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인구 180만 명 붕괴는 지역의 총체적 문제점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인구 감소로 인한 분야별 후폭풍은 쉽게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갈수록 인구가 줄 수밖에 없는 현실적 어려움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 준다. 전주 군산 익산을 제외한 11개 시군이 지역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된 건 주지의 사실이다. 정부·자치단체도 인구 늘리기에 묘안을 짜내고 있지만 백약(百藥)이 무효인 상태다. 이젠 줄어드는 인구에 따른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다.
저출산 문제는 지역마다 살아남기 위한 생존 경쟁에 불을 댕겼다. 전국 자치단체에 불고 있는 메가시티 움직임이 대표적이다. 시너지 효과를 노린 시군간 통폐합 노력이 지금도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전북에서도 전주-완주 통합을 둘러싼 갈등을 겪은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피폐한 농촌학교 통폐합 문제를 두고도 교육감 후보들의 공방이 치열하다. 결국엔 인구 수가 지역 발전의 핵심 요소라는 것이다. 각 분야 구조적 흐름을 작동시키는 동력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통폐합 열풍은 신입생 미달사태를 겪는 지방대도 예외일 수 없다. 생존 경쟁에 내몰린 대학들의 뼈를 깎는 자구노력의 일환이다. 올해 추가모집 결과 도내 5개 대학의 신입생 충원율 평균은 88.5%로, 전년 대비 11.1%가 하락했다. 1400명을 충원하지 못한 셈이다. 전국적으로도 최근 3년새 미충원이 5배로 늘어났다. 9년 후인 2030년 4년제 사립대 50%가 사라진다는 충격적 전망도 나와 있다.
학생이 모자라 정원을 채우지 못한 지방대 재정 상태가 악화 일로에 있다. 교육부와 자치단체도 이같은 문제 의식을 갖고 위기 타개책을 내놓지만 속시원한 답변은 못하고 있다. 수도권 대학정원 감축을 추진 한다거나 입찰을 통해 지방 사립대를 공립 대학으로 전환하는 문제도 쉽지않은 상황이다. 그래도 2023년부터는 지방대 의약·간호계열 정원의 40%를 지역인재 선발로 의무화했다.
이런 기류 속에 국립대인 전북대-군산대 통합에 대한 당위성이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20년간 추진해온 이들 대학의 통합 여정은 아픔과 논란의 연속이었지만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다. 지역거점 대학으로서의 역할을 모색하는 전북대는 두 대학의 통합 효과에 기대감이 크다. 김동원 총장도 취임 2주년 회견에서 통합에 강한 의욕을 보이며 정부의 특단 지원대책을 촉구했다. 반면 군산대는 특유의 강점을 조화롭게 살린 특성화 전략을 중시하고 있다. 아직도 부정 기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학교가 직면한 녹록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맘이 편치 않다. 특히 신입생 충원율이 86.5%로 작년 보다 13.3%가 하락했다. 더군다나 얼마 전 재정지원대학에서 탈락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장 사퇴라는 진통을 겪고 있다. 조만간 이를 추스리고 새 진용을 갖추는 총장 선거가 예정돼 있다. 아마도 이 과정을 통해 통합 논의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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