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하나둘 빠져나가더니 불빛마저 사라져 길을 걷기 무서워요.”
전주 감나무골 재개발 구역에 빈집이 넘쳐나면서 우범지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9시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 감나무골 재개발 구역. 해가 모습을 가리자 어둠이 짙게 감나무골 재개발 구역을 덮어갔다. 군데군데 가로등이 있었지만 깜깜한 골목길을 비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길을 가는 시민들은 잰걸음으로 어두운 골목길을 지나갔다. 작은 소리에도 주위를 경계하기도 했다.
감나무골 인근에 거주하는 김모 양(18)은 “학원을 마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어두컴컴해서 무섭다”면서 “길을 걷다가 다른 사람을 보면 혹여 무슨 일이 생길까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고 말했다.
그간 주택가에서 나오던 불빛은 이 길을 걷는 동네 사람들의 등대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재개발 공사가 확정되면서, 이주가 시작됐다. 현재까지 이주율은 70%가 넘는다.
골목길 곳곳에 있는 집 앞에는 TV, 각종 탁자와 의자 등 생활폐기물도 널려있었다. 빈집 대부분은 문이 잠겨 있었지만 폐기물을 밟고 담장을 넘어 들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곳에서 거주하는 이모 씨(53)는 “보상을 받은 주민들이 하나둘 떠나가기 시작했다”면서 “빈집이 혹여나 범죄 장소가 될까 걱정도 된다”고 토로했다.
감나무골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은 이러한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위험지역 70여곳에 CCTV를 설치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또 서신파출소와 협엽해 24시간 순찰도 진행하고 있다.
고창학 감나무골 정비사업 조합장은 “많은 주민이 이주하면서 빈집이 늘어가고 있어 각종 범죄장소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를 방지하고자 다방면으로 방법을 꾀하고 있다. 재개발 되는 날까지 시민 안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감나무골 재개발 사업은 전주 완산구 감나무1길 14-4(서신동) 일대 11만 8444㎡에 지하 3층에서 지상 20층에 이르는 공동주택 28개동 1986가구(임대 170가구 포함) 및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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