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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정보 이용 부동산투기 의혹’ 전북도 간부, 척박한 땅 왜 샀나?

지인 3명과 고창 백양지구 개발지 인근 논밭 2800여평 매입
개발지서 직선거리 100~200m 위치…최근 심은 어린나무 수두룩
마을주민·이전 땅 주인 등 “땅 척박해, 2년간 팔리지 않아”

14일 하늘에서 바라본 전북도청 A직원이 구매한 고창군 백양지구의 토지 전경 /조현욱 기자
14일 하늘에서 바라본 전북도청 A직원이 구매한 고창군 백양지구의 토지 전경 /조현욱 기자

“과수원을 운영하기 어려운 땅이에요. 척박하기 그지없어요.”

전북경찰청 부동산투기사범 특별수사대가 내부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한 것으로 의심하고 수사 중인 전북도청 간부 A씨의 소유토지에 대한 마을 주민들의 말이다.

지난 14일 고창군 고창읍 덕산리. 강호항공고등학교 바로 옆 작은 ‘백양1저수지’ 뒤로 감나무가 심어져있다. 매입한 땅은 고창 백양지구 개발지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100∼200m 떨어졌다. 해당 과수원을 자세히 보니 곳곳에 물 웅덩이가 고여 있었다. 최근 심은 듯한 어린나무도 수두룩했다.

당초 논으로 사용되던 땅이었지만 이전 주인이 감나무 재배를 위해 밭으로 만든 것이었다. 마을 주민들은 이를 두고 과수원으로써의 부적합한 땅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마을주민은 “과수원으로 사용하기에는 땅이 매우 척박하다”면서 “물이 잘 배출되지 않아 몇 년전 함께 물을 배출하는 배수공사도 진행했었다”고 했다.

백양지구 위치도.
백양지구 위치도.

이전 땅 주인은 2년 전 해당 토지를 부동산에 내놨다. A씨가 산 땅 바로 아래보다 절반가량 싼 가격이었다. 당시 인근 땅은 3.3㎡(1평)당 30만 원. 척박한 땅을 팔기위해 절반가격인 15만 원에 땅을 내논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2년 간 해당 땅은 팔리지 않았다고 한다. 2019년 겨울 한파로 인해 감나무가 얼어 죽었고, 토지가 좋지 않아 성장률도 더뎠으며, 지난해 흉년이 들었다는 이유도 한 몫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A씨와 지인 3명은 해당 토지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3.3㎡당 14만 원에 매입하길 원했다. 땅 주인도 흔쾌히 수락했다. 이렇게 사들인 땅만 논밭 8필지 총 9508㎡(2876.10평). 매입금액만 4억 2000여만 원이었다.

이전 땅 주인은 “지난해 11월께 이들이 공인중개사를 통해 한꺼번에 토지를 매입해 갔다”며 “몸도 좋지 않고 오랫동안 팔리지 않던터라 계약했다”고 했다.

A씨가 땅을 매입한 시기는 지난해 11월 26일로, 고창 백양지구 도시개발 사업공고 한 달여 전이다. 해당 지역을 개발행위 제한 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주민 의견 청취 공고 후 10일 뒤 매입했다. 같은 해 12월 18일 개발행위 제한 구역으로 지정한다는 고시·공고가 있었다.

인근의 한 공인중계사는 “A씨가 매입 한 땅은 백양지구 개발이 진행될 경우 토지 값이 상승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역 도시계획 업무 등 지역개발 정책과 관련한 업무를 총괄하고 있어 이런 개발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토지가격 상승 예상지역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 경찰의 시각이다.

A씨는 “도시개발이 공고된 뒤 부동산업자인 지인에게 매입을 권유받아 구매했고, 실제로 땅 지분을 나눈 지인들이 경작하고 있다”고 전북도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는 A씨를 대기발령 조치한 상태다.

한편, 백양지구 도시개발 사업은 전북개발공사가 총사업비 466억 원을 투자해 고창읍 덕산리 일원 15만 3033㎡(약 4만 5000평)에 추진하고 있다.

관련기사 전북도 간부 토지매입 시점, 업무상 기밀 해당 될까? ‘고창 백양지구 땅 투기 의혹’ 전북도 간부, 내부정보 접한 시점은?
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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