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각층 인사들 마지막 길 함께 해
고인 유해 국립 5·18 민주묘지 안장
 
   “한승헌 변호사를 잊지 않겠습니다.”
'1세대 인권변호사'로 불리는 고(故) 한승헌 변호사의 노제가 25일 전북대학교에서 치러졌다. 전북대는 고인이 졸업한 학교로 오전 9시부터 고인을 추모하는 후배들의 분향이 이어졌다.
백수아(전북대 2년) 씨는 “전북대 신문사에서 기자활동을 하고 있는데 선배들로부터 고인이 전북대 신문사의 초대편집위원이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면서 “후배로써 선배의 마지막 가는 길을 축복해드리기 위해 방문했다”고 말했다.
윤예서(전북대 1년) 씨도 “검사로 계시다가 변호사활동을 하시면서 국민의 인권을 지키려고 노력한 한 변호사님을 존경한다”면서 “전북대 신문사 활동을 하면서 고인이 지키고자 했던 것을 이어서 나가고 싶다”고 했다.
노제는 오후 2시부터 시작됐다. 이날 오전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을 마친 고인의 유해와 영정사진이 도착한 후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노제에는김동원 전북대총장, 오재성 전주지방법원장, 김승수 전주시장, 김용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전북지부장, 윤석정 전북일보사 사장, 김은정 전북일보사 이사 등 내외빈 200여 명이 참석했다.
황민주 시민사회단체 대표의 추모사와 김용택 시인의 추모시, 왕기석 명창의 추모곡도 이어졌다.
오전 9시부터 이곳에서 분향소가 차려진 만큼 헌화는 생략한 채 단체 묵념을 끝으로 노제가 마무리됐다.
이날 노제는 보수도 진보도, 정치도, 선거도 없었다. 6‧1지방선거를 치루고 있는 예비후보들도 선거운동을 잠시 멈추고 참석했다.
정치‧경제‧사회의 모든 인사들이 오직 대한민국 인권을 발전시킨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추도사에서 “법조인이 법 조항에만 기댄 차가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셨다”며 “부정과 반인권 앞에서는 서슬 퍼런 단호함으로 투쟁했고 민주와 인권의 가치에 온 인생을 바치셨다”고 추모했다.
행사를 주관한 김용빈 민변 전북지부장은 “고인은 전북대를 졸업하고 자신이 평소 아끼던 책을 전북대에 모두 기증해 산민문고라는 공간을 후배들에게 기증했고, 로스쿨을 유치한 후에도 석좌교수를 역임하고 로스쿨 현판도 쓰는 등 모교를 매우 아끼신 분”이라며 “고인은 전북대를 넘어 전북을 사랑하시고 아꼈던 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편, 고인은 1934년 진안에서 태어났으며, 전주고등학교와 전북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57년 제8회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했다. 1960년 검사로 임관해 통영지청·법무부 검찰국·서울지검 등에서 근무했으며, 1965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변호사 시절 동백림 사건(1967), 통일혁명당 사건(1968), 민청학련 사건(1974), 인혁당 사건(1975),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사건(1980),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건(2004) 등 100건이 넘는 굵직한 시국사건을 맡아 '1세대 인권 변호사'로 불린다. 고인의 유해는 국립 5·18 민주묘지에 안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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