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각 신문사에서는 ‘신춘문예’라는 이름의 공모전을 연다. 시, 소설, 수필 등의 창작 활동에 뜻을 둔 많은 이들이 몇 날씩 밤을 밝혀 쓴 작품을 신문사에 보낸다. 그리고 당선 소식이 오기를 기다리며 설레는 나날을 보낸다. 장르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응모작 수는 수백 편(혹은 천 편 이상)에 이르는 게 보통이다. 응모된 작품의 심사는 크게 예심과 본심 두 단계로 나누어 진행한다. 그 많은 작품들 가운데서 1차적으로 대략 5∼10편을 가려내는 게 예심이다. 본심에서는 그걸 꼼꼼하게 읽고, 각 작품들의 장단점을 비교해서 당선작 한 편을 최종적으로 선정한다. 그런데 응모된 대부분의 글은 심사위원들이 끝까지 읽어주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혹시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소설이나 수필의 경우 처음 한두 문장에만 눈길을 주고는 준비된 박스 속에 가차 없이 버리는 경우도 있다. 길어야 한 단락 정도 읽어주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글의 첫머리에 구사한 문장에서 앞서 박 대리가 보낸 문자처럼 맞춤법에 어긋나는 단어가 몇 개 보이는 순간 그 글은 끝장이라고 보면 된다. 심사위원들은 기본적인 단어나 문장조차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응모자가 쓴 글이라면 그 내용 또한 안 봐도 비디오일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는 것이다.
단어를 모아 문장을 쓰고, 그것들을 모아 한 편의 글을 완성한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해서도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리말 맞춤법에 맞는 단어야말로 좋은 문장을 쓰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