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충의 올바른 인식이 아쉽다

▲ 안봉호 군산본부장

성충·흥수·계백은 백제의 충신이라 불린다.

 

충남 부여에서는 군민들이 매년 가을철에 제향을 올리면서 이들의 나라를 위한 정신을 기리고 있다.

 

역사는 왜 이들을 충신이라 하는가.

 

오직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왕에게 쓴 소리를 서슴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사에 따르면 성충은 최고 관직에 있을 때 왕이 신라와의 싸움에서 계속 이겨 주색에 빠지자 국운이 위태로워짐을 간언하다가 투옥됐다.

 

그는 옥중에서 단식을 하다가 죽음에 임박, 왕에게 이같은 글을 올렸다.

 

“죽으면서 한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항상 시세의 흐름을 볼 때 멀지않아 반드시 전쟁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그때 군대를 사용함에 있어 그 지리적 조건을 잘 이용하여야 하는데, 강 상류에서 적병을 맞이하면 나라를 보전할 수 있습니다. 만일 적군이 쳐들어오면 육로로는 탄현(옥천군 군서면 오동리와 군북면 자모리의 경계)을 넘지 못하게 하고, 수군은 기벌포(장항읍 일대 금강하구)에 못 들어오게 한 뒤, 험한 지형에 의지하여 싸우면 틀림없이 이길 것입니다.”

 

백제가 이를 흘려들었고 결국 660년 신라군은 탄현을 넘어 수도 사비(부여)로 쳐들어오고, 당나라 군대도 기벌포를 지나 사비성으로 쳐들어왔다.

 

나·당 연합군의 침입을 받자 의자왕은 사치와 유흥에 빠져 있는 왕에게 바른 말을 하다 유배된 흥수에 사자를 보내어 방어책을 문의했다.

 

흥수는 성충의 말대로 당군이 백강(부여 부근 금강)을 못 건너게 하고 신라군은 탄현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하라고 충언했다.

 

의자왕은 간신들의 말에 현혹돼 이를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계백이 거느린 5000명의 결사대가 황산벌 싸움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지만 백제는 멸망하고 말았다.

 

역사는 왕의 주변에 간신이 북적일 때 한 나라가 멸망의 길로 들어선다는 교훈을 남겼다.

 

충신(忠臣)의 충(忠)은 무엇인가.

 

가운데 중(中)과 마음 심(心)이 합해진 것으로 ‘중심을 제대로 잡는 마음’이다.

 

충성(忠誠)이란 어떤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고 나라와 백성을 위해 중심을 제대로 잡고 몸과 마음을 다함을 의미한다.

 

윗사람의 말이나 의견에 무비판적으로 순순히 따르는 맹종(盲從)과 다른 의미다. 이는 간신이나 하는 행동이다.

 

간신이란 자신의 이익을 도모할 욕심으로 권력자의 비위를 맞추며 알랑거리면서 빌붙는 행동을 하는 신하를 말한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사태를 보면서 우리 공직 사회에 충(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만연돼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 국가나 기업, 조직이든 구성원들이 일그러진 충의 개념에 젖어 있으면 결국 자신은 물론 모든 것을 망가뜨리게 된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국가시스템이 왜곡됨으로써 나라가 혼란에 빠졌고 대다수의 국민들은 촛불시위를 통해 혼란을 바로잡고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악(惡)은 인간이 선(善)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기인한다’고 말했듯이 우리나라의 현 혼란상도 고위 공직자들이 충(忠)에 대해 잘못 인식하고 있는 데서 야기된 것이 아닌가 싶다.

 

충(忠)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절실한 때다.

안봉호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군산새만금 글로벌 K-씨푸드, 전북 수산업 다시 살린다

스포츠일반테니스 ‘샛별’ 전일중 김서현, 2025 ITF 월드주니어테니스대회 4강 진출

오피니언[사설] 진안고원산림치유원, 콘텐츠 차별화 전략을

오피니언[사설] 자치단체 장애인 의무고용 시범 보여라

오피니언활동적 노년(액티브 시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