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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미제살인사건을 추적한다] ⑨ ‘16개월의 미스터리’ 임실 덕치면 살인사건

2009년 7월 5일 임실군 덕치면에 거주하는 개 사육업자 A씨(64) 실종
실종 16개월만에 아무 연고 없는 순창군 야산서 백골 사체로 발견
경찰 유력 용의자로 마지막 목격자 지목, 정황은 있지만 증거 없어
전문가 “정확 증거로는 무리... 새로운 목격자 및 제보자 필요해”

2010년 10월 19일 오전 11시 50분. 순창군 팔덕면 월곡리의 한 야산에서 난을 캐던 주민은 흙 위에 하얀 무언가가 흩뿌려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무언가에 홀린 듯 다가간 주민이 발견한 것은 동물 잡뼈들이었고 그것을 걷어내자 사람 등뼈가 보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흙 속에 묻혀있던 속 옷만 입은 백골 사체를 꺼냈지만 사체는 심하게 부패된 상태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유전자 분석 결과 발견된 백골 사체는 앞서 약 16개월 전 실종된 임실군 덕치면에 거주하는 A씨(64)였다. 그는 지난 2009년 7월 5일 전주에 있는 한 병원을 가겠다며 집을 나간 뒤 실종됐다.

A씨의 가족은 병원에 간다던 그가 새벽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아 실종 신고를 했고 경찰은 실종 신고에 따른 수사를 진행했다.

실종 1년 4개월만에 백골 사체 상태로 발견되면서 경찰은 실종 수사에서 살인사건 수사로 변경해 원점부터 재수사를 했다.

실종 당일 A씨는 몸이 좋지 않았다. 그의 아내는 병원에 갈 것을 권유했고 마침 옆에서 있던 동서가 A씨를 전주의 한 병원에 데려다주겠다며 집을 나섰다.

이후 동서가 경찰에 진술한 내용에 따르면 A씨는 병원을 나와 어딘가로 혼자 걸어갔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동서의 진술과 달리 A씨가 내원한 병원 진료 기록에는 그가 다녀간 흔적이 없었다.

그러던 중 경찰은 동서와 숨진 A씨 사이에 금전 관계가 있었고 이들 사이에 다툼도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동서에 대한 경찰 조사가 시작된 지 얼마 뒤 동서가 A씨와 함께 탔다던 냉동 탑차에 불이 났다.

그 밖에도 A씨의 사체가 발견된 장소는 그가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곳이지만 오히려 동서가 자란 곳이라는 점 등 경찰은 동서를 용의자로 지목하는 정황들이 넘쳤지만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해 결국 미제로 남겨뒀다.

전문가는 정황 증거로는 불충분하기 때문에 새로운 제보자 확보에 주력해야 할 것을 조언했다.

법무법인 모악 김현민 변호사는 “정황증거로 유죄의 심증을 가지고 범인을 잡는 건 다른 한편으로는 치명적인 실수를 낳을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자백이나 직접 증거가 없는 상황이어서 수사에 큰 어려움이 따를 수 있으나 확보된 증거를 중심으로 새로운 목격자 제보 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도 “살인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를 찾아 현장을 재조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살해 현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목격자 또는 제보자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엄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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