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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미인대회 당선자 이름이 ‘김마포’다. 이름이 특이하다는 사회자의 말에 그 아가씨, 환하게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한다. “제가 마포에 있는 산부인과에서 태어났다고 아버지가 그렇게 지어주셨답니다.” 그 말을 듣고 사회자는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린다. ‘말죽거리 같은 데서 태어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알아야겠다, 너는.’ 물론 실제로 벌어진 일은 아니다.

 

우리나라 도처에는 공항이 있다. 김포국제공항, 인천국제공항, 청주국제공항, 광주국제공항, 무안국제공항, 김해국제공항, 제주국제공항…. 도시 이름에 ‘국제’만 갖다 붙였다는 걸 한눈에 알 수 있다. 별로 국제적인 것 같지 않은 공항까지 예외가 없다. 영락없이 앞서 언급했던 ‘김마포’다. 아니다. ‘김미인마포’다.

 

나라 밖 뉴욕에는 JFK(John F Kennedy) 공항이 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건 파리의 드골(De Gaulle) 공항이다. 몽골 가는 비행기를 타면 칭기즈칸 공항에 내려준다. 인디라 간디 공항이 어디에 있을지는 불문가지다. 모두 굵직한 자취를 남긴 그 나라의 역사적 인물에서 따온 이름들이다. 스페인에는 동화 속 주인공을 연상시키는 피노키오 공항이 있다고 한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개장됐다. 내부에는 국내외 유명 미술가들의 작품이 상설 전시된다고 한다. 하긴 그래 봤자 ‘제2여객’일 뿐이다. 기왕 ‘아트포트 ‘(Art+ Airport=Artport)’를 표방할 거였으면 20세기 비디오아트 창시자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우리 예술가 이름을 붙여서 ‘백남준터미널’ 같은 명칭을 쓸 수는 없었을까. 물론 다른 적절한 이름도 좋다.

 

우리 지역 거점 국립대학에 가면 ‘인문관’이 있다. 그 옆에 한옥 양식을 접목해서 지은, 퍽이나 ‘간지’ 나는 건물 하나가 들어섰는데, 외벽을 보니 ‘인문사회관’이라고 적혀 있다. 과연 인문학과 사회학의 융복합인가? 우리 지역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 시조부흥운동을 주도했던 그 분의 아호를 빌려다 ‘가람관’ 같은 명칭을 붙였으면 어땠을까. 물론 이 대목은 사족이다.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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