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새만금 신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 설명회’가 진행됐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9월부터 추진한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 초안이 나온 것을 두고, 관계기관과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최종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한 보완작업의 일종이다.
설명회가 예정된 센터는 행사 시작 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과 환경단체 관계자 등 70여 명은 신공항 추진 찬성과 반대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특히, 센터 입구에서 ‘설명회는 무효’라는 플래카드를 든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설명회 시작을 앞두고 단상 앞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했다.
새만금 신공항 건립에 찬성하는 것으로 보이는 주민들은 설명회가 시작했으니 비켜달라 요구했지만, 단체는 정당한 의견 개진 행위라며 거부하며 맞섰다.
예정된 시작 시각을 넘기면서까지 고성과 언쟁이 오갔고, 단체 측에서 설명회를 방해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내놓고 나서야 설명회가 진행됐다. 단상 앞에 플래카드를 든 단체 관계자들은 그대로 선 채였다.
설명회의 대부분 시간이 할애된 질의 및 응답 시간에도 건전한 논의는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신공항을 반대하는 한 주민은 먼저 설명회 주최의 적격 여부를 문제 삼았다. 국토부 사업인데 용역사에서 설명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취지다.
반면 찬성하는 입장의 군산 소룡동 주민은 새만금 사업으로 환경적인 부분에서 손실이 있을 수 있지만, 후손을 위해 국제공항 건립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환경단체에 발전적인 양보를 요구하기도 했다.
신공항 건립 반대 측 관계자의 발언이 길게 이어지자, 찬성 측 일부 주민들은 단체로 퇴장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65분여로 예정된 질의응답 시간은 막바지가 돼서야 설명회 본래 취지에 적합한 논의가 오갔다.
군산 시민이라 밝힌 이모 씨는 “환경단체에서 굉장히 깊이 있는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좋다. 하지만 왜 지금에서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 “아이들을 위해 미래를 걱정하는 입장에서 환경을 뒤집고 싶지 않다. 방법을 찾고, 대안을 찾아야 하는데, 왜 주민 갈등만 조장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소모적인 논쟁만 벌여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새만금을 관찰한 지 20년이 됐다는 한 시민은 최근 환경단체에서 발견한 흰발농게와 금개구리 등이 왜 이번 조사 초안에는 나오지 않았는지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용역을 수행한 연구원은 “고의적 누락이 아니라 양서·파충류는 5~6월 장마철에 주로 번식을 하기 때문에 그에 맞춰 2차 조사 계획을 세웠다”면서 “1차 조사에서 안 나왔다고 누락이 아니라 조사 기간에 안 들어간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본안 보고서에는 정확한 결과 분석과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겠다”면서 “영향이 있는 것으로 결과가 나온다면 그에 맞는 저감 방안을 수립하도록 작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에도 항공기와 조류가 충돌하는 ‘버드 스트라이크’ 위험성과 관련해 철저한 자료 조사 요구가 나왔고, 신공항 항로와 관련된 질문도 이어졌다.
이날 열린 설명회는 이전부터 불거진 잡음으로 원활히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기회를 이렇게 날려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향후 새만금의 미래를 위해서도 신공항 건립은 중요한 사업인 만큼, 찬성과 반대를 떠나 실제 주민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실질적인 계획이 수립해야 한다. 오는 7월 6일까지 관심 있는 주민은 새만금 신공항 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공람하고, 주민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것도 참고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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