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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 운동 전국 첫 희생자 이세종 열사 추모식

41년 전 전북대서 7공수 부대원들의 폭행에 숨져
광주서 숨진 게 아니라는 이유로 인정받지 못해
1998년 10월 5·18 민주화 운동 사망자로 인정

제41주년 5.18 민주항쟁 전북기념행사가 '오월, 시대와 눈 맞추다, 세대와 발 맞추다'를 주제로 17일 전북대 이세종 열사 추모비 앞에서 열려 학생들이 추모비에 헌화하고 있다. /오세림 기자
제41주년 5.18 민주항쟁 전북기념행사가 '오월, 시대와 눈 맞추다, 세대와 발 맞추다'를 주제로 17일 전북대 이세종 열사 추모비 앞에서 열려 학생들이 추모비에 헌화하고 있다. /오세림 기자

41년 전인 1980년 5월 18일 0시 전북대학교 제1학생회관. 불침번을 서고 있던 이세종(당시 21세·농학과 2년)열사는 강의실을 다급히 돌며 잠들어 있던 동료들을 깨우기 시작했다.

“어서 일어나. 도망가”

이날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에 비상계엄령이 선포되자마자 7공수 부대원들이 전북대로 물밀 듯 밀려왔다.

7공수 부대원들은 철심이 박힌 곤봉을 휘두르며 전북대 학생들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당시 전라북도와 전라남도 대학 연합체인 ‘호남대학총연합회’ 연락 책임자였던 이 열사는 7공수 부대원들의 주요 표적이 됐다. 7공수 부대원에 쫓기던 이 열사는 학생회관 옥상에 끌려가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1시간 후 제1학생회관 앞 땅바닥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 열사의 온 몸은 멍이 들어있었고 피투성이었다. 폭행의 흔적이 있었지만 사인은 ‘단순 추락사’로 발표됐다. 민주화를 갈망하며 계엄철폐를 외치다 군부에 의해 희생당한 것이다.

당시 국내 상황은 매우 어지러웠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쏜 총에 목숨을 잃었다. 시민들은 민주화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권력이라는 달콤한 맛을 본 군부는 민주화를 용인하지 않았다.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과 노태우를 중심으로 군 내 사조직인 ‘하나회’ 회원들과 군사쿠데타(12·12사태)를 일으켜 신군부 세력이 군의 요직을 차지하게 된다. 이 열사를 포함한 전북대 학생들은 신군부의 군사쿠데타를 강력히 규탄했다. 계엄령을 철폐하고 민주화를 꿈꾸며 맞서 싸웠다. 이 열사는 5·18 민주화 운동과정에서 발생한 전국 첫 희생자였다.

하지만 그는 민주화 운동의 중심지인 광주에서 숨진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5·18 민주화 운동의 첫 희생자로 인정받지 못했다. 18년 뒤인 1998년 10월 광주 민주화 관련 보상 심의회에서 5·18 민주화 운동 사망자로 인정돼 명예를 회복했다. 1985년에는 전북대 학생회관 옆에 그의 추모비가 세워졌다. 추모비에는 당시 역사의 현장에 함께 있던 김성숙 씨가 이 열사를 생각하며 ‘다시 살아 하늘을 보고 싶다’는 비문을 썼다. 추모비가 있는 곳은 ‘이세종 광장’으로 불리게 됐다. 1995년 전북대는 이 열사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5·18 구속부상자회 전북지부와 전북대는 17일 오후 6시 이세종 광장에서 ‘이세종 열사 41주년 추모식’을 거행했다. 이날 행사는 이석영 전 전북대 교수, 송하진 도지사, 김승환 교육감, 김승수 전주시장 등 기념사를 시작으로 김동원 전북대 총장, 김지광 전북대 학생회장 등의 추모사 순으로 진행됐다. 또 이날 기념공연을 맡은 녹두꽃 시민 합창단은 5·18 민주화 운동의 대표곡 ‘님을 위한 행진곡’과 민주화 운동 40주년 기념곡인 ‘5월 다시 여기에’등 3곡을 선보였다.

김완술 5·18 구속부상자회 전북지부장은 “이세종 열사의 숭고한 희생으로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를 꽃피울 수 있었다”면서 “미얀마의 현 상황은 이세종 열사가 싸우던 그때의 우리의 모습이다. 미얀마 국민들이 모두 이세종 열사다. 그들에게 관심과 응원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최정규·안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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