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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안녕(安寧)’은 탈 없이 편안한 상태를 이르는 한자어다. 그 말에서 비롯된 ‘안녕하세요?’는 일상화된 우리 식 인사말이다. 역사적으로 외침이 잦았던 탓에 밤새 혹은 못 본 사이 별 탈 없이 잘 지냈느냐고 묻는 것이 반갑게 건네는 인사말이 되었을 거라는 항간의 ‘썰’도 있다. 하긴 요즘에도 밥 먹었느냐고 묻는 인사말을 버젓이 쓰는 이들도 적지 않다.

 

영어권 사람들은 시간대에 따라 ‘굿 모닝’, ‘굿 에프터눈’, ‘굿 이브닝’ 따위의 인사말을 쓴다. 이웃 대륙 사람들의 인사말도 그들과 꼭 닮았다. 아침에는 ‘자오샹 하오[朝上好]’, 오후에는 ‘씨아우 하오[午後好]’라고 한다. 밤에는 물론 ‘완샹 하오[晩上好]’다. 일본 사람들도 비슷하다. ‘오하요 고자이마쓰’, ‘곤이찌와’, ‘곰방와’로 나눠 쓰기 때문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는 ‘안녕하세요?’다. 그 다섯 음절로 정겨운 마음을 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안녕하세요?’는 밝고 분명하고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건네는 게 좋다. 주저하거나 망설일 까닭이 없다. 물론 거기에 몇 마디 덧붙이면 금상첨화겠다. “안녕하세요, 선배님?”이라고 호칭도 붙이고, “와아…, 부장님, 지금 매고 계신 넥타이 정말 잘 어울리는데요?”라는 말까지 덧대면 친근감을 높여서 소통이 더 원활해지지 않을까 싶다.

 

아랫사람이 인사할 때도 무뚝뚝한 어조로 “응.”이나 “그래.”라고만 대답하지 말 일이다. “역시 우리 박 대리의 패션 감각은 남다르단 말이야?”와 같은 몇 마디 말로 후배의 심장을 뜨겁게 데워줄 줄 아는 센스 만점 선배나 직장상사가 되어 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 듯하다.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고 했던가. ‘안녕하세요?’라면서 봄꽃 같은 얼굴로 반갑게 인사하는 이를 향해 이맛살을 구겨 보이는 일은 누구도 쉽지 않다. 어느 찻집에 들렀다가 ‘내가먼저 건넨인사 돌아오는 밝은미소’라고 적힌 문장을 발견했다. 전통적인 4·4조 음률에 전체 16글자짜리 그 빤한 내용의 표어가 왠지 정겨웠다. 세상이 밝아진 탓일지도 모르겠다. 순전히 나만의 생각일까?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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