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바이크 등장 이후 대여 실적 저조
직접 타보니 브레이크 고장 등 불편함 많아
“공영자전거가 있나요? 카카오바이크는 아는데…”
21일 오전 전주 한옥마을에 위치한 공영자전거 대여소. 초록·빨강·파랑 등 형형색색의 자전거가 놓여져 있다. 지나가는 관광객과 시민이 잠시 눈길을 줘보지만 그뿐이었다. 사람들은 자전거 대신 전동킥보드, 카카오바이크를 이용했다. 한옥마을 내에서 자전거를 타는 이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대여한 자전거도 문제가 많았다. 기어변경이 제대로 되지 않는가 하면, 경적종이 없어 자전거도로를 통행하는데 불편함이 있기도 했다. 심지어 왼쪽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고위험이 생기기도 했다.
시민들은 전주시가 공영자전거를 운영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여행지에 편중된 대여소 때문에 공영자전거를 이용하고 싶어도 이용하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평소 전동바이크를 자주 이용한다는 박모 씨(41)는 “공영자전거 대여소가 너무 여행지 위주로 편성돼 있는 것 같다”면서 “자전거를 빌린다 하더라도 다시 대여소에 가져다 놔야하는 불편함이 더 크다”며 공영자전거 대여소의 위치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김모 양(성심여중 3년)은“카카오바이크 보다는 공영자전거가 훨씬 저렴하지만 집 주변에 대여소가 없다”면서 “공영자전거 대여보다 조금 더 가격을 내더라도 어디에든 놓고 다닐 수 있는 카카오바이크를 이용하는게 더욱 편리하다”고 했다.
자전거의 날을 맞았지만 공영자전거가 외면받고 있다. 카카오바이크 등 편리함을 앞세운 대형 대여 업체에 밀리고 있어서다.
전주시에 따르면 저렴한 이용가격을 앞세운 공영자전거 대여는 2013년 처음 시행됐다. 한옥마을 인근 4곳, 덕진·아중호수 인근 2곳, 삼천·송천동 전주천변 인근 2곳 총 8곳에서 공영자전거 대여소를 운영 중이다. 시의 공영자전거 대여는 하루종일 대여하더라도 1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카카오바이크 서비스가 시작된 지난 2019년 1만 4606건에서 지난해 9301건으로 대여실적이 크게 줄었다. 카카오바이크 이용자가 전국적으로 35%이상 증가하면서 반납장소가 따로 정해지지 않고 24시간 이용 가능한 전동바이크의 접근성, 전동으로 움직이는 편리성에 밀린 것으로 분석된다.
시 관계자는 “자전거 대여소를 주거밀집지역으로 늘리고, 자전거 대수를 늘리는 방안을 계획 중이지만 구체적으로 진행된 사안은 없다”며 “시 차원에서 공영자전거 정기점검을 하지 않고 민간업체에 점검과 수리를 위탁하고 있다. 앞으로 자전거 점검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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