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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탕주의 부추기는 해외무인복권

인생역전 문구로 시민들 유혹
업체 "사행성에 해당되지 않아"

당첨금이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에 이르는 해외복권 구매대행에 새해 대박의 꿈을 좇는 시민들이 늘면서 13일 전주에 설치된 해외복권 판매 키오스크를 바라 보고 있다. 오세림 기자
당첨금이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에 이르는 해외복권 구매대행에 새해 대박의 꿈을 좇는 시민들이 늘면서 13일 전주에 설치된 해외복권 판매 키오스크를 바라 보고 있다. 오세림 기자

“당첨만 되면 큰 돈을 받을 수 있다고하네요. 경기도 안 좋은데 속는셈 치고 한번 해보려고요.”

13일 전주시 완산구 남부시장. 시장 내 키오스크(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단말기)를 통한 기계 한 대가 버젓이 놓여있다. 키오스크 옆에는 ‘상상초월 당첨금’, ‘미국복권’, ‘유럽로또’라는 게시물이 보였다. 게시물에는 ‘1등 당첨 인생역전’, ‘당신도 당첨될 수 있습니다’라는 등의 문구도 적혀있었다. 큰 돈을 벌을 수 있다는 문구가 기자를 유혹했다. 키오스크 화면에는 ‘메가밀리언’과 ‘파워볼’, ‘유로잭팟’ 등 복권종류가 있었다. 당첨금은 3864억 원부터 1890억 원, 462억 원, 451억 원 등 당첨액수가 표시됐다. 이중 신청하기를 누르니 3게임이라는 화면으로 넘어갔다. 1번부터 69번까지 5개의 화이트볼을 선택하고, 1번부터 26번까지 1개의 파워볼을 선택해 총 6개의 번호를 선택하는 형태였다. 한국의 로또와 같이 자동으로 번호가 선택되는 것도 있었으며 AI를 활용한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시스템도 있었다. 번호 선택을 마친 뒤 결제창이 떴고 신용카드를 통해 1만 6500원을 결제했다. 약 1게임당 5500원인 셈이다. 결제를 마치면 비밀번호와 함께 휴대폰으로 링크를 통해 자신이 선택한 번호를 알 수 있었다.

당첨금이 수천 억원까지 이르는 해외복권시스템을 통한 한탕주의에 전북도민들이 빠져들고 있다.

남부시장 한 시장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설치됐는데 방문객들이 높은 금액을 보고 항상 복권을 구입하는 것을 자주 목격했다”며 “실제로 정말 돈이 지급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미국복권 구매대행 업소는 전주 12개소, 익산 2개소, 김제 1개소 등 도내 총 15개소가 들어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시스템은 구매자가 키오스크를 통해 원하는 번호를 입력하고 결제하면 미국 복권 구매대행 회사가 이들 데이터를 미국 현지법인에 전달해 대신 구매해주는 방식이다. 이들 업체는 관련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해 구매한 복권 영수증 등을 스캔해 구매자에게 제공한다. 3~9등에 당첨되면 업체가 당첨금을 대신 전달해주지만 1~2등에 당첨되면 4~8주 등 정해진 기간 안에 당첨인이 직접 미국에 수령하러 가야 한다고 한다. 가격은 일반적으로 1게임당 5500원으로 미국 복권 1게임 가격인 2달러(2370원)에 비하면 비싼 편이다.

한편에서는 이러한 해외복권 구매 대행서비스가 사행성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 이모 씨(32)는 "광고문구만 봐도 인생역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구매를 부추기고 있다"면서 "단 번에 수백억 원이라는 큰 돈을 노리고 1게임당 5500원을 들여 복권을 구입하는 것인데 사행성이 아니고 무엇이겠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키오스크 가맹업체 관계자는 “실제 당첨금을 수령한 이들도 적지 않다”면서 “사행성 여부에 대해 수사기관에 고소도됐지만 최근 사행성에 해당되지 않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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