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배달 활성화…배달 오토바이 위험한 주행
곡예·인도 주행, 신호위반 등…운전자·보행자 위협
코로나19 여파에 배달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배달 오토바이에 의한 사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인도 주행은 물론 신호위반과 도로 곳곳에서 곡예운전을 하는 등 교통법규를 잘 지키지 않아서다.
10일 오전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 전북대학교 구정문 앞. 수업에 늦지 않기 위한 대학생들이 거리에 가득찼다. 잠시 후 요란한 배기음을 내는 배달 오토바이 한 대가 지나갔다. 배달 오토바이는 학생들 사이사이로 지나가며 인도는 물론 차도를 넘나들었다. 학생들이 점심시간에 맞춰 거리에 많아지자 배달 오토바이는 속도를 줄이며 안전운전을 하기는 커녕 곡예 운전을 더욱 과감하게 이어갔다. 배달 오토바이를 미쳐 보지 못한 학생들과 충돌할 뻔한 상황도 목격됐다.
배달 오토바이가 달리는 인도는 주객전도됐다. 배달 오토바이는 보행자가 길을 비켜주지 않으면 경적을 울리며 “길을 비켜라”고 요구했다. 보행자가 우선이어야 할 인도의 주인이 배달 오토바이가 된 셈이다.
대학생 박정찬 씨(22)는 “전북대 옛 정문에 식당이 많아서 그런지 배달 오토바이가 많이 다닌다”며 “인도로 빠르게 달리는 오토바이에 가끔 치일까 겁이 난다”고 토로했다.
서신동 일대도 상황은 마찬가지. 신호가 빨간불로 표시되고 정차를 요구했지만 배달 오토바이는 멈추지 않았다. 간혹 빨간불에 멈춰서도, 정지선을 지나가거나 횡단보도를 지나가기도 했다. 신호 대기 중인 차량들 사이사이로 아슬아슬하게 지나다니는 배달 오토바이도 목격됐다.
김성훈 씨(25·서신동)는 “배달 오토바이가 신호를 지키는 걸 못 봤다”며 “왜 저렇게까지 위험하게 운전 하나 싶을 때도 있다”고 했다.
이처럼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는 이륜차에 대한 경찰의 단속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의 난폭운전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18~2020년)간 이륜차 단속 현황은 신호위반 1980건, 안전모 미착용 6835건, 기타 2042건이다. 이 기간 이륜차 사고는 1089건 발생해 모두 73명이 사망하고 1333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고 대부분 안전모 미착용, 도로교통법 미준수 등에 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배달 업계는 빠른 배달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을 하고 있다.
한 배달 업계 관계자는 “인식이 안 좋고 위험한 건 알지만 배달은 속도가 생명이고 배달 건수에 따라 돈을 벌 수 있다. 생계라 어쩔 수 없다”며 “신호 위반을 하고 인도를 질주해야만 돈을 더 벌 수 있는 구조”라고 해명했다.
박수정 한국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처 선임연구원은 “이륜차는 운전자 본인도 위험하지만 보행자들은 치일까 봐, 차량은 칠까 봐 걱정을 한다”면서 “신호 준수 같은 기본적인 사항을 지키면서 운행해야만 안전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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