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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유혹

커피가 생활에 뿌리를 깊이 내린 지도 꽤 오래되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자주 먹는 음식은 밥이나 김치일 것 같은데 사실은 커피라고 한다. 어느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수만 해도 10만 개가 훌쩍 넘는다고 한다.

 

커피의 종류는 크게 둘로 나누어진다. 믹스 커피와 카페 커피다. 1990년대 들어 대중화된 믹스 커피는 커피와 프림과 설탕을 섞어서 간편하게 타 마실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그 전에는 입맛에 따라 스푼으로 각각의 양을 조절했다. 그렇게 탄 ‘양촌리 커피’를 마시고 찐 살은 지구를 일곱 바퀴 반을 돌아도 안 빠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코코넛에서 추출한 식물성 경화유지인 프림이 비만과 각종 실현관계 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이라는 설도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메리카노로 대표되는 카페 커피를 지금처럼 자주 마시기 시작한 건 아마 10여 년 전부터일 것이다. 웬만한 한 끼 식사 값에 버금가는 카페 커피는 종류도 맛도 다양하다. 에스프레소(espresso), 아메리카노(americano), 카페라떼(caffe Latte), 카푸치노(cappuccino), 카페모카(cafe mocha), 카라멜마끼아또(caramel macchiato) 등이 그것이다.

 

“나는 가비의 쓴맛이 좋다. 왕이 되고부터 무얼 먹어도 쓴맛이 났는데, 가비의 쓴맛은 오히려 달게 느껴지는구나.” 영화 <가비> 에서 고종 황제는 그렇게 한탄한다. 일본 낭인들에게 처참하게 살해당한 아내 명성황후를 그리며 그는 커피 한 잔으로 시름을 달랜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커피를 처음으로 즐겼던 이가 바로 고종 황제 부부였다는 항간의 ‘썰’도 있다.

 

어느 한적한 카페 벽에는 ‘커피의 본능은 유혹’이고 적혀 있었다.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천사처럼 순수하고 사탕처럼 달콤하다.”라고 했던 샤를 모리스 드 탈레랑(Charles-Maurice de Talleyr and)의 ‘커피 예찬’을 집약한 말이다. 커피 한 잔이 주는 행복감이 퍽이나 매혹적으로 여겨졌던 건, 악마에게라도 유혹을 당하고 싶어서였을까.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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