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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주년 동학농민혁명 기념일]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외면 받는 동학혁명 참가자들

일제에 맞선 2차 기포 참가자, 서훈 단 한 건도 없어
정읍 외 전북 지자체 자료수집·예우도 사실상 ‘뒷짐’

127주년 동학농민혁명기념일(5월 11일)을 맞았지만 정부와 지자체가 여전히 동학농민혁명에 참가한 이들을 외면하고 있다. 정부와 학계가 동학농민혁명을 민주화 운동의 정신, 일본에 맞서 싸운 항일의병운동의 시발점이라는 데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로는 독립유공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서다.

10일 국가보훈처와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한 이들을 상대로 단 한명도 서훈을 하지 않았다. 독립유공자 대상에 동학농민혁명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과 학계 등에서는 반봉건적인 성격을 띠는 1차 기포는 안하더라도 반외세형태를 띠는 2차 기포에 참여한 이들에 대해서는 서훈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실제 고 송원환(1853∼1895)은 부안의 동학접주로서 1894년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했고, 1895년 1월 11일 일본군에 체포돼 처형당했다. 고 신경일(1861∼1894)은 1894년 장수에서 동학농민군으로 활동했으며 야간에 담배 밭 밑에 숨어있다가 일본인에게 발각돼 장계 소재지 장터에서 화형당했다. 이들은 정부로부터 그 활동을 인정받았지만 서훈은 받지 못했다.

김재호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장은 “항일운동의 시작점을 어떻게 보느냐의 차이”라면서도 “1893년 일본은 조선 및 중국 대륙침략을 위해 천황 직속의 대본영을 꾸렸는데 이때 대본영 지침이 ‘동학농민혁명군을 척결하라는 지침’을 내렸고 동학농민군은 일본에 전면으로 싸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볼 때 일본의 침략흐름이 1893년 대본영이 꾸려지면서 시작됐다”며 “일본에 저항하던 모든 싸움을 독립운동으로 인정해야 한다. 의병은 독립유공 서훈에 포함되지만 동학농민 참가자들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현재 각종 학술대회 등을 개최하고, 이를 통해 나온 결과를 분석, 포상분야에 포함할지에 대해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지자체의 관심도 사실상 전무하다. 정읍을 제외한 도내 지자체는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 있지만 각종 자료수집 및 유족에 대한 예우에는 “정부가 해야할 일”이라며 뒷짐을 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북에서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이들의 유족은 현재 62명이다. 유족은 기념사업회가 철저한 고증을 거쳐 인정한다. 하지만 혁명에 참여한 이들의 유족에 대한 예우로 수당을 지원하는 조례를 만든 곳은 정읍시뿐이다. 전북도와 전주·고창·부안·완주 등은 기념사업의 조례만 제정했다. 동학농민혁명의 주 무대가 전북이였다는 점에 비춰볼 때 도내 지자체의 관심은 초라한 수준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전북이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이들에 대한 서훈 등 예우를 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하는 것에 대해 공감한다”면서 “특별법 제정이 되면서 정부가 주도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사업이기도 하지만 보훈처로부터 서훈 수여를 이끌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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