접 전화하면 공통적으로 되묻는 말이 있다.“예, 누구시라고요?”
정권 실세인 의원이 실무자에게 직접 전화를 하니까 반문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 의원은 구수한 사투리로 “곡성 이정현 의원이랑께요”하면서 좀 도와달라고 통사정을 한다는 것이다.
관내 모든 행사에서 그는 단상에 서지않고, 아예 인사말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신 주민들과 함께 운동장에서 땡볕을 받으며 대화를 나눈다.
그의 낮은 자세를 보면서 과연 우리 지역 국회의원의 모습은 어떤지 반추해보면 한숨만 나올 뿐이다.
연단에 자기 자리가 없다고 짜증내고, 도지사가 직접 오지 않았다고 자리를 박차고, 지역 축제때 지방의원이나 단체장 등 졸개들 데리고 다니면서 세과시 하는게 상당수 의원들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때 전북은 중진들의 역할부재론이 불거지면서 정치 신인들로 물갈이가 이뤄졌다. 운좋게 살아남은 몇명을 빼면 지방의원을 했거나, 사업가나 변호사로 잘나가던 사람들이 기성 의원을 대신해 여의도로 진출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현재 일부에서는 도내 의원들의 중량감을 문제삼으며 ‘중진 복귀론’을 내세우고 있다.
전북이 중앙정치권에서 제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량급 의원의 한마디가 경량급 의원의 웅변보다 낫다는 논리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정동영, 유종근, 김완주 등이 자의반 타의반 거론된다. 도백 출신의 유종근, 김완주는 내년 총선 때까지 계속 출마설에 오르내릴 것이다. 문제는 정동영의 귀환이 과연 성공할 것인가이다.
전북으로 복귀한다고 한적 없지만, 그가 마지막 재기의 승부수를 전북에서 던질것이란 시각도 많다.
하지만 그는 이제 전북을 더 이상 재기의 발판으로 이용해선 안된다.
그를 자랑스러워했던 도민들을 여지없이 실망시켰기 때문이다. 공천을 주지않자 탈당 후 전주 덕진에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때만 해도 DY(정동영)에 대한 연민의 정이 있었다.
하지만 또다시 새정연을 탈당, 관악을에 출마하는 모습을 본 일부 도민들은 그가 전북으로 복귀하는 것조차 꺼리고 있다. 대선에서 패한뒤 영국으로 가면서 눈물을 흘렸던 DJ(김대중)는 오랫동안 참고 기다린끝에 국민의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DY는 자숙의 시간에 부르기 전에 나오기를 반복하면서 이젠 철새정치인 이인제와 다를 바 없다는 말까지 듣고 있다.
선거에 패한뒤 흘린 ‘DJ의 눈물’과 ‘DY의 눈물’은 그래서 다른 것이다.
DY는 왜 정계은퇴를 한 손학규를 사람들이 찾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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